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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학과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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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명 : 대한민국
글쓴이
송하늘 저
지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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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9.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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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명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환자의 증상을 검진하고,  병의 원인을 진단하며, 말 그대로 환자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내리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저자는 대학 재학 중에 5급 공무원 공채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는 '재경직'애 합격한 수재이며, 대한민국의 공무원의 한 사람이자 같이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이라는 환자에 대한 애정어린 관찰 끝에 그 병의 원인과 진단, 그리고 처방에 대한 나름의 방안을 강구하였다.

저자는 대한민국이라는 환자의 가장 큰 대표적 질병으로 온갖 사회적 갈등, 계층 이동성 하락과 저출산을 꼽았다.

사회 갈등은 성별, 세대, 노노, 지역 등 온갖 분류의 갈등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고, 오히려 요즘들어  그 갈등의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면서도 깊어지고 있다. 세대간의 갈등은 유사 이래로 지속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심지어 수 천 년 전의 수메르인들도 '요즘 젊음이들은...' 이라면서 한탄을 했겠는가.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의 수립 이래 농경 중심의 사회에서 경공업과 중화학공업의 발전 등으로 급격한 사회 구성원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따라서 농경사회에선 늙은이들의 오래된 지식이야말로 아주 현명한 지혜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해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고,  누구라도 잠깐의 검색만으로도 충분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활자에 씌여진 지식의 전달이 아닌 동영상으로 누구라도 쉽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여성들의 교육 기회도 늘어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여성들의 사회 진출도 급격하게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른 남녀간의 대립은 기존의 사회가 갖고 있던 양상과는 아주 다른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것에 더해 여성 인권에 대한 주장들이 나오면서 페미니즘을 외치는 여성들과 그에 반해 가부장적 사회의 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는 젊은 남성들은 더욱 그 갈등의 양상을 심화하였다. 그 결과 지난 대선에서 20대의 남성과 여성은 서로 각기 다른 후보를 적극 지지하게 되었다. 그 윗 세대에서는 남녀간에 따른 대선 후보의 득표율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20대는 아주 극명하게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격하게 나뉘었다.

1987년의 민주화 항쟁 이후 노사간의  대립이 기존의 대립 구도였다면 이제는 노노간의  갈등이 새로운 양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이제는 노동자끼리도 서로 단결하지 못하고 서로의 밥그릇 다툼에 여념이 없다. 민주노총이나 한노총이나 그  어느 세력도 제대로 노동자들을 규합해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노조에 가입되어 있지 못한 노동자들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그러니 노동자끼리의 단결이란 것은 그저 공허한 외침에 그치고 만다.

지역간의 갈등은 어쩌면 1962년이 그 시작이었을까, 아니면 1980년부터였을까. 아니면 대선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1987년부터였을까. 어쩌면 진한, 마한, 변한으로 나뉘어있던 고대에서 고구려, 신라와 백제로 나뉜 이후부터였을지도 모른다. 동서로 갈린 영남과 호남은 서로의 말투에서부터 음식 취향이나 정치적 성향까지 많은 것이 서로 많이 다르다. 우리는 이런 다름을 다름으로 인식하기 못하고 서로를 '틀리다'고 말하곤 한다. 상대방이 틀린다는 것은 내가 옳다는 뜻일 뿐이다.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는 것이 바로 그 사상의 근원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그런 태도야말로 지역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근원이며, 그것이 정치적 성향으로까지 나타난 것이라 봐야 할 것이다.

계층의 이동성 하락은 누구라도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갔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에는 심지어 백정조차도 과거를 거쳐 시험에 합격하면 관직을 받아 신분을 상승할 수 있었다고 한다(물론 아주 극히 적은 소수의 일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과거에는 누구라도 열심히 공부만 하면 최소한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을 정도로는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월급의 인상이나 물가의 인상보다도 훨씬 높이 뛰어버린 집값으로 인해 매달 받는 월급을 먹고, 입는 것에 쓰지 않아도 26년을 모아야 대한민국 평균의 집을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월급 200만 원과 300만 원 버는 사람의 실질적 차이는 1.5배 차이가 아니다. 왜 그러냐고? 한 달에 한 사람이 살기 위해선 최저 생계비라는 것이 든다. 만약 최저 생계비가 150만 원이라고 해 보자. 200만 원 버는 사람은 최저 생계비를 제외하고 5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 반면 300만 원 버는 사람은 최저 생계비 외에 150만 원을 저축할 수 있다. 결국 두 사람이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의 차이는 3배 차이가 난다. 만일 두 사람이 각자 서로가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저축을 한다면 서로 3배의 시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200만 원 버는 사람과 300만 원 버는 사람의 차이는 1.5배가 아니라 3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러니 대한민국에선 누구는 금수저이고, 누구는 흙수저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선대로부터 부의 대물림이 되지 않고선 그 누구라도 개민 명의의 부동산(집)을 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출산율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가임기의 여성이 평생동안 몇 명의 아이를 낳느냐는 것의 숫자이다. 혹자는(일부 여성계나 단체들)은 출생률이란 단어로 바꿔 써야 한다고 주장하곤 한다. 그러나 출산율이라는 말은 가임기의 여성의 숫자를 모수로 하는 반면 출생률이란 단어는 전체 인구 천 명 가운데 몇 명의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나타낸 숫자이다. 따라서 여성의 숫자 뿐만아니라 동 시대의 남성 숫자도 포함된, 말 그대로 전체 인구에서 얼마의 아이가 태어나느냐는 나타낸 숫자일 뿐이다. 출산율이란 단어로 살펴보자면 영아사망의 숫자가 있기 때문에 출산율이 2.1보다 낮은 숫자를 나타낸다면 향후 그 국가, 사회는 점진적으로 동시대의 인구가 점점 감소하게 되되 었다. 인구 피라미드로 보자면 최소 2.1의 출산율이 나와야 종형의 인구 피라미드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만일 그보다 적은 숫자라면 그 국가나 사회는 중간 세대는 불룩하고 노년과 영유아 세대는 좁은 아주 기형적인 인구 피라미드를 그리게 된다. 이는 향후 경제활동에 참여할 인구가 점점 줄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년세대가 앞으로 받게 될 노령연금을 부담할 젊은 세대의 부담이 점점 가속되어 급여의 상당 부분을 연금 기여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연금제도는 내가 냈었던 연금 기여금을 국민연금공단에서 그동안 잘 관리하고, 투자를 하여 수익을 항출한 후 향후 기여금을 냈던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의 노령연금은 지금의 젊은 세대가 낸 기여금을 지금의 노령세대에게 지불하고, 향후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었을 때  당시의 젊은 세대가 낸 기여금을 늙은 사람들에게 지불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연금공단은 그 기여금을 운용하고, 투자하는 과정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자신들의 급여도 받으며 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반면 사적 연금은 전혀 다르다. 사적 연금은 말 그대로 내가 냈었던 기여금을 금융회사에서 관리하며 많은 수익을 내 향후 기여금 부담자들에게 자신들이 약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때 자신들이 지불할 금액보다 수익을 많이 낸다면 그 금융회사는 수익을 얻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적자를 내게 된다. 따라서 금융회사는 자신들이 지불할 기여금은 상대적으로 물가 인상률을 조금 상회한 수준에서 제한하고, 기여금을 지불하기 전까지 최대한의 수익을 내기 위해 아주 전투적으로 투자를 해 수익을 내고자 한다. 그러나 아랫돌을 빼네 윗돌을 괴는 것이 현행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재도인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2.1 이상의 출산율을 올리지 못한다면 국민연금의 고갈은 미리 정해진 결론과 같다. 출산율의 추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고갈이 얼마나 빨리 오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연금 고갈이라는 결과는 절대 피할 수 없는 결과일 뿐이다. 만약 출산율이 2.1이 되면 어떨게 될까? 그럴 경우엔 내가 냈었던 국민연금 기여금만큼 나중에 노령이 되었을 때 같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만일 그보다 낮은 출산율을 나타낸다면 절대로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냈었던 금액만큼을 절대로 나중에 돌려받을 수 없다. 그것이 현행 대한민국이 행하고 있는 국민연금 제도이니 것이다.

아... 쓰다보니 말이 많아졌네.

암튼 저자는 이런 모든 것의 원인을 경제라는 청진기로 진단을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의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가 그 시작인 것이다. 요즘 소위 말하는 '먹사니즘'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나름의 진단을 하고 그에 따른 처방을 하고자 했다. 그런 처방의 하나로 '낙수효과'의 예를 들기도 한다. 그러나 1980년대 미국의 경제위기에 따른 공화당 정부의 등장 이후로 미국의 낙수효과 정책은 단 한번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환 적이 없다. 위에서 물을 부으면 아래로, 아래로 점차 흘러 내려야 할 것이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물을 붓는 제일 윗 그룹의 잔이아 제알 크고, 아래 그룹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그 그릇은 작아지기 때문이다. 윗 그룹에는 물이 철철 넘치는데, 아래에서 목이 마를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처방을 내리긴 했으나 과연 그게, 설마, 진짜로....

아무튼 저자로 대한민국의 구성원의 하나이자 이 사회를 위해 일하는 공복인 공무원으로서 나름 책임을 느껴 이런 책을 쓴 것은 알겠다. 그의 현상 파악과 진단은 누가 보더라도 틀리지 않았고, 거의 정확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내린 처방이 과연 환자 대한민국에세 올바른 약인지는 모르겠다. 그 약이 달콤하지 않을 수도, 아니 정말 쓰디 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섣부른 처방을 오히려 환자를 더 병들게 할지도 모른다. 그냥 대한민국이라는 환자를 걱정하는 사람이 이 사회에 누군가는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다. 그의 처방이 맞을지, 옳을지, 제대로 멱혀들지 아무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이 환자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멍청한 사람은 자신이 멍청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자신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며, 이 환자가 아프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환자가 병들어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는 것이고, 이것은 잘하면, 제대로만 한다면 이 병을 이기고, 병을 낫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시작이란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환자자 병상을 딛고 일어나 다시금 세계를 향해 훠이훠이 너른 걸음을 걸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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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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