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편식할거야』

유아/어린이

금비

작성일: 2011.3.22

도서명 표기 — 나도 편식할 거야
글쓴이
유은실 글/설은영 그림
사계절
평균
9.7 (29)
금비

주인공 정이 얼굴을 보세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코가 힌트랍니다.

맞아요, 돼지코랑 80% 이상 닮았죠?

정이는 뭐든 잘 먹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정이가 보기에 엄마는

잘 먹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만 골라 먹는 오빠만 챙겨주는 것 같아요.

오빠가 장조림 좋아한다고 정이가 밥먹을 땐 꺼내놓지 않았던 장조림을

오빠 앞에 갖다주며 많이 먹으라 합니다.

정이는 너무 속상합니다.

정이도 장조림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정이도 결심했어요.

오빠처럼 잘 안먹기로 한 거죠.

그런데 정이에겐 그것만큼 고역이자 고문인 게 없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을 두고 먹기 싫은 척 해야한다니요.

도대체 오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이는 초등학생이라 점심엔 학교 급식을 먹습니다.

잔반을 남겨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이 정이에게 맛있게 싹싹 긁어 다 먹었다고 칭찬 스티커를 받습니다.

정이는 신났지만 친구들의 질투도 받게 되지요.

하지만 정이는 굴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런 음식도 좋아하지요.

도저히 초등학생은 못먹을 것 같은 닭발까지도 잘 먹는 아이가 정이입니다.

어느 날 오빠가 무언가를 인상쓰고 마시고 있습니다.

그것은 보약, 정이가 몰래 먹어보니 맛만 좋은데 오빠는 그걸 겨우겨우 먹습니다.

하도 밥을 잘 안먹고 편식하니 한창 자랄 나이에 키가 자라지 않을까 걱정한 엄마가

오빠의 보약을 지어준 것입니다.

정이는 또 속상합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자기도 저 맛있는 보약해달라고 졸라봅니다.

그제서야 엄마는 정이가

뭐든 잘먹는다고 정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제는 정이만을 위한 장조림을 잔뜩 만들어 정이에만 줍니다.

장조림 달라는 오빠에게 엄마가 단호히 다른 반찬 먹으라고 합니다.

정이는 기분이 좋습니다.

다시는 편식따위 흉내도 내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주 얇은 동화책으로 유치원 이하 유아들이 읽을만한 책이다.
작년에 『우리 동네 미자씨』를 읽었는데 그 동화를 쓴 작가가 또 동화책을 출간했다.
표지가 익살스러워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이렇게 스티커까지 끼워놓아 아이들이 밥을 잘 먹을 칭찬 스티커, 잘 먹지 않을 때는 노력 스티커로 활용하면 딱 좋게끔 센스를 발휘했다. 나야 아직 하온이가 스티커의 의미를 잘 모를 나이라 당장 써먹진 못하겠지만 향후 1년 안에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잘 먹는 시기, 잘 안먹는 시기가 반복되어 오는 것 같다. 하온이 역시 그렇게 잘먹던 아이가 맨밥만 먹으려 할 때가 있었다. 혹시 영양불균형으로 면역력이 약해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이것저것 만들어 떠먹여보지만 하온이가 바로 밀어내버리거나 입에 넣어주어도 뱉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데 요즘은 밥이고 반찬이고 간식이고 너무나 잘 먹기 때문에 밥먹고 있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고 예뻐 죽겠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먹기 싫어하는 음식에 대한 거부반응을 확실히 할 것이다. 시금치나 당근, 연근 등은 입에도 대지 않으려 하고 달달하고 자극적인 맛만 요구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기 전에 식습관을 제대로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부터가 편식을 하지 않고 식탁위에 다양한 음식을 놓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이런 교훈적인 동화책까지 더한다면 아이 수준에서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을 얻어가지 않을까 싶다.

삽화가 조금 아쉽긴 하나 아마도 유아 수준에 맞게 단순하게 그린다고 투박한 선으로 그려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아직 아이 반응은 시원찮아 나중에 이야기를 이해하고 글까지 읽게 된다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걱정을 덜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