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들

책읽는엄마곰
- 작성일
- 2022.4.22
약국 안 책방
- 글쓴이
- 박훌륭 저
인디고(글담)
책으로만 배운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으면 작게라도 그냥 시작해보길 바란다. 그게 뭐든 좋다. 나도 이렇게 책방을 하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뭘 이류려면 계속해보는 수 밖에 없다는 건 태곳적부터 내려온 삶의 법칙이다. (p.7)
누군가의 글을 통해 그 사람의 생각을 한 조각 얻어 내 생각으로 키워가는 것. 그것이 책의 선순환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의 다른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문장에는 피식 웃음이 터지고 어떤 문장에는 코가 시큰해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여러 번 “나도, 나도”를 외쳤으니 이 책은 참 잘 쓴 책이다.”라고 기록했다. (이름들, 박휼륭 : https://blog.naver.com/renai_jin/222697152112)
앞서 읽은 책을 울고 웃으며 읽었다면, 이번 책은 커피를 마시며 피식거리거나 끄덕였다. 책 얘기라면 나도 밤새 할 수 있는데, 하며 그의 수다에 기꺼이 나를 얹었다. (그나저나 그가 내게 추천해준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읽기와 글쓰기”가 내 책장에서 나를 부르는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몽둥이를 들고 부르는 '학주'같아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혼날 짓을 많이 한 모양이다) 그의 굿즈도전기에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고 초창기 책방 이야기를 할 때는 기억을 가만히 더듬어봤다. 나와 아독방의 첫 인연은 무엇이었나. 뮐러 씨였나, 쏘나티네였나.
책 읽는 모두가 이 세상을 조금씩 바꿀 수 있다. 이분들로 인해 이두근, 삼두근보다 먼저 단련해야 하는 내 마음의 근육도 단단해지리라. (p.34)
다들 그러고 살지 않나. 좋아하는 거 하려고 합리화도 하고 그러는 거지 뭐. (p.57)
인생 책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없기도 하다. 앞의 누구는 '책과 친한' 누구이고, 뒤의 누구는 '책과 데면데면한' 누구이다. 어떤 누구로 살지는 물론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p.40)
그의 글을 읽느라 커피는 마시시도 않고 식어버렸는데, 묘하게 마음이 따뜻하다. 왜 그런 기분 있지 않은가.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가 같이 좋아할 때 공유하고 신나는 마음. (그것이 이성이라면 다른 얘기겠지만) 내가 30년 넘게 사랑해온 책을 이토록 애정을 가지고 사랑하고, 책방까지 벌리는 사람이 있어서 뿌듯하고 좋은 그런 마음 말이다. 심지어 아독방 sns에는 이런 사람들이 차고 넘치니 '아싸력'넘치는 '방구석키보더'인 나도, “we are the world”가 되는 듯한 마음이 든다.
여전히 읽을 책은 책장에 넘치지만 그래도 그의 책소개를 성의껏 읽는 것은, “한 권은 알아서 보내주세요.”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책이든 나도 모르게 쌓인 신뢰 때문이겠지. 사실 약국 안 책방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은 한약이든 양약이든 먹어야 하나 마음이 아픈 사람은 글을, 사람의 마음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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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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