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쓴 글

웃보
- 작성일
- 2020.7.13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글쓴이
- 사이먼 싱 저
영림카디널
나는 어릴 적부터 수학을 굉장히 좋아했다.
뭔가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그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단순히 공식에 대입하는 문제보다는
문제를 여러 번 읽고 생각하면서 문제의 요지를 파악하고,
한 가지 공식이 아닌
여러 가지 공식을 써서 푸는 문제를 좋아했다.
그리고 교과과정에 있는 간단한 식이나 정리를
내 손으로 증명할 때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
내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배울 때였던 것 같다.
선생님께서는 식은 굉장히 쉬운데
증명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n이 3이상의 정수일 때
방정식 을 만족하는 양의 정수
x, y, z는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그때는 '정말 피타고라스의 정리처럼 간단한데
왜 증명하기가 어려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넘어갔다.
나는 그때 이 정리에 대해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
단지 '누군가 이 정리를 증명할 것이고
지금 내 실력으론 부족하지만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게 되면 알 수 있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대학교에 와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페르마의 정리가
얼마나 멋지고 경이롭고 대단한 문제인지 알게 되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에서 발전된 이 문제는 정수론뿐만 아니라
많은 수학의 한 모음이었다.
이 정리를 풀게 되는 과정 중에서
오일러는 허수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통해 무한귀류법이 만들어지는 등
수학사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이 문제는 결국 모듈방정식과 타원방정식의
연관성을 찾아서 그 고리를 연결하면 풀리는 문제였다.
이 연관성을 찾기 위해 앤드루 와일즈는 엄청나게 노력했다.
판이하게 다른 분야를 하나로 연관 짓는다는 것은
두 학문데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통해 전혀 다른 분야가
하나로 통합되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나는 아직 모듈방정식에 대해서 모른다.
(아직 대학교 1학년 때였으므로)
타원방정식에 대한 나의 지식 또한 엄청 짧다.
하지만 두 분야를 하나로 합쳐서 증명해 낸 방법은
두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멋지고 굉장하다.
지금 내 눈에 누군가 그 증명을 보여줘도
나는 아직 이해는 못하겠지만 멋진 증명에 감탄할 것이다.
어린 시절 앤드루 와일즈는 우연히 도서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관한 책을 읽고, 그 문제를 풀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수학에 대해 배우면서
끊임없이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결국
여러 분야의 수학을 배워 그 문제를 푼 앤드루 와일즈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읽으면서 감탄의 박수가
절로 나왔다. 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해 필요할 것 같은
수학적 이론을 하나씩 섭렵해 나가면서 결국
이 문제를 증명했을 때, 그 부분을 읽고 있던 나는 정말
내가 그 정리를 증명해 낸 것처럼 앤드루 와일즈의
감정에 이입이 되었고, '우와'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특히 이 책에서 나오는
"이 쯤에서 끝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압권이었다.
자신의 증명에 대해 많은 사람 앞에서 강연을 하고,
그 증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자리에서 증명이 다 끝난 뒤
이 말을 하는 부분은 정말 대단한 느낌이었다.
비록 내가 그 강연장에는 없었지만, 있었으면
탄성을 지르고 기립박수를 쳤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 인간이 증명하지 못한
4문제에 대한 증명을 컴퓨터가 증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비록 무한히 많은 종류의 지도를
일일이 대입해서 증명한 것이지만, 인간이 하지 못한 것을
컴퓨터가 증명했다는 데에 엄청 놀랐다.
비록 그 문제가 단답형 같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같이
여러 이론을 활용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제 컴퓨터의 성능도 무시 못할 수준에 와있는 것을 느꼈다.
'인간의 뇌의 발전 속도에 비해 컴퓨터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르다.
나중에 컴퓨터가 인간을 초월하는 경우가 있겠느냐?'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을 못내리겠다.
하지만 앞으로 수많은 가능성과 공식을 컴퓨터가
일일이 대응하면서 증명하는 부분이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수학의 많은 부분도 증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컴퓨터의 발전 속도를 볼 때
인간을 뛰어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집요하게 노력하고, 경이적인 방법,
아이디어를 사용하는 인간이라면, 그리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발전시키기 위한 강한 동기가 있는 인간이라면
언제까지나 컴퓨터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문제로 많은 새로운
수학적 개념이 생겨나고, 확장되는 것을 보면서
수학이라는 학문이 멈춘 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 좋아요
- 6
- 댓글
- 1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