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ykhan
  1. 몽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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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칭 칭 칭기스칸
  호 기사여, 마셔라 계속
  하 전사여, 춤춰라 계속
  그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여자는
  누구든 자신의 천막으로 끌어들인다(하-후-하)
  그를 사랑하지 않는 여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하-후-하)
  그는 하루 저녁에 아이를 일곱 명 낳는다.


<보니엠>이 부른 노래 “칭기스칸”의 가사입니다.
가수 조경수(이분이 조승우의 아버지랍니다)는 어쩌자고 저 내용을
 “하늘의 별처럼 모두가 사랑했네.
  내 작은 가슴에 용기를 심어줬네.”
이렇게 아름답게 그린 것일까요?
덕분에 그 노래는 ‘학살자 미화죄’에 걸려 금지곡이 됐습니다.



유목민들이 남의 아내를 취하는 이유,
형제의 아내뿐 아니고,
생모가 아니면 어머니(아버지의 첩)까지 취하는 이유를
“척박한 환경에서 여성을 살리기 위한 방도”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요?
칸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으면,
수컷의 본성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왕건이 스물여섯의 아내를 두고, 스물아홉의 아들을 둔 이유가
오로지 호족을 통합하겠다는 정략 때문이다?
그럼, 아들은 어쩌자고 저리 많이 낳아서
드라마 <천추태후>까지 복잡하게 만든 건 무슨 심뽀랍니까?



그런 의미로(여기서 ‘그런’이란, 오늘도 재미있어야 하룻밤 더 살 수 있다는 의미)...
지구상에 현존하는 최강의 국가,
미쿡 대통령 이야기를 한판 하고 갑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에게 지퍼를 열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던 시절,
권위있는 방송사에서 앙케이트 조사를 했습니다.
“미쿡 대통령이 원하면, 당신은 그와 하룻밤 잘 수 있느냐?”
백악관 앞을 지나가는 2~30대 여자 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10%는 “나는 가정이 있다. 절대 안한다”라고 답을 했다고 합니다.
15%는 “미쿡 대통령이 원한다면, 좀더 생각해 보겠다”고 답을 했습니다.
나머지 75%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난 그 인간이랑은 두 번 다시 안한다.”라고 딱 잘라 말하고 갔다는...^^ 
아시죠? 완전 진담인거~~~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아내를 빌려주기도 하는 나라”
아니, 빌려주고 받지 않았으니, 몽골은 ‘아내를 그냥 주기도 하는 나라’입니다.
아내가 많으면, 좀 빌려줘도 되는거 아닐까요?
아야~. 블로거님들! 글 읽다가 돌 던지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제가 블로거님 아내를 빌려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ㅠㅠ
저는 단지 유목민 ‘여성’에 관한 사상과 철학과 문화와 정서를
역사적인 것에서 좀 살펴보자... 이런 의미로다가...^^



칭기스칸에겐 왕건보다 많았을 것으로 ‘추측’되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그중 기록에 나오는 사람들은 약 육인으로 좁혀지지요.
첫째는 버르테. 옹기라트족 데이 세첸의 딸이며 테무진보다 한 살 연상입니다.
전통대로 약혼식을 하고, 데릴사위를 하고, 가정을 꾸린 ‘정실 부인’입니다.
두 번째는 메르키트를 정벌한 후 ‘취하는’ 콜란입니다.
야생마(콜란이 야생마란 뜻)란 이름답게 아름다웠답니다.
칭기스칸의 총애를 받은 덕분인지,
내몽골에 있는 칭기스칸 가묘(진짜 묘는 며느리도 모릅니다)에는
칭기스칸과 버르테, 그리고 콜란의 묘가 나란히 있지요.



세 번째와 네 번째는 타타르에서 취한 ‘예수이, 예수긴’ 자매입니다.
요건, 소설 <조드>에 곧 등장할 예정이므로 생략합니다.
참... 콜란도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하시던데...
많이 기대하시지요.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여인이니...^^


다섯 번째는 금나라 위소왕의 딸 ‘공주 카톤’입니다.
기록에 ‘공주란 이름의 부인’이라고 돼 있어서... 이렇게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요.
<집사>에는 그녀가 매우 못생겼다고 하는데,
공주의 동생이 선종(금의 마지막 황제)였으므로, 잘 대했다고 하네요.
여섯 번째는 나이만 타양칸의 부인이었던 ‘구르베수’입니다.
나이만전을 정복하고 타양칸이 죽자 그녀를 데려옵니다.
기록엔 “몽골의 관습에 따라”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습니다만, 명함첩은 낡았고... 족보도 없고...



첩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딱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 여성은 최고의 선물이구나 하는 겁니다.
‘바치는 자’의 입장에서 여성은 ‘항복’이자 ‘화친’입니다.
‘취하는 자’의 입장에서 여성은 ‘정복의 상징’일 겁니다.
그럼... 사랑은 어디 있을까요?
당사자인 여성의 ‘자존심’은 전혀 무시되었던 것일까요?
다음의 두 사례는 그것이 오해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 정복지의 여성을 취하되, 그녀들을 황후를 삼는다는 점입니다.

칭기스칸은 많은 여성들을 데려왔고,
자신의 첩으로 삼을 뿐만 아니라, 아들들과 혼인을 시킵니다.
놀라운 점은, 그녀들이 대부분 정실 부인이란 점입니다.


큰아들 조치의 부인, 그녀는 케레이트 자카 감보의 딸 벡 투트미시입니다.
그녀가 훗날 ‘킵차크칸국(금장칸국)’을 개국하는 바투칸의 어머니입니다.
청장칸국의 오르나(바투의 형)와 베르케(킵차크칸국의 4대칸, 바투 동생)도
그녀의 소생입니다. 세 칸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지요.
셋째아들이자 몽골제국 2대칸인 어거데이의 부인은
메르키트 다이르 우순의 부인이었던 투르게네입니다.
그녀는 어거데이의 여섯 번째 부인으로 입궁하지만,
훗날 몽골제국의 3대칸이 되는 구육을 낳지요. 역시 칸의 어미가 됩니다.

넷째아들인 톨루이의 부인은 벡 투트미시의 동생 소르카크타니입니다.
이 케레이트 여인이야말로, 오늘날까지 모든 몽골인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모델이 됩니다.
그녀의 첫째아들은 멍케칸(몽골제국 4대칸), 둘째는 쿠빌라이칸(원제국 창업자),
셋째는 훌레구칸(일칸국 창업자), 넷째는 아리크부케(멍케칸 사후 초원통치자)입니다.
네명의 칸을 낳은 어머니, 고난을 이겨낸 위대한 어머니입니다.



소르카크타니는 몽골의 시조 알랑 고아, 테무진의 어머니 허엘룬과 함께
몽골인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어머니 상입니다.
오만원짜리 지폐가 나온다면, 저 셋이 치열한 경쟁을 해야할 듯...^^

여기서 잠깐!
소설 <조드>의 “허엘룬이 손자 조치를 키우며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다”는 부분에서
“칠레두를 잊지 못해서, 칠게르의 아들을 감싼 것은 아닐까?”라는 댓글엔
조심스럽게 ‘난 반대요~’라고 외치고 싶었습니다.
칭기스칸의 며느리들에게서 보았듯이, 그들은 완벽한 새 삶을 삽니다.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않는 성품도 있겠지만,
여성들이 다른 부족으로(주로 칭기스칸 가계로) 오게 된 사연을
천추의 한이니, 언젠가는 이뤄야 할 복수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니벨룽겐의 반지>에 나오는 크림힐트라면 몰라도...^^





둘, 여성이 전리품이거나 선물인 것만은 아닙니다.

쿠빌라이칸과 고려왕의 혼인이 그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몽골의 침략을 받고 강화도에 숨어있던 고려왕(제23대 고종)이
항복을 결심하고 태자 전(훗날의 24대 원종)을 몽골로 보냅니다.
그때가 1259년.
항복문서를 받아야 할 멍케칸이 쓰촨성 조어산에서 급사를 하고 맙니다.
그리곤 몽골의 아리크 부케, 중국의 쿠빌라이로 세력이 갈라지지요.
원종은 어찌어찌 고민을 하다가 쿠빌라이에게 항복문서를 바칩니다.
쿠빌라이는 불법 쿠데타로 칸이 된 인물,
고려의 항복문서가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한 셈이어서 꽤 만족합니다.
이를 틈타, 원종이 쿠빌라이칸에게 ‘혼인 요구’를 시작합니다. 거의 땡깡입니다.



당시 원종의 아들(훗날 충렬왕)은 나이 사십에, 부인도 있고 아들도 있습니다.
쿠빌라이는 딸이 둘 있기는 하지만, 첫딸은 불교에 귀의했고
둘째딸은 약혼자가 있는 꽃다운 스무살 처자입니다.
쿠빌라이는 “우리 딸들은 모두 출가를 했다. 다른 일로 와놓고 왠 결혼 이야기냐?”
뭐, 이런 식으로 반대를 합니다.
그러나 원종은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집니다.
아들을 이혼시키고(태자비에서 숙빈으로 강등), 돌싱으로 만들면서 메달리는 바람에
결국 쿠빌라이는 둘째딸 코톨라 케이미시를 파혼시키고 충렬왕에게 시집보냅니다.
그녀는 스무해를 고려에서 살다 서른아홉에 죽습니다.



혹자는, 아니 우리의 일반적 역사인식은
몽골이 고려왕을 사위로 삼아 감시하기 위해 부인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럴 듯 했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말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한미협정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기 딸을 시집보낸다?
당시 몽골제국을 생각하면 더욱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세계지도에서 지워버린 나라가 몇 개이며,
족보까지 완벽하게 사라져버리게 한 민족이 몇 개입니까?
바그다드에선 80만의 도시민을 학살했다고도 하는데,
고려만 왜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몽골과 고려의 혼인동맹은 새롭게 쳐다볼 대목이 많습니다.





아놔~ 아내를 빌려주지도 않고,
아내를 선물하거나 바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사랑’이라 말하기도 그렇고...
이 복잡다난한 이야기는 뭐란 말입니까? 
몽골리안 나이트를 주저리기는 하는데... 듣다가 아니, 읽다가 재미없다고...
바로 처형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요.
아하~ 천일야화라는 멜랑꼴리한 이름을 빌어
몽골의 역사이야기를 살짝 해보겠다는 심산? 띵똥~^^

다음편은 <첩들이 쓴 역사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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