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rusp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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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글쓴이
마커스 드 사토이 저
반니
평균
별점10 (9)
icaruspgb


우리는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지식의 한계를 넘어선 미지는 항상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알 수 없는 미지가 아니다(562p) 


 마커스 드 사토이‘, 저자 이름이 낯설다. 그러면 다음의 인물과 그의 저서는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이 책의 저자인 마커스 드 사토이리처드 도킨스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옥스포드 대학교의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 교수라는 점이다(도킨스는 초대, 마커스 드 사토이는 후임). 리처드 도킨스의 경우 과학의 전문적 지식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그의 필력과 입담을 생각하면 위 직함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렇다면 마커스 드 사토이도 과연? 내심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과연?’은 어느새 역시!로 바뀐다


이 우주에는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31p)?

  이것이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핵심 질문이며, 거의 600쪽에 이르는 긴 여정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이다. 각 장의 순서는 저자의 이러한 여정을 반영하듯, 일반적인 1,2,3...장의 명명 방식에서 벗어나 지식의 번째 경계로 이름 붙였는데, 여기서 지식의 경계edges of knowledge’ 미지가 존재하는 영역, 지식의 지평선 너머 우리가 볼 수 없는 영역(26p)을 의미한다. 저자가 탐험하는 지식의 경계는 0번째에서 시작해서 일곱 번째에 끝나는데, 글의 구조를 따져본다면 ‘0번째는 서론, ‘첫 번째~여섯 번째는 본론, ‘일곱 번째는 결론에 해당한다


  본론에 해당하는 지식의 경계들은(첫 번째~여섯 번째) 우리가 흔히 알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미지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주제들을 차근차근 탐험하는데, 사물 또는 대상을 지칭하는 독특한 제목- 카지노 주사위, 첼로, 우라늄 한 덩어리, 잘라낸 우주, 손목시계, 챗봇 앱 -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그 사물(대상)들은 저자가 갖고 있거나 경험해 본 것으로(‘잘라낸 우주를 제외하고), 하나하나는 각각 미지의 영역을 의미한다. 예컨대, 저자는 연구실 책상에 있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져온 주사위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주사위가 훌륭한 도박의 도구로 쓰일 수 있는 까닭은 던질 때마다 다음 숫자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으로, 이는 곧 미래의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지식의 경계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그 과정에서 결정론적 방식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혼돈이론을 검토한다. 다른 장들도 이와 비슷하다. 저자가 연습하는 첼로얘기로 시작하여 물질을 구성하는 궁극의 최소 단위를 알 수 있는가? 그 단위는 개개의 입자인가? 아니면 끈으로 묶여 있는가?’라는 물음들을 검토한다


  저자는 솔직한 사람이다. 수학을 전공한 자신은 다른 분야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다며, 다른 분야를 탐험할 때에는 다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음을 솔직하게 말한다. 그리고 그 전문가들과 만나 나눈 얘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하나같이 쟁쟁한 이름들이다. 지식의 네 번째 경계에서 우주는 무한한가, 유한한가라는 미지의 영역을 다루며, 이론 물리학자 존 배로, 지식의 여섯 번째 경계에서 인간 의식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문제를 다루며 신경과학자 크리스토프 코흐와의 인터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 외에도 종교적 과학자이자 양자 물리학자인 존 폴킹혼, 이론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와 나눈 흥미진진한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이 뿐만이 아니다. 저자가 직접 모르모트가 되어 실험에 참가한 얘기(지식의 여섯 번째 경계), 드문드문 나오는 위트와 재치, 입담에 피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 입자 물리학에서의 대칭을 다루며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대칭에 대해서는 좀 아는 편이다(157p)”(사실 저자는 <<대칭>>이라는 책을 썼다)라는 표현, 지식의 세 번째 경계에 나오는 다음의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저자는 어느 해 하나의 물체가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이상한 내용이 담긴 조지 가모프의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책을 선물받은 적이 있는데, 주인공이 겪는 양자 세계에서의 모험에 큰 흥미를 가졌고 아래와 같이 생각했다고 한다. 양자물리학의 핵심 내용을 이보다 더 재치있게 표현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그 무렵 나는 산타가 단 하룻밤 사이에 수십억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할 수 있을지 살짝 의심하기 시작했는데, 가모프의 책을 읽고 그냥 믿기로 했다. 산타를 직접 관측한 사람이 없는 한, 그는 한 번에 여러 집의 굴뚝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209p).

 

  ‘우리가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저자는 패배주의나 회의주의에 빠지지 않는데, 저자의 태도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희망적 낙관주의이다. 인간의 뇌, 계산 능력, 언어의 한계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한계들은 과학의 발전으로 극복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지식의 한계를 넘어선 미지는 항상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알 수 없는 미지가 아니다.(562p)’. 저자는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


우리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의 정확한 목록을 결코 완성하지 못할 것이다(562p). 


  나는 과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수학 전공자는 더더욱 아니다. 평소 과학책 읽기를 즐겨할 뿐이다. 때문에 혼론이론, 양자물리학, 빅뱅이론, 천체 물리학, 수학의 다양한 이론 등을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기 쉽지 않았으며, 다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 읽고 난 다음에 과학적 사고력과 지식의 폭이 한 층 넓어지고 깊어졌음을 느낀다.  얼른 저자가 말하는 지식의 경계를 탐험하고 싶어진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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