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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성이 간다
글쓴이
사사 료쿄 저/장은선 역
다반
평균
별점9 (23)
나날이

그는 특별한 사람이다. 성장 과정이 그랬고, 삶의 지표가 그랬다. 참람한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 그의 삶에 속에 배태된 의식은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상의 도덕이나 질서는 그에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힘이 문제였다. 그 힘은 돈이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그는 성장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돈만 된다면 무슨 일이든 했다.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입장에서 돈을 위해선 타인의 가치까지 부정하는 일들도 행했다. 어찌 보면 참담한 일도 마다 하지 않았다. 그의 삶을 통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니다’란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때 행복을 가져다주었던 뭔가가 마치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돌변하여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때로는 그것이 돈이었고, 명예였으며, 여자였고, 남자였다. 그렇다면 그들의 행복은 모래성이나 다름없지 않는가. 아무런 근거도 없는 환상이란 얘기다. 현수성은 신주쿠 구호 센터를 연 이래, 가족의 인연뿐만 아니라 돈, 땅, 여자까지 가진 모든 것을 내던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버리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일 터이다.

현수성에게 있어서는, 원래 맨몸이었던 자신이 다시 맨몸으로 돌아간 것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은 다르다. 모든 만물은 언제나 사라져 버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그 애매모호한 것에 매달린 채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고독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손에 든 걸 지키려 한다. 덩치 큰 어른도 예외가 아니다. 만일 그것이 망가지면 남자건 여자건 gis수성의 앞에서 체면도 없이 엉엉 울었다. 당신들은 바보냐. 그 나약함이 약점이라는 것 모르는 건가.(P77)

현수성의 삶에 대한 자세다. 타인들과는 무척이나 다르다. 글을 보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상태다. 아니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현수성의 힘이 되고 있다. 그러기에 겁나는 것이 없고 무슨 일이든 할 수가 있다. 그의 의식이 행함으로 나타나는 이유를 우리는 읽을 수가 있다. 현수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강한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나도 처음부터 강철의 마음을 갖고 태어난 건 아니야. 처음에는 창호지만큼 연약했지. 하지만 그런 얇은 종이라도 겹치고 겹쳐서 몇 장이고 붙이면 손가락으로 뚫을 수 없게 되지. 난 두 번 다시 이런 작은 고민에 걸려 넘어지지 않아, 덕분에 하나 배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왔어. 그것이 날 지탱한 거야. 내가 뭐 하나 갖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부모를 타산지석으로 삼았기 때문이야. 그것은 틀림없어.(p109)

어린 시절 부모의 돌봄 없이 성장하면서 지난한 삶을 살았다. 아니 부모의 학대에 치를 떨면서 자유를 희구하는 삶을 살았다. 어린 몸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고통의 삶은 그에게 강인함을 심어 주었다. 원래 어렵게 살았기에 우리가 보기엔 너무나 힘겨운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것은 평상의 일이었던 것이다. 마음에 욕심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도 욕심이 나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가난으로 점철된 삶은 가간이 가난인 줄 모른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오면서 그의 삶은 역설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다.

 

사람을 볼 때는 과거의 프로파일링 같은 걸 하면 안 돼. 자신의 기준이 있으면 반드시 잘못 판단하게 되어 있어. 아무 선입견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를 봐야 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지. 정체도 모르는 남자들을 고용하는 것이라고. 그놈들은 오늘 현장에서 죽을지도 모르고, 자는 사람 목을 조를지도 모르는 신원불명의 사내들이야. 그런 녀석들이 한 번에 오십 명이라고. 그걸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니 목숨을 걸고 해야지.(p137)

그가 돈을 벌기 위해 인력 시장을 경영할 때의 이야기다. 사람을 쓰면서 그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가 사람을 선택할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지혜를 주는 내용이다. 사람을 바라볼 때 선입관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한다. 아무런 기준도 없이 상대에게 부딪혀 가는 것, 그리고 집중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함을 얘기한다. 사람 감별사의 숙련된 기술자 같은 모습을 보인다. 정말 직관적인 판단,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된 판단은 그를 뛰어난 감별사의 위치까지 올려놓았다. 그 일을 할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함을 얘기한다.

 

현수성, 역도산 이래 일본에서 가장 알려진 제일교포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인지도가 없지만, 일본에서 그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말이다. 그가 돈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모으고, 쓰고 하던 생활에서 어느 날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근본적인 힘의 논리가 존재한다. 법으로, 도덕으로 안 되는 세상이 있음을 알고 그런 일들에 부딪힌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자신의 능력을 고스란히 사용하고 있는 모습은 영웅의 면모를 닮아 있다. 어찌 보면 사회에서 잘 어울릴 듯하지 않지만, 선의를 가진 그의 구호활동이 많은 이들을 살리고 있으니 사회에 유익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곳을 거쳐 간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를 고맙게 생각하는 일은 그가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리라. 멀리 바다 건너, 남의 땅에서 무섭게도 어려운 성장을 하여 그것을 새로운 가치로 드러내는 주인공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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