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주기
  1. 영화와 팝콘

이미지

도서명 표기
[Blu-ray] 어바웃 어 보이
글쓴이
크리스 와이츠,폴 와이츠
캔들미디어dvd
평균
별점9.3 (8)
기쁨주기
    

 


우리 시대의 젊음이 겪는 비극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 3포세대, 5포세대다. 아니 7포세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취업이 우선이야” 등 주변의 젊음은 연애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자율이 아니라 타율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로 인정받고 있는 최진기는 이 외로운 젊음을 위해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데이트 자금을 지원하고 동거 커플이 낳은 자녀들을 위해 획기적인 금전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실제적으로 프랑스는 이 제도 때문에 유럽에서 가장 많은 출산율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래, 이렇게 비교하면 우리의 젊음이 아픈 이유가 더 절실히 다가온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첫 장면을 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왜냐하면 36살의 미혼남 윌 프리먼(휴 그랜트)는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으로 누구나 바라고 있는 멋진 백수 생활을 즐기는데 TV 퀴즈 프로그램이 보이며 영화는 시작된다. “인간은 섬이 아니다? 라는 말을 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뚱뚱한 여성 출연자가 대답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헤비메탈 밴드 ‘Bon Jovi’ 란다. (본 조비가 이런 명언을^^) 그런데 윌은 본 조비의 생각과는 정 반대다.



“내 생각에, 모든 사람은 섬이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100년 전에는 TV, CD, DVD, 커피 메이커 같은 것이 없어서 타인에게 의존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이유는 그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부가 인간을 대신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치듯 지나가는 화면 속에 보이는 CD, DVD, LP 등은 커피 메이커를 커피 한잔을 추출하며 여유로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원초적 힘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보다 물질의 힘이다. 더군다나 누구나 부러워 할 멋진 외모까지 가지고 있기에 윌의 주변엔 항상 여자들이 줄을 서 있다. 굳이 결혼해 한 여자와 아웅다웅하며 살 필요가 없다. 적당히 만나 즐기다 헤어지면 그만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대상은 싱글 맘이다. “불륜이다, 아니다” 라는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고 법적 구속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런 여자들은 특히 조금만 잘해줘도 감동을 받기에 윌의 연애 상대자로서는 최상의 먹잇감이다. 그래, 윌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부를 가지고 자율적 삶을 즐기는 축복받은 인물이다.

 


 




 


 


그는 이 자유를 더 적극적으로 누리기 위해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 모임’에 가입을 한다. 여기서도 화려한 언어와 외모로 인해 스타성이 발휘되는데 어느 날 그의 인생을 흔드는 12살 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홀트)가 나타난다. 학교에서는 왕따고 그의 엄마는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 시도까지 하기에 외롭고 쓸쓸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기에 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이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윌은 인간은 누구나 고립되어 있는 섬이라는 생각을 하며 인생을 살아왔다. 그는 자신만의 왕국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았는데 어린 소년 마커스는 비온 뒤에 들어나는 햇살처럼 윌의 마음속에서 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소년은 윌에게 인간은 비록 섬처럼 홀로 존재하지만 그 섬들은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우울증 때문에 언제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란 두려움을 안고 있는 마커스는 어느 날 엄마의 상태가 심각한다는 것을 알고 위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는 냉정하게 거절한다.


 


“난 너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난 네 가족도 아니고. 운동화나 레코드는 골라 줄 수 있어도 중요한 문제는 해결해 줄 수 없어.”
“그래요, 아저씨는 누구한테도 관심 없죠. 그리고 아무도 아저씨한테 관심 없어요.”


 




 


 


“누구와 함께” 보다는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한 세대는 홀로 밥 먹는 사람의 불편을 위해 칸막이를 만들어 놓았고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대화보다는 카톡방에서 낄낄 거리며 웃을 수 있는 가벼운 대화에 더 익숙하다. 상처가 무서워 상대방에게 깊이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에 연애는 이 꽃 저 꽃을 자유롭게 나는 나비처럼 자유롭다. 남에 대한 배려나 관심보다는 자신의 자유가 소중하기에 고립된 섬으로 살면서도 불편함이 없다. 아니, 홀로인 삶이 더 좋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마카스와 윌의 노래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아들 마커스의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치유가 된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 아들은 엄마를 위해 교내 노래자랑에 참석한다. 그러나 마커스는 왕따답게 자신 없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아이들을 그를 향해 거침없는 야유를 보낸다. 이때 무대 뒤에서 기타를 들고 나타난 윌이 마커스와 함께 듀엣으로 노래한다. ‘Roberta Flack 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이 노래로 인해 엄마의 우울증이 치료되고 윌은 자신의 섬을 개방해 이웃을 받아들인다. 그중의 한 여인 레이첼(레이첼 와이즈) 윌에게 이웃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의 섬에 사람들이 놀러오기 시작한다. 가슴이 훈훈해 지는 이유다.
고립된 섬보다 다리로 이어진 섬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영화이기에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 한 때는 자신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들로 인해 행복을 누렸던 때를 추억한다.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잠그고 고립된 섬에서 살 때가 있다. 특히 자율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삶은 상처로 남아 있지만 그래도 내 섬에 다리를 놓고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정현종 시인의 짧은 시가 생각나는 이유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3.04.26

댓글 6

  1. 대표사진

    기쁨주기

    작성일
    2015. 6. 28.

    @꿈에 날개를 달자

  2. 대표사진

    아자아자

    작성일
    2015. 6. 27.

  3. 대표사진

    기쁨주기

    작성일
    2015. 6. 28.

    @아자아자

  4. 대표사진

    블루

    작성일
    2015. 6. 29.

  5. 대표사진

    初步

    작성일
    2015. 7. 1.

기쁨주기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2
  2. 작성일
    2025.5.23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5.23
  3. 작성일
    2025.4.26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4.26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48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25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256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