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중국 소설

아자아자
- 작성일
- 2010.4.2
유모아 극장
- 글쓴이
- 엔도 슈사쿠 저
서커스
위화를 우연히 인생으로 조우해 이 작가 만만치 않네?하며 형제(3권)를 읽고 허삼관매혈기까지 읽게 되었다. 책나눔으로 받은 고래는 이틀 만에 먹어 버렸다. 그러다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2월에 접했다. 약간씩은 기복과 위트의 코드가 다르지만 소시민의 애환이 적나라이 그려진 가운데도 흥미와 재미가 묘한 이끌림이 있었다. 성석제님도 웃었다는 추천사 아래 서평단 도서의 당첨으로 만났다. 12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아주 쉬이 읽혀졌다.
마이크로 결사대
남몰래 사모하는 친구 여동생이 암 판정을 받자, 마이크로감마광선의 발견으로 축소된 의사들팀에 자원하여 몸속으로 잠입한다. 사모하는 여인의 몸속의 장기를 보고 기꺼워하는 본타로에게 궤도이탈로 인한 봉변(?)들이 기다리고 있고 그걸 헤쳐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남몰래 사모하는 마음을 절절히 공감할 순 없어도 이해는 되는 상황이었다. 기꺼히 축소되어 몸속 여행이라도 하고픈 그 마음이 너무나 순수하다. 인간이 축소되어 몸속으로 왕래한다는 설정도 너무나 기발하다. 이런 날이 오면 더 좋을지 곤란할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여자들의 결투
아파트 단지내에서 단연 화두의 주인공인 부인에게 라이벌이 등장한다. 매사 자신이 독보적인 존재였는데 입방아에서 자신이 뒤쳐지는 상황이 전개된 상태에서 운전교습소가 생긴다. 다들 생활비를 생각해 맘에 없는 내숭들을 떨즈음 라이벌이 등록을 하자 질세라 등록을 하고, 질세라 죽기살기로 합격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항상 두 사람 사이를 위하는척 부추기는 중간 부인의 말에 의하니 라이벌은 벌써 신차가 도착했다. 빤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중간자의 아는 세일즈맨에게 새차를 신청한다. 결국 중간자는 양쪽을 부추겨 자신의 이득만을 챙긴다.
여자들의 묘한 경쟁심리를 부추기는 사람이 꼭 있다. 그런다고 거기에 놀아나지 않으면 되지만 상대는 고도의 심리전에 능하다. 공감을 해주면서 상대방의 상태를 궁금증만 유발시키는 전법을 쓴다. 또 당신이 최고인데 상대방이 등장해서 마음이 불편하겠다, 이것만 갖추면 완벽해지니 상대방보다 단연 우위다 라고 번갈아가며 두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방책이라 생각하며 도저히 멈출 수 없는(경쟁에서 밀리기 싫은)상태가 되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둘다. 그렇지만 씁쓸하면서도 공감가는 심리 역시 여자이기에 그러리라.
하지 말지어다
노력해 모은 돈으로 마이 홈을 짓는다. 헌데 무슨 일인지 지나가는 취객이나 동물들이나 자신의 집 담벼락에 노상방뇨를 일삼으니...그걸 퇴치하기 위한 별의별 방법이 다 동원되나 무용지물이고 어느새 노상방뇨의 소리만 가지고도 성격을 분석하는 단계가 되니 그 괴로움이야...결국 가까스로 노상방뇨는 멈췄는데 그 소리가 그리워지는 아이러니함이여~
나와 쏙 빼닮은 남자가...
세무서 공무원인 나는 절대 그럴리 없다는 편견을 깨고 한 달에 두 번씩 바람을 핀다. 한적한 골목의 모텔서 나오던 길에 자신을 쏙 빼닮은 남자를 보곤 똑같이 기겁을 한다. 자신과 닮은 그남자도 자신처럼 그랬으려니 생각이 듦에 더 기분이 나쁘지만 그런대로 지나간다. 여직원의 자신과 닮은 남자를 착각해 신상을 알려줬다는 말을 듣곤 역시 기분 나쁘지만 그럭저럭 지나간다. 그러던차 외상술값을 받으러 사람이 찾아오고...턱밑에 사마귀가 없어서 아님을 증명하곤 자신을 쏙 빼닮은 남자를 찾아 나선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놀라고 턱밑을 보여주고...가짜가 꼬마를 납치해 TV에 까지 나오고(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주변도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미심쩍은 눈초리를 건네고)...
은근히 웃기는 얘기들의 조합체이다. 책표지가 좀 맘에 덜든다. 내용을 읽고 나서 보면 웃음이 나는데 첫느낌은 만화책을 연상시키는 경박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하하하 하고 웃게 하는 것보담 낄낄낄 웃다가 킬킬킬 웃게 한다. 상황상황에서의 사람의 심리를 그리도 잘 표현해놨을까 싶다. 밝고 환한 내용들이 아닌데도 구질구질하게 씌여졌다기보다는 살짝 비틀어서 크게도 웃을 수 없고 킬킬대며 여전히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숨기고 싶은 면을 기분좋게 파헤치는 느낌도 든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