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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처럼 읽기
글쓴이
정희진 저
교양인
평균
별점8.9 (30)
하우애

책을 가까이 하면 독서에 대해 다룬 책에도 관심이 많아진다. 어떻게 읽어야 하나?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그냥 읽기에 대한 책이라 그렇다. 책을 어떤 식으로 읽어보겠다는 결심을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읽어야 할까? 고민해본 적도 없다. 단지 빨리 읽고 싶다는 강박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외엔 어떤 이름을 단 독서 이야기도 그냥 좋아서 읽을 뿐이다. 독서를 하니 독서법에 대한 책이 관심 대상이 되고, 글쓰기를 하면 글쓰기에 대한 책에 자연스럽게 눈에 간다. 자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비슷한 내용의 책을 자꾸 구입해서 읽게 된다.

 

《정희진처럼 읽기》. 누구처럼 읽겠다는 결심을 하는 사람은 없을텐데 이 책은 이런 제목을 달았다.  읽다 만 이 책을 책장에서 찾았다. 저자를 잘 아는 것도 아닌데 갖고 있는 걸 보니, '읽기'에 대한 책이라 구입해 놓은 수많은 책 중 한 권인 셈이다. 독서법, 읽기에 대한 책들에 진부함을 느껴 더 이상 구입을 하지 않고 다시 손에 들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다보니 다르게 다가온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프롤로그가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책 내용보다 작가 자신에 대해 쓴 글이 더 흥미롭다. 그래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만 몇 번을 반복해 읽고 있다.

 

나는 '자극적인 책'만 읽는다. 예상 가능한 내용이나 가독성이 지나치게 좋은 책은 읽지 않는다._(P.15)

 

저자는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만드는 책을 자극적인 책이라고 말한다. 그런 책은 여러 번 읽고 필사 하면서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고 한다. 목적을 가진 독서를 한다는 자체가 자극적이다. 덕분에 뭐든 손에 닿는대로 읽기 편한 대로 읽는 나 자신의 '읽기'가 부각된다.  별다른 자극을 주지 않아서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는다는 저자, 베스트셀러 위주로 접하며 그 중에서 골라 읽는 나. 공통 분모가 없는, 각자 다른 상황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이 읽는 베스트셀러는 내용이 절충적이거나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에 난 그저 게으른 독서가가 돼 버렸다.

 

《무소유》의 영향으로 지금도 나는 최대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 사람이 태어나 물건을 사고 관리하고, 나아가 집착하고 그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은 비참하다. 자기 자신, 사회, 지구를 위해 모두 좋지 않다._(P.32)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자극은 작가가 다르게 사는 사람이란 점이다. '무소유'는 알아도 실천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무소유 덕분에 최대한 단순하게 산다는 저자는 마치 딴 세상 사람같다.물건 사는 일을 제일 싫어하고, 운전 면허가 없고, 인터넷, 휴대 전화, SNS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심지어 여성 용품은 '당연히 없다'고 표현한다. 이쯤되면 정희진이란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다르게' 살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고, 한발 나아가 무소유 의지를 꺾는 강력한 환경의 유혹들을 저자 따라하기를 해서 무력화시키고 싶어진다.

 

나는 불교에 무지하지만 초기 경전 중 하나인 《숫타니파타》는 옆에 두고 읽는 책 중 하나다. 하지만 매번 이 글을 읽을 때마다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여성이든 남성이든 가사 노동을 일상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의식주 관리를 '우렁각시'가 계속 제공하는 줄 안다._(P.297)

 

불교는 모르지만 《숫타니파타》는 읽는 작가. 거기서 우렁각시 이야기를 꺼내는 작가.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이런 독특함 때문에 정희진이란 사람이 쓴 글을 읽는다. 관심은 관심을 낳는다고, '숫타니파타' 제목을 단 책을 벌써 '소유'해버렸다. 《정희진처럼 읽기》는 읽기에 대한 책이라 구입해 둔 게 틀림없다. 그리고 읽기에 대한 책은 이제 그만!하고 결심한 순간 읽기를 그만 둔 것 같다. 지금은 정희진이란 사람이 쓴 책이라 읽는다.  다르게 읽고 쓰기뿐만 아니라 다르게 살라고 자극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신간이 나왔던데 '소유'해야 되나 고민이 많다.

 

이 책을 요약한다면 1)다르게 읽기와 2)자기 탐구로서 독후감이다. ... 좋은 독후감의 전제는 일단 '다르게 읽기'다. 단언컨데 모든 사람이 알 만한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좋은 글이 나올 수 없다. 나는 좋은 책이 반드시 좋은 독후감을 낳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다. 독후감은 책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과 읽기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책의 수준과 무관하다._(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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