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1. 기본 카테고리

이미지

도서명 표기
영화하는 여자들
글쓴이
이순진 외 1명
사계절
평균
별점9.3 (15)
향기



영화하는 여자들

(주진숙. 이순진/사계절/2020)

 

<영화하는 여자들>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나 어렸을 적에는 영화배우를 은막 스타라 불렀었다.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책 표지는 나의 어린 시절 추억을 끄집어낸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처럼 제작자, 감독, 영화배우, 촬영감독, 편집 기사, 마케팅 디렉터 등 다양한 사람들 20여명을 인터뷰한 책이다. 예전에는 어떤 감독 밑에서 몇 년을 조수로 일해야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도제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어 시스템이 달라졌다. 또 밤낮없이 고생하며 촬영하고 일하던 방식도 바뀌어 주 52시간 일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여성 영화인들이 많은 힘을 보탰다. 검열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영화의 르네상스를 거쳐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타기까지 많은 여성 영화인들의 땀방울이 녹아 있었다.

 

1부 소외의 벽을 넘어 눈부신 성취로 (1990년대)

 

심재명 - 나는 여성, 영화인이다.

198725세에 서울극장에 입사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저는 여성끼리의 연대가 꼭 얘기됐으면 좋겠어요. 한국 영화 산업 안에서 소수자인 여성들이 함께 무엇을 했다. 결국은 우리가 여성 영화인의 활약을 계속 발굴하고, 우리의 존재를 증명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p32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고 나서 현장에서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저녁이 있는 삶이 되었죠.“ P23

 

안정숙 - 한게레 신문 영화 기자. 한국 영화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록하다.

 

한국 사회 저쪽에서는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이쪽에서는 영화인들이 참으로 치열하게 창작의 자유를 위해 검열 제도와 맞서고,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내려 싸웠던 이 스토리는 그 자체로도 굉장한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그것을 지켜보고 기록한 게 제가 영화 기자로서 한 일이에요. p37

 

영화 제도를 바꾸기 위해 싸웠던 1980년대 말의 에너지가 1990년대 제도권 영화로 흘러 들러온 것이죠. 그 시대가 단련해낸 인물들이에요. <기생충>이나 <괴물> 같은 영화는 대중의 시선도 사로잡았지만, 이야기의 깊이로 봐도 문학과 대등한, 아니 오히려 문학에 영상이 더해져 더 큰 힘을 갖게 된 작품들이죠. 사실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우리가 요즘 코에 걸고 자랑하고 다니는 많은 감독들이 그런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p39

 

새로운 일로 덮이고 또 덮이고 그렇지만 그 시간들. 한국 영화의 가장 빛나는 시간이라고 할까? 싹이 터서 커다란 나무로 자라는 과정이라고 할까? 그런 과정을 지켜보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이를 기록했던 것, 그게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일이었어요. p52

 

임순례 - 영화감독, 가장 유연했기에 가장 오래 일한 창작자

 

<우중산책>으로 단편영화제 대상 수상

 

불교와 동물과 영화, 이 세 가지가 저한테 남아 있는 관심사에요. 동물에 대한 관심은 어떤 사회적인 의식 때문이라기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에 대해 각별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p65

 

박곡지 - 필름 시대 한 컷의 소중함을 기억하는 30년 차 편집 감독

남편도 같은 일을 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주체적인 일을 할 때가 즐겁다고 생각해요.“ p66

 

채윤희 - 한국 영화 마케팅의 처음

오빠가 연극 연출가였다. 어렸을 때는 엄마, 아빠를 쫓아서 극장에 갔다. p92

 

여성 영화인 모임 대표를 하면서 여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계속 배우면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여성영화인모임에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을 만들면서 많이 자각했다고 할까요?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예전엔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여성영화인모임 활동을 하다 보니까 많이 달라지네요.” p106

 

<쉬리>가 제작 발표회를 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p99

 

전도연 - 늘 더 좋은 이야기를 찾아가는 배우

 

이야기가 조금 비주류라 하더라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감독이 있으면,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있으면, 내가 그 이야기에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으면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배우이고 싶어요.”

 

2부 더 넓고, 더 깊게, 전문가들의 시대 ?2000년대

문소리 - 삶의 길과 영화의 길은 다르지 않다.

<오아시스>의 가장 큰 질문 중 하나는, 저는 이게 제 삶과 예술 전체에서, 또 배우로서도 아주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였어요. 그런 질문들이 저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모티프가 되고 원동력이 되는 중요한 화두예요. 그게 아직도 힘을 잃지 않고 있어요. P146

 

강혜정 - 영화 제작자. 추락과 비상을 모두 아는 단단한 제작자

 

이 일이 나랑 잘 맞는다고 느낀 건 최근인데요, 그게 뭐냐면 제가 이기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자신과의 싸움에서 어려웠던 지점을 넘어섰을 때 쾌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p156

 

<군함도> 이후 카오스를 거치면서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는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생각을 내가 쥐고 있으면 그게 누군가를 찌르는 죽창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제가 막 찔려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제가 집에서 아이들한테도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것이 옳다는 생각보다 더 중요한 건 상황 자체를 볼 수 있는 힘이야. 지금 무엇이 제일 효과적인 판단인가를 잘 생각해봐야 해. ’ 그게 사실 저한테 하는 말이기도 하거든요. p162

 

류성희 - 미술감독 - 영화의 시각 요소를 총괄하는 창의;적 프로덕션 디자이너.

 

<만추> 시애틀 로케이션 ? 세트가 아닌 바깥으로 나가는 해방감. <만추>에서의 공간은 여주인공의 내면을 투영하는 것이잖아요. 원래 알았던 공간인데 이 사람이랑 돌아다니면서 이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는 거라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던 시장이나 공원을 다니게 했다. p178

 

최은아 - 음향 편집기사 - 더 좋은 노동 환경이 더 좋은 소리를 만든다.

대사 에디팅은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경력이 더 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생기면 독립영화의 좋은 작품들을 작업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일이어야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p186

 

영화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운드가 엄청 중요해요. p193

 

사운드도 카메라랑 똑같거든요. 초점을 여기에 맞추느냐, 저기에 맞추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븜 마이크의 위치가 중요해요. 붐 마이크를 아무데나 띄워놓으면 그냥 전체적으로 맞춰놓고 소리를 들으라는 얘기인 거죠. p194

 

남진아 - 조명감독, 촬영감독 - 영화 속 모든 빛을 창조하고 기록하고 싶은 사람.

 

촬영은 빛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어떤 형태로, 어떤 색감으로 만들어야 하느냐늘 전부 계산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p219

 

심민경 - 편집감독 - 장르 사이를 유영하며 파격을 구사하는 창조적 편집자.

 

박혜경 - 영화 마케터 - 마케팅은 본질에서 출발해 가장 예쁜 얼굴을 찾는 것.

<장화, 홍련>을 보면서 영화의 본질이 가진 힘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특히 포스터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관객들이 정확하게 반응을 하는데 그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작품에 대한 평가는 결국은 관객이 완성한다는 말의 의미도 그때 알았고요. 콘텐츠가 새롭고 도발적이면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는 걸 알았죠. 마케터가 관객을 재단하면 안 된다, 관객이 훨씬 똑똑하고 새것에 민감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p244

 

김영덕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프로듀서,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시대, 영화제의 미래를 상상하다.

 

3부 단단한 자기 중심과 새로운 감수성 ? 2010년대 이후

제정주 - 영화 제작자, 영화사 이토 대표 ? 작더라도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들><우리집><용순> <살아남은 아이> 도 만들었다.

 

현재 준비 중인 영화 성소수자 퀴어 드라마 <우주의 맛> 20대 레즈비언 커플의 <딸에 대하여> 중년 여성들이 자아를 찾는 여정을 유쾌하게 풀어낸 <불꽃놀이>를 모두 보고 싶다. 모두 책으로 읽었기 때문에 얼마나 잘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p293

 

엄혜정 - 촬영감독 - 카메라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싱글)

 

제가 커리어를 사다리에 비유해요. 남자들에게 주어지는 사다리 간격이 2미터씩이라면, 여자들에게 주어지는 사다리 간격은 3미터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칸을 간신히, 운 좋게, 잡고 올라가요. 그 다음 칸은 올라가기가 쉽지 않죠. 때로는 잡고 올라갈 그다음 칸이 없을 때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한 칸 자고, 그다음 칸이 생길 때까지 놓지 않고 버텼죠.

 

체력이 떨어지면 온전히 못 찍는다. 수영장을 40바퀴 도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 허우샤오센 감독이 AFA에서 말했다.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돌에 그림을 새기는 것이라고, 한 번 찍은 것은 돌이킬 수 없잖아요. p308

롤모델 여성 촬영감독은 브리안 머피다. p313

 

김일란 - 다큐멘터리 감독 -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활동가

사건의 복잡성, 인간의 다면성을 기록하는 사람. (싱글)

제가 걷기 시작할 대부터 할머니가 저를 데리고 극장엘 그렇게 다니셨대요. 제가 기억하는 건 할머니랑 일요일 아침마다 목욕하러 갔다가 밥을 먹고 극장에 갔던 일이에요. 거의 코스처럼 다녔던 기억이 나요.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영화는 <남자 가정부> p318

 

혼자 살 수 있을 정도로 공부 잘해라그러셨어요. p319

 

변영주 감독의 영향 영화는 사회 변혁의 도구다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벚꽃이 피고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살고 있을 때 나는 겨울 점퍼를 입고 편집실이나 촬영 현장에 있어도 내 삶을 초라하게 느끼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라고 하셨어요. 저한테는 그게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p320

 

윤가은 - 영화감독 - 어린이가 스스로 골라서 보러 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제가 주목하는 건 어린이가 처한 환경이에요. 어린이에게 영향을 끼치는 너무나 많은 이슈들이 있잖아요. 제가 그런 일상의 일들, 생활사, 미시사에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아이의 삶을 좌우하는 문제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무엇보다 가족은 어린이에게 거부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초단위이니까요. 그 안에서 아이들의 문제에 집중해보고 싶었어요. p343

 

전고운 - 영화감독 - 광화문시네마 공동대표 - 내 꿈은 귀엽고 재미있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의 대가

 

한예종영상원 나와서 독립영화사 광화문 시네마만들고, 결혼도 함.

 

<소공녀> 연출하고 나서도 연출이 별로 재미없다고 했어요. 왜냐면 고통스러우니까요. 나의 어떤 면에 계속 박살 나고 붕괴되고, 아픈데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찍는 거라서요. p367

 

제가 환장하는 영화들의 공통점은 캐릭터가 아주 좋다는 거예요. 영화는 마음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캐릭터에 집착했어요. 또 제가 여성이다 보니까 기존의 여성 캐릭터들이 다양하지 않아서 재미가 없는 거예요. 너무 다행히도 제가 할 일이 있으니까 다행인 거죠. 여자들의 다양한 직업과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이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p374

 

천우희 - 영화배우 - ‘왜 안 되는데?’라는 물음을 놓지 않는 배우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숨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누구누구의 딸이 아니라 그냥 천우희로서 존재하는 순간을 그때 처음 느꼈거든요. 그런 자유에 대한 갈망이 연기를 하게 된 가장 원초적인 힘이 됐을 수도 있어요. p378

 

연기 일기를 쓴다. 일기를 쓰는 이유가 건망증이 심해서거든요. 쓰다 보니까 나름의 뿌듯함도 있더라고요. 연기를 안 할 때 쓰기도 하고, 현장에서 무언가를 느낄 때 쓰기도 해요. p384


      - 예스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좋아요
댓글
1
작성일
2023.04.26

댓글 1

  1. 대표사진

    리뷰어클럽 공식계정

    작성일
    2020. 10. 6.

향기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2.5.1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5.1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2.1.1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2.1.1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1.6.3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1.6.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6
    좋아요
    댓글
    170
    작성일
    2025.5.1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9
    좋아요
    댓글
    131
    작성일
    2025.5.1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16
    좋아요
    댓글
    88
    작성일
    2025.5.16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