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찻잎향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3.30
무궁화호 열차 입석 기행
*열차 안에서 메모장에 기록한 내용*
간만에 열차를 탔다. 서대전역을 가기 위해. 7시53분발 무궁화호. 자리가 없다. 30분전에 승차권을 구매하는데도. 바야흐로 상춘객들의 나들이 계절인가보다. ㅎ
입석 구매. 좌석권과 2천원 차이다. 일단 탄다. 출입문 옆에 좌석과 문 사이에 넓은 공간이 있다. 딱 입석자를 위한 듯한 공간! 벽면에 선반도 설치되어있다. 반대편 쪽의 캐리어 등의 짐 보관칸보다 사람에겐 더 좋은 공간이다. 엉덩이를 걸치기에 딱 좋다.
이렇게 20분 정도를 갔나 벌써 평택이다. 내릴 사람들 내리고. 하아 그런데 승차하는 사람이 두어 명. 기차는 슬그머니 움직이고. 어슬렁 슬금슬금 좌석을 찾아 걸어본다. 세 자리가 한꺼번에 비어있는 지점 도착. 먹이를 포획한 사냥꾼처럼 만족하는 듯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는다. 여유있게 마치 처음부터 내자리인 척.
이러는 사이ㅡ이 행운의 열차 입석기를 기록하는 동안. 천안 도착. 그러나 요행의 호사는 여기까지.
천안역에서 빈 좌석들이 다 채워지는 사이. 기차가 다시 출발을 해도 내 자리만 사람이 안 온다. 좋구나. 하아 이게 무슨 호사야. 하는 사이. 어슬렁 소리도 없이 그림자처럼 조용히 등장한 핼쓱한 아가씨.? 나는 마치 범죄현장을 들킨 듯 화들짝 휴대폰을 덮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현장범처럼 몸이 먼저 잽싸게 자리밖으로 움직인다. 서로는 전혀 아무 말도 없이. ㅎㅎ
그렇게 다시 어슬렁 어슬렁 열차칸을 이동해본다. 6호차와 5호차를 지나서. 여기는 4호차? 아니 식당칸? 아니 카페테리아?
좌석제가 아닌 공간이다. 자전거들이 줄지어 보관되어 있고. 벽쪽으로 붙어서 쭉 이어진 좌석은 공원 속 긴 벤치처럼 마주보고 배치되어 있다.
아, 여기가 입석칸인가 보구나. 어디보자 앉을만한 공간이 있나.. 아하 세 명이상 충분히 앉을 공간에 두 사람이 앉아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 한 남자의 외향과 용모가 약간의 비호감 아우라를 풍기고 있어서 그런가 한 여자가 긴 의자의 한 쪽 끝에 걸치듯이 앉아있다. ㅎㅎ 회심의 한마디.
저어, 여기 앉아도 될까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두 사람은 동시에 가운데 공간을 확보해준다. 자연스레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이 밀고. 서로서로 밀착되지 않을만큼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편안한 시공간을 차지한다 양쪽의 두 사람은각각 창가쪽을 향해 앉아있다. 나는 상대적을통로쪽을 향해 앉아있고.? 대개가 그리 앉은 모양새다. 다들 일행이 아닌 이상 그게 편하겠지 싶다.
벌써 신탄진역. 그렇다면 다음은? 서대전역. 십여분 후면 내려야 한다. 무궁화호 열차 입석 승차 경험.
이만하면 너무나 훌륭하고 충만한 경험이라 여긴다.
상춘객들의 설렘과 여유로운 마음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호기심과 떨림이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저 이제 내려야 합니다. ㅎ
*열차 안에서 메모장에 기록한 내용*
간만에 열차를 탔다. 서대전역을 가기 위해. 7시53분발 무궁화호. 자리가 없다. 30분전에 승차권을 구매하는데도. 바야흐로 상춘객들의 나들이 계절인가보다. ㅎ
입석 구매. 좌석권과 2천원 차이다. 일단 탄다. 출입문 옆에 좌석과 문 사이에 넓은 공간이 있다. 딱 입석자를 위한 듯한 공간! 벽면에 선반도 설치되어있다. 반대편 쪽의 캐리어 등의 짐 보관칸보다 사람에겐 더 좋은 공간이다. 엉덩이를 걸치기에 딱 좋다.
이렇게 20분 정도를 갔나 벌써 평택이다. 내릴 사람들 내리고. 하아 그런데 승차하는 사람이 두어 명. 기차는 슬그머니 움직이고. 어슬렁 슬금슬금 좌석을 찾아 걸어본다. 세 자리가 한꺼번에 비어있는 지점 도착. 먹이를 포획한 사냥꾼처럼 만족하는 듯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는다. 여유있게 마치 처음부터 내자리인 척.
이러는 사이ㅡ이 행운의 열차 입석기를 기록하는 동안. 천안 도착. 그러나 요행의 호사는 여기까지.
천안역에서 빈 좌석들이 다 채워지는 사이. 기차가 다시 출발을 해도 내 자리만 사람이 안 온다. 좋구나. 하아 이게 무슨 호사야. 하는 사이. 어슬렁 소리도 없이 그림자처럼 조용히 등장한 핼쓱한 아가씨.? 나는 마치 범죄현장을 들킨 듯 화들짝 휴대폰을 덮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현장범처럼 몸이 먼저 잽싸게 자리밖으로 움직인다. 서로는 전혀 아무 말도 없이. ㅎㅎ
그렇게 다시 어슬렁 어슬렁 열차칸을 이동해본다. 6호차와 5호차를 지나서. 여기는 4호차? 아니 식당칸? 아니 카페테리아?
좌석제가 아닌 공간이다. 자전거들이 줄지어 보관되어 있고. 벽쪽으로 붙어서 쭉 이어진 좌석은 공원 속 긴 벤치처럼 마주보고 배치되어 있다.
아, 여기가 입석칸인가 보구나. 어디보자 앉을만한 공간이 있나.. 아하 세 명이상 충분히 앉을 공간에 두 사람이 앉아있다. 한 남자와 한 여자. 한 남자의 외향과 용모가 약간의 비호감 아우라를 풍기고 있어서 그런가 한 여자가 긴 의자의 한 쪽 끝에 걸치듯이 앉아있다. ㅎㅎ 회심의 한마디.
저어, 여기 앉아도 될까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두 사람은 동시에 가운데 공간을 확보해준다. 자연스레 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이 밀고. 서로서로 밀착되지 않을만큼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편안한 시공간을 차지한다 양쪽의 두 사람은각각 창가쪽을 향해 앉아있다. 나는 상대적을통로쪽을 향해 앉아있고.? 대개가 그리 앉은 모양새다. 다들 일행이 아닌 이상 그게 편하겠지 싶다.
벌써 신탄진역. 그렇다면 다음은? 서대전역. 십여분 후면 내려야 한다. 무궁화호 열차 입석 승차 경험.
이만하면 너무나 훌륭하고 충만한 경험이라 여긴다.
상춘객들의 설렘과 여유로운 마음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호기심과 떨림이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저 이제 내려야 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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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