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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자본주의
글쓴이
브랑코 밀라노비치 저
세종서적
평균
별점9.2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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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은 이런 말을 했다. "민주주의가 최악의 정치체제라고 일컬어 지기도 한다, 여태까지 시도된 모든 다른 형태의 정치체제를 제외하곤 말이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체제는 아니지만 그나마 다른 체제들보다는 낫다는 이 말은 자본주의에도 그대로 적용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즉, "자본주의는 최악의 경제체제다. 다른 모든 경제체제들을 제외하면"이라고. 

-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현재 이 지구상에는 단 하나의 경제체제만 남아있다. 바로 자본주의다('북한도 자본주의냐'라는 논쟁은 잠시 멈추자. 첫째로 이 책에서는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고, 둘째로 북한은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독재국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홀로 남은 모든 것은 분화 하듯 홀로 선 자본주의도 서서히 분화하고 있다. 미국식 자유자본주의와 중국식 국가자본주의가 그것이다. 의문이 생기지 않는가? 중국이 자본주의라니? 하지만 사실이다.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팽창성'이기 때문이다. 인구와 시장의 팽창으로 인한 자본의 팽창. 그러면서 자본주의는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1. 자유자본주의에 대해

1-1. 자유자본주의의 문제점

 유럽과 미국 등 서구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기반으로 한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성과를 극대화 하는 자본주의가 확산되었다. 이러한 서구식 자본주의-자유자본주의-는 불평등이라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불평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만 한다. 

 저자는 이 지점을 크게 세 가지, 자본, 노동, 대물림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먼저 자본으로 인한 불평등은 1970년대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높다. 즉, 지니계수가 0.9 이상이다(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 자본이 자본을 만드는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노동의 지니계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다. 쉽고 극단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부자일수록 시급도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잘 살펴봐야 하는데, 시급이 높아서 부자가 된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부자일수록 시급이 높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부가 대물림 되기 때문인데, 이것은 단순히 더 큰 재산을 상속하는 의미가 아니다. 결혼부터 교육, 취업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즉 상류층은 상류층과 만나게 되고 상류층은 더 좋은 교육을 받고, 그렇기에 더 좋은 곳에 취업하게 되는 것이다. 


1-2. 자유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

 이러한 불평등을 억제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노동조합, 대중 교육, 높은 세율을 이용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이러한 방법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노동집약적이었던 제조업이 쇠퇴하고 노동분산적인 플랫폼 업종이 부상했기 때문에(최배근 교수의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에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노동조합은 의미를 잃었고, 교육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대중 교육은 한계가 있으며, 높은 세율은 세계화로 인해 자본과 기업이 더 낮은 세율의 국가로 이전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다른 방법들을 제시한다. 첫째로 자본의 소유권을 이전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방법으로 소액투자자를 우대하고 상속공제액을 축소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공교육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히, 사립학교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들을 보면서 아쉬웠다. 저자가 제시한 해결책이 결국엔 저자가 비판했던 과거의 해결책에 대한 답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속공제율을 줄이는 것은 결국 높은 세율과 다를 바가 없고, 그것은 결국 기업의 이전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교육의 질적 향상도 대중교육이 지녔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저자가 제안한 해결책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했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그만큼 아직도 이 사회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어렵다는 방증인 것이겠지. 


2.국가자본주의에 대해

2-1. 국가자본주의의 역사

 국가자본주의는 공산주의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식민 지배를 받았던 사회가 이끈 공산주의가 발전해서 나타난 자본주의의 형태가 국가자본주의이다. 그래서 중국이 국가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국가가 된 것이다. 국가자본주의가 자리잡은 나라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외세의 지배를 받던 저개발 국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20세기의 중국(으로 대표되는 제 3세계)에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민족 자결권(외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과 발전(저개발 벗어나기)이다. 그래서 중국의 공산당은 저개발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토지개혁을 실시했고, 이 때는 외세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했기에 강력한 국가 통제가 필요했다. 

 공산주의의 토지개혁은 봉건제를 타파하기 위함이었는데, 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토착자본주의로 이행되었다. 그리고 이것-토지개혁-은 왜 서구의 선진 산업국(러시아, 동유럽 등)에서는 실패했던 공산주의가 제 3세계의 가난한 농업사회에서는 성공했는지를 보여준다. 산업국에서는 시장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농업사회에서는 통제의 역할이 중요했던 것이다.  


2-2. 중국은 자본주의국가인가

 공산주의를 바탕으로 높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발전에 성공한 후 중국은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다. 그 증거는 다음과 같다. 

 중국의 산업생산량에서 국영기업이 차지하는 부분은 1970년대 거의 100%에서 현재는 20%로 줄었다. 국영기업 노동자 비율은 더 적어서 70년대에는 80%에 육박했던 것이 현재는 9%에 불과하다. 또한 가격을 결정하는 주체도 국가에서 시장으로 변화하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왜'그랬는지는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단지 현상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목적이 중국의 발전을 분석하는 것이 아닌 자본주의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것이기에 왜 중국이 자본주의화 되었는냐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자본주의화 된 부분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2-3. 국가자본주의의 특징

 자유자본주의와는 다른 국가자본주의만의 세가지 결정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로는 관료의 권한과 책임이 큰 관료체제라는 것이다. 이 관료들의 임무는 명확하다. 높은 경제성장을 실현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구속력 있는 법치가 없다는 점이다. 법은 있지만 그 법에 절대적 구속력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성장이라는 관료들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법 보다는 성과가 더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국가가 국익에 따라 민간 부문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에 따른 의사결정이 아닌 사람에 따른 임의적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특징은 두 가지 부작용을 낳는다. 첫째로는 엘리트들이 독단적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 이익은 경제적인 이익 뿐만 아니라 법적인 이익도 포함된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고질적으로 부패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국가자본주의가 가지는 문제점이 도출된다.


2-4. 국가자본주의의 문제점

 점점 커지는 불평등이 자유자본주의의 문제점이었다면, 고질적인 부패는 국가자본주의의 결정적인 문제점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소수의 엘리트들이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만을 가지고 법에 구애받지 않고 정책을 펼 수 있는데, 어떻게 부패가 없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부패가 (아직은, 적어도 중국 내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진 않고 있다. 그 이유를 저자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엘리트들이 국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해주고 어느정도 공정하게 행정을 제공하고 확연한 불평등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부패가 일정 선을 넘으면 사회적 합의도, 경제성장도 유지될 수 없다. 그렇기에 국가자본주의는 부패와 법치 사이에서 불안정한 평형상태를 이루고 있다. 부패가 강화되면(법치가 약화되면) 사회가 무너지고 부패가 적어지면(법치가 강화되면) 엘리트 지배에서 엘리트 경쟁으로 바뀐다. 

 이러한 부패는 또한 너무도 당연하게 불평등을 증가시킨다. 하지만 아직은 이러한 불평등이 일반 인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아니다. 어쨋든 그들의 삶은 나아지고 있고, 부패로 인한 이득은 매우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더 많은 엘리트들이 부패의 이득을 보게 된다면 상황은 위험해 질 수도 있다.


3. 그래서 자본주의의 미래는?

3-1. 세계화

 자유자본주의든 국가자본주의든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의 문제가 세계화와 합쳐지면 또 다른 양상을 띄게 되는데, 시민권 프리미엄(또는 시민권 패널티)이다. 여태까지는 국가 내에서의 부자와 빈자간의 불평등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국가 간의 불평등, 즉 부국과 빈국의 불평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같은 능력이어도 부유한 국가의 시민이면 더 많은 부를, 가난한 국가의 시민이라면 더 적은 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민으로 인해서 그렇다.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 더 잘 사는 나라로 이주해오면 잘 사는 나라에서의 빈부격차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부유한 사람은 변화가 없더라도 가난한 사람이 변하기 때문에),

 또한 세계화로 인해 자본의 이동이 활발해진다면 부패도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단지 국가자본주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자유자본주의에서도 발생하는 문제다. 돈세탁이 더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패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것이다.


3-2. 상품화

 그야말로 모든 것이 상품화가 될 것이다. 더 많은 물건들이 상품화 되는 것은 물론이고(차고에 그저 주차되어 있던 차가 우버를 통해 새로운 상품이 된다), 더 많은 노동들이 상품화 되고(요리도 아웃소싱이 가능하다), 나아가 관계들까지(평생직장이라는 회사와 개인의 관계는 점점 사라진다) 상품화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품화는 결국 신뢰의 하락을 불러온다. 이웃은 언제 이사가도 이상하지 않고, 내가 오늘 가진 직업과 내일 갖는 직업이 다른데 누구를 왜 믿어야 하겠는가. 저자의 말처럼, "모든 사람은 (...) 이득과 손실을 따지는 훌륭한 계산기가 되었"다. 


4. 대안은 없는가.

 극적인 대안이 아직은 없다. 다만 저자는 자유자본주의의 바람직한 방향으로는 대중적 자본주의, 평등주의적 자본주의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종류는 다음의 네 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 

1)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비율 

2)재분배

3)교육에 대한 접근

4)의료에 대한 접근

현재의 자유자본주의는 1)이 불균형하고, 2)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3), 4)는 부유층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니 1)을 균형잡고, 2)를 이룩하고, 3), 4)를 더 많은 사람(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자본주의(대중적 자본주의 또는 평등주의적 자본주의)의 방향이라고는 한다.

 하지만 현재의 자유자본주의 아래에서 자본-정치의 결탁이 점점 심해진다면 자유자본주의도 결국엔 엘리트 중심의 국가자본주의로 흐를 수도 있다고 한다. 자본과 정치의 결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끝맺는다. 


-

 이 책, [홀로 선 자본주의]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70년의 데이터를 가지고 서구와 아시아를 간략히, 하지만 심도있게 분석한 책이다. 중간중간 나오는 도표들과 그래프들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들이 단순히 지역 단위로 이루어지지 않고 개별국가 단위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물론 이 책이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자본주의가 걸어온 길, 특히 최근의 자본주의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것에는 손색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그저 국가 간의 이슈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다툼으로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또 어디로 가야하는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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