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부모님을 따라 열 살에 미국으로 이민한 ‘제니’는 한국인이 많지 않은 도시에서 같은 아시안에게마저 배척당하며 큰 충격을 받는다. 살아남기 위해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제니는 공격적으로 영어를 배우고, 여자 친구들이 원하는 ‘남자애 같은 여자애’가 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중학생이 되면 단체로 모질어지는 전염병에 걸리”듯 아이들은 제니를 받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 전학 온 ‘한나’라는 소녀. 한국에서 갓 도착한 아이로 영어를 할 줄 모르면서도 고집은 세서 아이들이 한나 이름을 “해나”라고 읽을 때마다 “해나가 아니라 ‘한나’야”라며 화를 낸다. 한나는 곧 인종차별적인 미국인 아이들의 타깃이 되어 따돌림당하고, 자신을 향한 조롱조차 잘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연히 제니가 자신과 같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한나는 알에서 깨어난 새끼가 처음 본 생물을 쫓아다니듯 제니를 따라다닌다. 제니는 그런 한나가 귀찮으면서도 괴롭힘당하는 한나를 볼 때는 걱정스럽다. 이 양가감정은 제니가 아무리 노력하려 한들 미국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그저 한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제니를 괴롭힌다.
 
여름은 고작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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