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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쫑
- 작성일
- 2024.5.23
건너가는 자
- 글쓴이
- 최진석 저
쌤앤파커스
건너가는 자...
과연 무엇을 건너간다는 의미일까. 나는 최진석님의 「건너가는 자」의 앞표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가느다란 선이 있고 그 중앙에 한참 어딘가를 바라보며 건너가는 사람이 하나 있다. 발의 모양을 보니 서있지는 않은 것 같다. 정말 걸어가고 있는 그 찰나를 포착한 모습이다.
익숙함이 탁월함이 되고 얽매임이 벗어남이 된다는 말에도 눈길이 간다. 나는 곰곰 생각하다 내 나름대로의 결론을 한번 내려보았다. 익숙할 정도로 무언가를 잘 하게 되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탁월한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며 얽매여 있다고 느끼지만 실은 그것이 자유를 허락하는 이유가 된다고.
그렇게 펼쳐든 책은 내가 읽기에 아주 쉽지는 않았다. 우선 ≪반야심경≫에 대해 내가 너무나도 모르는 것이 많기에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책이 워낙 쉽게 설명해 주려고 노력을 했기 때문인지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나는 그래도 한번 더 읽어보고 생각해 보기를 원하는 곳에는 형광펜을 그어가며 책을 읽어갔다. 내가 이 많은 가르침을 단번에 다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책을 읽을 때 한번에 이해가 바로 되는 책이 좋지만 가끔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책도 좋다. 왠지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만 같아서 다 읽고난 후 만족감이 더 큰 것 같다. 이 책이 그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 한 페이지씩 천천히 읽어간다.
물리학과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비교는 정말 참신했다. 전혀 같기는 커녕 비슷한거라고는 눈 씻고 보아도 없을 것 같은 그것들에도 유사점이 있다는 가르침을 가장 먼저 얻었다. 빛에 대한 성질도, 성질이라는 것이 본래 있었던건지에 대한 사색도 나에게는 큰 가르침을 주었다.
저자는 그 어떤 책보다도 ≪반야심경≫이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것 같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한번 더 눈을 부릅떴다. 목차를 보다가 몇 개의 제목에서 눈이 멈췄다. 무소유도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고 과정없이 결과만 바라거나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만 이해한 채로 결코 경지에 이를 수 없다는 이야기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거늘 이 말들이 뜻하는 바를 속 뜻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무언가를 내려놓아야만 더 많이 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무소유의 가르침을 또 한번 읽으면서 과연 나는 무엇을 내려놓고 또 무엇을 더 들어올려야할까 고민에 빠져본다.
내가 매일 읽고 있는 책에서 얼마전 읽은 내용이다. 책은 우리의 인생을 스포츠에 비유를 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손에 복싱장갑을 끼고 링 위에서 복싱경기에 임하고 있다. 누군가는 손에 맞지 않는 장갑을 끼고 있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신발이 몸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페이스에 맞게 우리의 능력치에 맞게 복싱을 하며 우리 갈 길을 간다. 그런데 만약 복서가 몇 대를 맞았다고 해서 링을 떠나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링을 가로지르며 그것이 허공을 가를지라도 펀치를 날려야 한다. 나는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건너가는 자」를 읽으며 바로 이 대목을 떠올렸다. 복서는 펀치를 날리기 위해 링을 건너간다.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가는 게임에서 이길 수 없다. 상대가 없이 홀로 하는 훈련이라 해도 그냥 머물러 있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던 「순례」에서 티베트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떠오른다. 사람의 몸은 '자루'와 같아서 영혼은 그 자루에 잠시 머물다가 떠나가는 것이라는 그 이야기를 생각해 보니 세상 어떤 사람도 "건너가는 자"가 될 수 밖에는 없겠다 싶다.
저자는 우리에게 나만의 고삐를 찾아 끊임없이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함을 주지시킨다. 나는 이 대목에서는 「마음 탄다, 말을 탄다」가 떠올랐다. 그 책에서 기승자는 반드시 말의 고삐를 놓아서는 안 된다는 문장을 보았다. 나만의 고삐가 말의 고삐가 되니 내 인생이 말이 되어 힘차게 뛰어가는 느낌이 든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책들과 내용이 함께 생각난다니.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이 책의 위력이다.
※ 나의 고삐를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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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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