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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
글쓴이
이라야 저
알토북스
평균
별점9.4 (21)
쫑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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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한창이기 전 나는 궁궐 나들이를 좋아했다. 경복궁부터 시작한 나의 나들이는 창덕궁, 창경궁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한복을 입고 마당을 누비는 외국인들의 모습에 한껏 어깨에 왕뽕을 넣고 다니기도 했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 유산을 이렇게나 즐겨주다니 참 고맙군 하며. 하지만 나에게 궁궐 안에 있는 하나 하나의 장소들은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최근 「옷소매 붉은 끝동」을 읽고 알았다. 나는 궁궐을 가는 데에 의의를 두었지 그 궁궐이 의미하는 바와 어느 왕이 어느 장소에서 무엇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읽은 후 나는 문득 창덕궁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정조가 그가 생전 가장 총애하던 후궁과 세자를 위해 지은 창덕궁 중희당을 분명 본 적이 있었을텐데 책을 읽고 난 후의 중희당은 왠지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의빈은 그곳에서 그녀의 최후를 맞이했고 복중 태아와 함께 짧은 삶을 마감했다. 비록 내가 그곳을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은 경험도 간접 경험이기에 나의 생각은 그곳까지 미치게 됨을 안다.


「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를 읽으면서 왜 궁궐 나들이 같은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칸트는 실존주의 철학을 강조하였고 경험하지 않은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기에 그는 많은 무신론자들의 찬양을 받았으리라. 신이 존재하는 것은 세상 누구도 알 수 없고 따라서 신을 경험할 수 조차 없으니 신의 존재 여부를 논할 수 없음은 당연한 수순이다. 나 역시 칸트의 사상을 존중한다. 틀리고 맞고를 떠나 경험을 중시하는 그의 생각에 나는 철저히 찬성한다. 가끔 어떤 이들은 자신이 그 일을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자신이 직접 경험을 한 것인양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게 쉽게 조언을 준다. 그런 조언은 금물이다. 


「제3의 신」의 저자는 신의 존재에 대해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결부하여 자신만의 철학을 주장한다. 무신론자에 가까웠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긴 했으나 종교에 심취한 사람들에게서도 뭔가 드는 의문이 있다. 경험에 의한 것만 제대로 된 이론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칸트의 사상은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독이었을 것이고 그 책의 저자는 철학에 조예가 깊은 예일대학의 교수이다. 사람들마다 칸트의 종교에 대한 의견을 분분하다. 칸트는 우리의 인생에서 받지 못한 선은 죽은 후의 세계에서 모두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니 칸트가 완전히 신의 존재를 부정한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런 점들이 나의 칸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는 '불안'에 대해서도 버려야 하는 나쁜 감정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불안은 오히려 우리 사회의 발전을 도모해 온 원천이라고 설명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우리가 지금껏 이뤄낸 것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의 그 많은 발명품들은 왜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불안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경험이 현재 우리를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한다.


칸트의 사상은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게 한다. 동양사상의 선구자들 중 순자(사람은 본디 악한 존재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순화되어야 함을 이야기한 현자)의 사상과도 비슷한 철학을 가진 그는 우리가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 함을 강조한다. 나는 사람이 악하다는 의견에는 글쎄 찬성하지 않지만 끊이지 않고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에는 의견이 같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배우고 익히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를 토대로 더 나은 방향의 무언가를 창조해낸다. 


「나는 오늘 칸트를 만나 행복해졌다」의 저자는 단순히 칸트가 강조한 사상을 이 책에서 또 다시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칸트의 사상을 풀어낸다. 이러한 집필 방식이 너무 맘에 든다. 왠지 책 한권을 읽으며 여러 권의 책을 읽는 듯한 그 느낌이 좋다. 그리고 한 사람으로써 경험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다른 누군가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공유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 나는 오늘 칸트와 이 책의 저자를 만나 행복해졌다.


※ 칸트를 만나 더 행복해질 기회를 얻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이 책을 읽고 쫑쫑은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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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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