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책방
  1. 우수 리뷰
주간우수

이미지

도서명 표기
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
글쓴이
이원흥 저
좋은습관연구소
평균
별점8.9 (24)
추억책방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학교에서 반공 포스터와 반공 표어 공모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반공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들리지만 당시만 해도 반공 관련 웅변 대회나 포스터 공모, 글짓기 대회가 꾸준히 열릴 정도로 반공 교육이 활발한 시기였다. 당시 나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반공 표어 공모 수상으로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며칠 간 반공 표어 짓기에 몰두를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이랑 놀지도 않고 집에 돌어와 아끼던 새 공책에 반공 표어를 쓸 정도였다. 창작(?)의 고통을 느끼면서 반공 표어를 썼지만 끝내 완성은 하지 못 했다. 몇 단어 되지 않는 표어 만드는게 그리 쉬운게 아니라는 걸 어린 나이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끼던 새 공책은 빛도 못 보고 헌 공책이 되어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오래 전 인상깊게 읽은 책이 한 권 있다. 박웅현이 쓴 [책은 도끼다]로 독서의 진정한 맛을 내게 알려 준 고마운 책인데 저자가 카피라이터라 더 기억에 남는다. 평소 30초라는 짧은 광고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카피를 만드는 카피라이터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이 "나에게 이원홍은 축복이다"라며 단독 추천한 이원홍의 책을 만났으니  [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이다.



 저자 이원홍은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다르게 생각해서 바르게 만듭니다", "누구에게나 4분 30초의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등 우리에겐 낯익은 유명 광고 카피를 만든 28년차 카피라이터다.



 



 









 

 저는 카피라이터입니다만, 광고 카피만 카피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만가지 접점에서 소비자와 만나야 하는 시대, 어느 비즈니스건 마케팅이 아닌 게 있을까 싶습니다. 당신의 일을, 당신의 자리에서, 당신이 더 잘하게 되는 데에 여기 제 이야기들이 알뜰하게 쓰였으면 하는 욕심, 부끄럽지만 그 욕심 하나로 썼습니다.



 - 서문 중에서  p. 6 ~7

 


 



 



 [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는 저자 이원홍이 28년간의 카피라이팅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카피를 쓰는 23가지 습관을 정리한 책으로 저자가 서문에서 자신의 이야기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욕심, 부끄럽지만 그 욕심 하나로 썼다고 했듯이 카피라이터로 종사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좋은 카피는 손이 아니라 입, 글이 아니라 말이라며 회의실에서 손이 아니라 입으로 써야 좋은 결과물(카피)이 나온다는 이야기로 첫 글을 시작하는데 회의 때 상사의 말을 노트에 빠짐없이 적느라고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될 때가 많은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입으로 쓰는 카피에 대하여), 평온하게 물 위를 헤엄치는 오리의 물 밑에는 끊임없는 발길질이 있듯이 성공한 카피 아래에는 훨씬 많은 실패가 있다면서 저자가 준비했던 카피의 실패로 힘들어할 때 후배들이 찾아와 건네 준 포스트잇과 음료수를 통해 일을 함에 있어 직장 동료의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 이야기 하고 있다(한 사람에 대하여).



 



누군가는 당신을 물로 보지만



우리는 당신을 보물로 봅니다.



 



 직장에 이런 동료 후배들이 있다면 업무가 아무리 힘들어도 직장 생활을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내게도 작년에 직장에서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응원하며 지지해 준 후배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후배 중 한 사람이 보내 준 아이스크림 쿠폰은 아직 내 폰에 남아 있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으려고(물론 쿠폰은 진작에 사용했지만)...



 





 



 저자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광고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여러 난관으로 화도 나고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스피노자의 경구인 "징징거리자 마라. 화내지 마라. 오직, 이해하라"를 떠올리며 광고주를 만나 기획 의도와 솔직한 의구심을 끝까지 경청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잘 들어야 좋은 카피가 나온다"고(경청에 대하여), 어떤 산책은 모든 책보다 낫다라며 산책을 통해 만난 카피의 신을 이야기하며 산책을 예찬하기도 하는데 모니터도 끄고 휴대폰도 던져 둔 채 오늘밤 산책을 나가리라는 저자의 글에 나 또한 읽던 책을 잠시 덮어둔 채 오늘밤 산책길을 나가고 싶어진다(산책에 대하여). 이렇게 책 중에 책은 산책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좋은 카피라이터가 되는 길은 독서가 밑바탕이 되어야 하고 책등만 읽어도 건질게 있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독서에 대하여).



 



독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갈망이다. 무엇을 어떻게 썼길래 남의 마음을 터치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하는 갈망이 있어야 한다. 그런 갈망이 가진 사람이라면 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독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책을 좋아해서 틈틈이 읽고 있는 평범한 독서인의 한 사람으로 가끔 책꽂이에 꽂힌 책에 무심코 손이 갔다가 몰입해서 오랜시간 읽을 때가 있다. 아직 나에겐 책을 읽고 싶은 갈망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만약 책에 대한 갈망이 없다면 책꽂이에 꽂힌 책들은 그저 집안 인테리어를 위한 장식품에 불과할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일정에 쫓기며 일을 하거나 프레젠테이션 발표 때문에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책에는 이런 직장인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28년차 카피라이터의 경험을 살린 저자의 조언들도 담아내고 있다.



 



일정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서 데드라인을 자발적으로 당기라거나 데드라인을 잘게 썰라며 오늘의 일정에 집중해서 오늘을 살라고 조언하고(오늘이 쌓여 인생이 된다), 실전 프레젠테이션에서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몇 가지 팁을 공유해 준다(프레젠테이션에 대하여).



 



실전 프레젠테이션에서 중요하게 기억해야할 몇가지 팁



1. 말의 순서만 달라도 감흥이 달라진다.



2. 확신은 말끝에 있다.



3. 불필요한 말은 말 그대로 불필요하다.



4. 스크린을 보지 말고 청중의 눈을 봐라.



5. 리허설을 실전처럼 하라.



6. 듣는 입장에서 할 말을 정리해보라.



7. 두 다리로 똑바로 서라.



8. 나는 전달자이고 전달하려는 내용을 저들은 모른다는 걸 명심하라.



9. 위에 열거한 것들 다 소용없다.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별로라면.



 



저자가 공유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중요하게 기억해야할 몇가지 팁을 읽다보니 내겐 아직도 흑역사로 남아있는 신입 사원 시절 호기롭게 시작했다 망쳐버린 프레젠테이션 모습이 떠오르지만(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진다) 앞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올 수 있으니 저자가 공유해 준 실전 프레젠테이션 팁을 명심해야겠다.



 





 



 평소에 SNS를 하지 않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가입만 해놓은 유령 회원이고 인기 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이 올해가 10주년이라는 이야기도 최근에 알았다. 귀찮으리즘이 제일 크겠지만 일부 유명인들을 자살로 몰아넣은 일부 악성 댓글에 대한 거부감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런데 28년차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SNS를 연습장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 회사 이야기 등 일상의 이야기에서부터 사회 현상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들을 적은 SNS에서의 다양한 짧은 글들을 읽다보면 SNS라는 공간이 그의 카피라이터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알게 된다(SNS에 대하여).



 



2013년 4월 23일 페이스북



 혼다의 카피는 인생의 모토로까지 삼을 만하다. "열심히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 현실에서 빈번히 있는 일이다. 그래도 우린 잠잘 시간 먹는 시간을 줄여 노력해야 한다. 어제까지의 나를 넘어서자!"



 



 [남의 마음을 흔드는 건 다 카피다]는 152쪽의 짧은 분량에 다른 책에 비해 작은 판형의 책이다. 부담 없이 들고 다니며 장소에 구애없이 틈틈이 읽기에 좋은 책으로 두께는 얇지만 저자가 28년차 카피라이터답게 마음에 와닿는 내용들이 많다. 카피 작법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원한다면 기대에 맞지 않는 책이지만 좋은 카피를 쓰기 위한 마음가짐이나 태도, 과정, 그 밖에  직장생활에서 도움이 될만한 동료들과의 관계 등 카피라이터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으로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은 책이라 하겠다. 만약 초등학교 3학년 때 반공 표어 공모에서 수상을 했더라면 그 수상을 계기로 지금 혹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카피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카피라이터가 되었을까? 잠시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이렇게 카피라이터의 풍부한 경험이 담긴 좋은 카피를 쓰는 23가지 습관을 정리한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하며 정신을 차린다.



 


좋아요
댓글
38
작성일
2023.04.26

댓글 38

  1. 대표사진

    추억책방

    작성일
    2020. 11. 8.

    @열공생

  2. 대표사진

    初步

    작성일
    2020. 11. 8.

  3. 대표사진

    추억책방

    작성일
    2020. 11. 12.

    @初步

  4. 대표사진

    sdking1

    작성일
    2020. 11. 9.

  5. 대표사진

    추억책방

    작성일
    2020. 11. 12.

    @sdking1

추억책방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6.29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5.6.2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5.6.29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5.6.2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6.29

    좋아요
    댓글
    5
    작성일
    2025.6.29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49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126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7.1
    좋아요
    댓글
    257
    작성일
    2025.7.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