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니는 노야는 현장 학습 신청서를 내고 보름 동안 어른과 함께 번호표가 붙어있지만 각자 이름이 있는 젖소들을 돌본다. 위가 4개가 있는 젖소들은 여물을 먹고 하루에 20리터의 젖을 만든다고 한다. 정해진 양만 우유 공장에 보내고 남은 젖으로 버터와 치즈, 요구르트를 만든다. 유기농 박람회에 참여한 할머니가 만든 요구르트가 사람들의 입맛에 맞아 노야네 요구르트 공장을 만들어 대량 생산을 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아픈지 잘 먹는지 소들을 꼼꼼히 살피며 우리도 치워주고 소 똥으로 거름을 만든다. 아빠는 그 거름을 이용하여 소들이 먹을 풀을 기른다. 밭에 거름을 뿌리고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여섯 달이 지나면 풀이 자란다고 한다. 밭을 가는 모습부터 풀을 거둬들이는 모습까지 한 페이지에 담겨있는데 목장농부의 땀과 정성이 느껴진다. 할머니는 젖 짜는 기계를 이용해서 젖을 짜고 삼촌은 젖을 모아서 요구르트 공장으로 가져가서 요구르트를 만들고, 요구르트는 전국 곳곳으로 간다.

노야네 목장이 30년이 되었고 밭에서 딴 야채를 넣은 케이크를 만들고 축하파티를 한다.

흙이 좋아서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간 작가는 그리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좋다고 한다. 노야가 사는 홍성에 있는 오리쌀로 유명한 홍동 마을에서 목장을 취재했다. 가족과 목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그림과 글은 작가와 목장 식구들의 땀과 정성이 가득하다. 예쁘게 그린 그림이 아니라 일부러 투박한 듯 그린 그림이 더 시선을 끈다. 일과사람 시리즈는 직업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작가들이 그 일터에서 그들과 함께 한 모습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