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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dong
- 작성일
- 2018.1.26
나는 4시간만 일한다
- 글쓴이
- 팀 페리스 저
다른상상
나는 인간적으로 우리 아빠를 참 좋아한다. 겉으로는 틱틱대지만 속정이 깊어서 항상 주변 사람들을 나름대로 살뜰히 챙기는 아빠의 모습을 닮고 싶다고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직업인으로서의 아빠는 크게 좋아하지도 존경하지도 않는다. 아빠는 5시 30분에 칼퇴에 가능한, 야근 공화국에서 신의 직장 쯤으로 여겨질만한 중소기업에 다닌다. 중소기업이기는 하지만 아빠의 업무 대비 꽤 월급도 많이 주는 곳이다. 아빠는 현재의 직장에 몹시 만족한다. 일 자체에서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꽤 많은 양의 수입이 보전되니 칼퇴근을 해서 그 때 정말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신다. 그래서 아빠는 자신의 삶을 나에게도 물려주고 싶어하신다. 항상 내게 아빠의 현 직장처럼 칼퇴가 가능한 강소기업을 잘 찾아서 (왠만한 대기업은 칼퇴가 거의 불가능하니까!) 이력서를 내보라고 하신다.
하지만 아빠의 권유는 내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칼퇴근을 한다고 할지라도 내가 결국 회사 밖에서 자유롭게 유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저녁 몇 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회사 통근 시간과 업무 시간 외에도 계속되는 카톡, 이메일 등을 확인하는 시간까지 포함한다면 정말 내가 자유롭게 유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고작 보고 싶은 채널을 '자유롭게' 돌려가며 TV를 보는 것 정도? 우리 아빠도 칼퇴를 해서 집에 돌아오면 내일 출근하기 전까지 아빠에게 주어진 짧은 자유시간은 주로 TV를 보는데 사용하신다. 결국 칼퇴를 한다고 할지라도 회사에 다니게 되면 나의 대부분의 시간은 회사를 위해 사용하게 된다. 은퇴 전까지 약 30년 동안 내 아까운 시간을 온전히 남의 돈을 벌어주기 위해서만 써야 한다는 사실은 좀 슬프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아빠의 현 직장과 같은 곳에 취업하여 은퇴 전까지 일하라는 아빠의 조언은 조언이 아니라 저주로 여겨진다.
하루 4시간만 일하고 세상을 자유롭게 여행하며 산다는 팀 페리스.
생각보다 젋어서 깜짝 놀랐다.
이 책의 저자인 팀 패리스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직장에서 8시간씩 꼬박 앉아있으면서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란 없다고 보았고, 그는 당차게 회사를 박차고 나와 하루 4시간만 일하면서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쓰는 그런 삶의 방식을 실천하였다. 회사 생활은 지루하다고 똑같이 생각하는 우리 둘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행동 여부'이다. 나는 막연히 '회사 생활을 하기 싫어.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고 싶어' 라고 생각만 했지만, 팀 페리스는 실제로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자신이 맞다고 생각한 삶의 방식을 직접 '실천'해보았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1장에서도 팀 페리스는 행동하지 않는 자에게 이 책의 제목처럼 하루 4시간만 일하며 살 수 있는 자유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나는 팀 페리스와 비슷한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대학 졸업 이후에 취업만이 정답이라고 믿는 한국 사회의 청년들에게, 중년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도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증명해보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해야하는 것은, <나는 4시간만 일한다>에 나오는 내용들을 나의 삶에서 직접 '실천'하는 것 뿐이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에서 팀 페리스가 제시하는 하루 4시간만 일하면서 살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직장 상사에게 원격 근무를 요청하거나, 직장에 희망이 없다면 박차고 나와 나의 사업체를 차리기, 사업을 시작한 후에는 모든 것들을 아웃소싱하여 나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등이 팀 페리스가 제시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들이다. 황당하게 들릴 법한 방법들이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로 팀 페리스가 제안한 방법들이 '황당한' 방법이라는 것을 실험해보았는가? 어쩌면 우리는 실제로 그런 일들을 도전해보지도 않은채 황당해서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다고 자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는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 만약 지금 회사에서 8시간을 꼬박 앉아있으면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불만족스럽다면, 황당한 말처럼 들리는 팀 페리스의 조언을 한 번 눈감고 따라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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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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