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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phia
- 작성일
- 2020.2.13
나는 침대 위에서 이따금 우울해진다
- 글쓴이
- 웬즈데이 마틴 저
쌤앤파커스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들은 포르노에 주인공으로 등장할 때 색골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제국주의 및 노예제도 시대에 백인들은 흑인 여성들을 예속시키기 위해 그들이 섹스에 관심이 없고 굽실거리며 걸핏하면 화를 내는 짐승 같은 존재로 또는 지나치게 섹스를 밝히고 음탕한 존재로 정형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흑인 여성들을 유모, 매춘부, 걸핏하면 화를 내는 강한 존재 등으로 정형화한 것은 여성들을 집안의 노예, 양육 기계, 들판의 노예 등으로 이용한 역사에 뿌리를 둔 것으로, 오늘날까지도 계속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흑인 여성들이 위험할 정도로 성욕이 과하다는 이미지가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에 입각해서 자신들의 욕구 충족을 위한 도구로 흑인 여성들을 교묘하게 이용해온 것이다.
인간의 진화론적 유산과 사회적 현실들은 여성들을 정해진 틀 안에 가두려고만 한 채로 역사적 사회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여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섹스를 밝히는 여성들도 있고 섹스 후에 우울감을 느끼는 여성도 있다.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 것은 정해진바 없으며, 개인의 일상적인 삶에서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인생은 짧다. 거짓되게 살다가 갈 것인가, 자신의 내부 본능에 충실하면서 충만한 삶을 살다가 갈 것인가에 대한 것은 개개인이 각자가 선택할 문제이다. 인생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이 불륜이라면 그 길을 외면하는 것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성의 성 정체성은 생물학적 원인, 사회적 통제, 문화적 여건, 생태학 같은 여러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정한 생태학적 환경에서 '난혼亂婚'은 꽤 괜찮은 종족 보전 전략이었다. 지금까지도 침팬지나 보노보 같은 영장류에서 나타나고 있는 종족 보존 전략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처럼 인간이 긴 역사 속에서 종족을 보존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선택에 의한 난혼은 자연스러운 본능에 따른 결과이다. 이런 난혼 전략은 지금까지도 여성들에게 본능적으로 내재되어 있다. 오늘날의 일부일처제와 성 정체성은 여성들에게 강제로 주입되어 그들이 성적 배타성을 가지게 한다.
우리 사회는 일부일처제를 떠받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이 결혼생활에 충실한 사람만큼이나 많다고 사회학자 에릭 앤더슨Eric Anderson은 말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히 오랜 기간 이 문제를 연구한 인류학자들은 일부일처제는 비교적 근래에 생겨난 것이고, 불완전하며, 현재의 생태학적 환경 안에서 동반자를 찾고 아이들을 양육하기에 좋은 방식일 뿐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일부일처제뿐만 아니라 결혼제도에 대한 생각이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비혼주의나 동성애자임을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자기 성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 불륜을 저지르는 것은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인간 사회의 도덕적 규범이 모든 인류의 정서를 대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페미니즘의 일환으로 여성의 성 정체성 해방을 통해서 자신의 성적 욕구 만족을 누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된다.
역사적으로 농업 쟁기 문화 산업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성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여성은 근본적으로 가정 영역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믿음을 고착화시키는 노동 집약적 산업이 중시되고 있다. 성 해방 그 자체에 관한 한, 여성들은 변한 게 없다. 제2의 페미니즘 물결, 주류 사회의 남녀 성 분류 및 역학을 거부하는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폴리아모리에 대한 체제 전복적인 관심 등등에도 불구하고 성 문제에 관해서 여성들은 변한 게 없다. 하버드 대학교와 UCLA의 쟁기 문화 연구자들은 쟁기 문화의 영향력 가운데 일부는 그것이 내면의 믿음과 가치들에 미치는 파급 효과에서 생겨난다고 말한다. 우리는 매일 쟁기 문화의 비정한 유산 속에 살고 있다. 기원전 6,000년 전쯤 처음 소를 이용해 쟁기를 끌기 시작한 사람들은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살던 메소포타미아인들이다. 현대의 여성들은 아직도 이들과 같은 쟁기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쟁기 문화 시대 특유의 환경들을 전반적으로 바꾸면 변화할 수 있을까? 여성들이 1970년 이후 생계 문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고, 육체적 힘이 중시되는 농업이나 산업에서 벗어나 생각과 협동과 혁신이 중시되는 작업 환경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또 공장이나 농장일 대신 앱 개발, 원격 웹 작업, 근무 시간 자율 선택제 등을 택하고 있다. 오랜 세월 남성들에게 유리했던 생태적 환경 자체가 여성들에게 유리해지고 있는 데다 남성들에게 힘을 실어준 상체의 힘과 악력의 이점들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있어, 지금 여성의 미래는 쟁기 시대 이전처럼 다시 빛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저 멀리 지평선에서 어렴풋하게나마 가능성의 세계를 보고 있다.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쿠나네 강 북쪽 끝에는 힘바 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1900년대 초에 독일 식민지 개척자들에 의해 거의 몰살되다시피 했으며,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나미비아 유혈 혁명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힘바 족 여성들은 남편 외의 다른 남성에게서 아이를 낳는 비율이 가장 높다. 이렇듯 불륜을 저지르는 게 흔한 일이면서도, 힘바 족은 자신들의 혼외정사 문제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공개적이다. 힘바 족의 성문화는 간통을 금기시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문화들 중 하나다. 남성의 불륜만 용인되는 다른 많은 사회와는 달리, 힘바 족 여성들은 자신의 불륜에 대해 비교적 당당하다. 힘바 족의 경우 여성의 불륜은 여러 면에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불륜을 일상화하는 힘바 족 여성들의 삶의 질은 상당히 높다. 힘바 족 여성들은 불륜을 통해서 즐기기 위한 섹스를 함으로써, 관능적인 쾌락을 추구하고 때로는 성적 만족을 느끼면서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힘바 족 여성들은 성 문제나 남성 문제와 관련해 그야말로 양과 질 모두를 중시하고 있다. 힘바 족은 강요에 의해 결혼한 여성들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 종족 보존 가능성을 높인 데 반해, 자기 손으로 남편을 고른 여성들은 일부일처제를 지키면서 오히려 종족 보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여성들의 불륜 문제는 광범위한 문제이다. 선사시대부터 진화되어온 여성의 불륜과 성적 자주성은 남성과 여성에 대해 배워온 모든 것을 뒤집어엎을 정도로 복잡하고 놀라운 면이 많다. 일부일처제를 따르느냐 마느냐 하는 여성의 결정은 자신의 환경, 생태계 그리고 성적 자아와 관련이 깊다. 개개인의 개별적 특성에 기인한다. 그러니까 여성이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 내리게 되는 모든 결정과 합의, 집안의 지원, 사회적 지원, 문화, 활용 가능한 지원들, 성욕, 위험 감수 등의 그때그때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인간의 감정은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여성의 감정에 충실히 맞추기 위해서는 남녀가 서로 충분히 감정을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 맞춰서 일일이 사회학적 통념의 잣대를 들이밀기는 곤란하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존중해주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UNTRUE'에서 벗어나 'TRUE'로 가는 첩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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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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