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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경쟁 없는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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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희, 패트릭 라이든 저
열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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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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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다큐멘터리에 이어 책까지, 대책 없이 시작했던 긴 여정이 마무리되어 가는 지금, 여전히 우리는 길을 걷고 있다. 정해진 거처도 생계를 유지할 수단도 없이, 불안정한 삶이 쭉 이어지고 있다. 솔직히 이 여정을 시작할 때는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나아갈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지와 같은 걱정과 불안을 늘 껴안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 불안정한 삶이 더 이상 불안하지 않다. 가오구치 요시카즈 님의 말씀처럼 '우주'를 마음에 품고 그때 그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가슴이 시키는 일을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이 길이 어디로 향할지, 어떻게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거듭해서 보고 듣고 배워온 자연농의 답, '이 지구 위에서 사이좋게 어울려 살아간다'라는 원칙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결국 바른 길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에 안심할 수 있다.

 

 

"인간에게 이익이 되는지 아닌지를 떠나서 원래 자연이 있고, 그 안에서 작물도, 벌레도 함께 살아가지요. 벌레가 없으면 수정도 이루어지지 않아요. 가지도 호박도 수박도, 벌이나 벌레 없이는 아예 키울 수 없어요. 원래 인간 없이도 자연 안에서 작물은 저절로 자라지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자연 그대로 두려고 해요. 마찬가지로 수확이 끝난 작물도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밭에 둡니다. 우리 사람도 그렇잖아요. 공동체에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 있어야 조화를 이루듯, 밭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물이 스스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좋다고, 가와구치 선생님도 말씀하셨어요."

 

 

우리는 물질주의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성장시킵니다.

 

우리는 경쟁에서 멀어집니다.

 

우리는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 있습니다.

 

우리는 질만 아닌 대답을 삽니다.

 

우리는 이 우주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열결된 사람들 모두

 

기쁨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그래서 저는 이런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어요. 농사법을 공부하기보다는 자연을 공부해야 합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고 시작하기를 바랍니다. 흔히 사람들은 자연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려고 해요. 그런 태도는 자연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게 아니지요. 내 선입견을 버리고 자연을 받아들여야 진정 자연을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자연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 모습을 따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세상이 있고, 거기에 내가 들어가야 해요.

 

다시 말하자면, 자연과 충분히 교감하기 위해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다음 자연이 우리에게 먹을 걸 베풀어 주지요. 우리에게 길게 느껴질지 몰라도 자연이 보기에는 그렇지 않죠. 흙 상태 같은 조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이 땅과 얼마나 교감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농사를 짓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 방법은 중요한 게 아니에요. 풀을 많이 벨 수도 있고, 적게 벨 수도 있고, 작물을 해롭게 할 수도 있고, 이롭게 할 수도 있어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자연과 어떻게 교감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땅을 갈지 않으면서부터 1년째, 3년째, 6년째, 9년째, 10년째, 해를 거듭할수록 흙의 상태가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그 변화에 맞춰 일하는 방식도 매번 바꿔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우리 인간이 원하는 어떤 모양이나 형태를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춰 작물을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네 맞게, 즉 생명에 맞게 우리가 따라가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저 자연에 맡기는 겁니다. 그게 기본입니다.

 

자연농의 기본은 땅을 갈지 않고, 풀이나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고, 비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토질과 기후, 작물의 성질에 따라 자연스레 맞추면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 그 안의 생명들에 순응하며 따르는 것이지요.

 

 

작물이 한창 자랄 땐 풀도 같이 왕성하게 자랍니다. 그럴 때 풀을 뽑지 말고 베어서 깔아줍니다. 작물이 풀에 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땅 위에 다양한 풀들이 함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풀에 덮인 흙은 햇살이나 바람, 비에 직접 노출되지 않으므로 더욱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요. 만약 풀을 싹 다 없애고 작물만 남겨놓는다면 자연스럽지 않은 환영이 만들어지고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다른 곳에서 비료를 가져와 넣는다면 땅의 조화가 무너지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다만 땅의 상태나 작물의 특성에 따라 양분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땐 밭에서 나오지만 우리가 먹지 않는 것들, 채소 껍질, 쌀겨, 볏짚, 깻묵 등을 씁니다. 가축을 키운다면 분뇨를 쓸 수 있지만 반드시 분해 과정을 거쳐야 하죠. 분뇨를 모아두면 아랫부분부터 숙성되는데 그쪽부터 쓰면 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으면 안 되고, 밭에서 나는 걸 먹는 가축들에게 나오는 분뇨 정도로 적은 양이어야만 균형이 잘 이저질 겁니다.

 

그리고 영양분을 주는 방식 역시 작물마다 다릅니다. 배추나 양배추는 영양분을 받으면 안쪽부터 새잎이 나면서 점점 더 커집니다. 가지나 고추도 꽃을 많이 피우면서 잘 자라죠. 하지만 팥이나 콩은 웃자라서 씨앗을 맺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작물의 성격에 맞춰 다른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바깥에서 들이지 않는 게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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