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드디어 숱한 사람들이 무용담을 늘어놓던  Y계곡의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붉은 글자로 쓰여진 추.락.위.험. 게다가 급.경.사.암.벽(릉)? 저는 안전제일주의인데다 겁도 무척 많은 사람입니다만 성장기의 어린이도 아니고 오늘 못하면 내일은 더 못할 것이 분명한 나이인지라 과감하게 "고!"를 외쳐봅니다. 급경사의 나무계단을 올라가면서 롤러코스터가 위치에너지를 축적하려고 가장 높은 곳으로 덜컹덜컹 올라갈때가 가장 공포가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Y계곡은 주말이나 휴일에는 일방통행이기때문에 한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난데없이 헬리콥터가 나타났어요. (헬리콥터는 숨은 그림찾기입니다.) MBC라는 글자가 보이고 열린 문 안에서는 사진기자인지 팔을 마구 돌리고 있었습니다. 휴일날 저녁 뉴스에 자주 보이는 광경이지요. 산꼭데기에 성냥개비만한 사람들이 총총이 서서 손을 흔드는 장면말입니다. 헬리콥터보랴 사진찍으랴 정체가 극심했지만 다 즐거운 추억속의 한장면이 되겠지요.

   Y계곡을 무사히 건넌 후 찍은 것이라 사진의 오른쪽에서 시작하여 왼쪽에서 마치는 것입니다. 이제는 저도 사람들이 물어보면 나도 해봤더니 어떻더라 한마디 할 수 있게 되었네요. 하지만 다음번에는 우회하렵니다. 입구에 들어온 이후에도 계속 우회길이 있으니 처음에 우회하지 않았더라도 기회가 남아있으니 걱정없습니다.

   오른쪽 신선대에는 등산객들이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지라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왼쪽 자운봉에는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지만 몇몇 등산객들은 과감하게 도전하고 선인봉에는 암벽등반하는 분들이 자일에 아찔하게 매달려있구요. 몸매가 다부진 구조원 한 분이 대기하고 있기에 가장 빠르게 하산하는 길을 물었더니 사패터널에 차가 있다면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권해주면서 다음 번에는 송추분소에 주차하라고 조언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