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수첩-여행

나우시카
- 작성일
- 2017.12.25
마흔 넘어 걷기 여행
- 글쓴이
- 김종우 저
북클라우드
"독서가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면 여행은 걸으면서 하는 독서다."(309p)
서점 서가에 꽂힌 책의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 곳이 도대체 어디일까 싶어 책을 열어보니, 다녀온 친구들에게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고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네팔의 안나푸르나 외에도 조금은 생소한 이탈리아 아말피, 터키 리키안 웨이 등이 소개되어 있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처음 걷기 여행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선천성 심장병으로 수술받았고, 부정맥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실을 전하며 걷기 여행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그러면서 걷는 법, 걷기 전에 운동하는 법, 배낭싸는 법까지 자상하게 조언해준다. 이미 등산이나 걷기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들에게 심드렁하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걷기 명상에 대한 이야기는 새겨들을 만 하다. 평상시 의식하지 않고 숨을 쉬듯이 걸을 때도 목표를 향해 가기에 바빠 전혀 의식하지 않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움직이며 몸의 관절과 근육, 호흡에 집중하다보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을 듯 싶다.
"내가 어떤 숙명을 맞이하게 되든, 내가 무엇을 체험하게 되든, 그 속에는 방랑이 있고 산 오르기가 있으리라.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체험할 뿐이니. - 프리드리히 니체" (92p)
저자는 일년에 한번씩 장거리 걷기여행을 하기위해 반 년 전에 미리 계획하여 준비하고, 여행을 다녀와서 나머지 반년 동안 여행을 기록하며 되새기다 보면 일년이 지나간다고 한다. 한 해의 중심에 여행이 자리잡고 있어 본말이 전도된 것 같기도 하지만 일년동안 애쓴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썩 괜찮아 보인다. 그런 여행에 어떤 의미까지 부여할 수 있다면 더욱 더 가치있는 인생체험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좋아하는 이유가 경치의 아름다움보다 영성이 고양되는 정신적, 종교적 체험 때문인 것 처럼 우리나라 둘레길에도 그 길 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지적이 옳다. 그러나 이야기가 만들고 싶다고 순식간에 만들어지지는 않을 터이니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지리산 둘레길이나 백두대간은 걷는 이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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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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