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립공원에 한번씩 다 가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이루려면 아직 안가본 곳에 가야할텐데 오대산은 오늘로 세번째입니다. 코스도 2년전 가을과 똑같이 상원사에서 출발하여 비로봉, 상왕봉을 거쳐서 상원사로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다음 번에는 노인봉에서 소금강 코스를 계획해 보렵니다.

 

 

 

 

   산행의 들머리에는 보도블럭을 걷어내고 넓적한 돌들을 깔고 그 위를 시멘트로 바르는 대공사중이었습니다. 월정사 입장료로 성인 한사람당 삼천원, 주차비로 오천원을 받던데 그 돈으로 이런 공사를 하는 것일까요? 등산이 목적이라 월정사 근처에도 안갔답니다.

 

 

 

 

   평평한 포장도로가 끝나고 중대사자암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시작됩니다.

 

 

 

 

급경사면을 따라 5층으로 건축된 중대사자암에서는 기와불사 신청을 받고 있었습니다. 황동기와는 기와위에 씌우는 것일까요? 아니면 기와밑에 까는 것일까요?

 

 

 

 

   적멸보궁까지 가는 길에는 석등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는데 들여다보니 스피커와 전구가 보이고, 이 스피커를 통해서 불경이 계속 흘러나왔습니다.

 

 

 

 

   등산로를 벗어나 잘 조성된 돌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는 적멸보궁은 석가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불상을 두지 않는 절을 말하며 우리나라에 5개의 적멸보궁이 있다고 합니다. 불상대신에 빨간 방석만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에 자리잡았다는 적멸보궁을 둘러보고 등산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비로봉까지는 1.1Km의 짧은 길에 고도로는 약 400m를 올라가야하니 꽤 가파른 돌계단과 나무계단이 이어집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하더라." 학창시절에 외웠던 시조를 중얼거리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덧 비로봉입니다.

 

 

 

 

   이곳에서 한숨돌리며 과일과 떡으로 점심을 대신합니다. 그런데 이 높은 산 꼭대기에 왜 그렇게 파리가 많은 걸까요?

 

 

 

 주변의 봉우리들은 연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정상부근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병꽃 군락이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상왕봉을 거쳐 북대삼거리로 가는 길을 잡습니다.

 

 

 

 

   상왕봉으로 가는 길은 주목과 자작나무의 군락지에 야생꽃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울창한 원시림이었습니다. 길가에 파헤쳐진 흙구덩이들은 맷돼지가 먹을거리를 찾은 흔적이랍니다. 대낮에는 안나타나겠지요?

 

 

  

   비로봉에서 상왕봉까지 2.3Km인데 조금씩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인데 비가 온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꽤 미끄러웠습니다.

 

 

 

 

   북대삼거리이후에는 5km의 임도가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지름길은 식생을 보호하기위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길옆에서 쉬고 있는 지친 산객들을 지나 터덜터덜 한참을 내려왔더니 국립공원 자동차가 그분들을 싣고 우리를 지나쳐 내려갔습니다. 먼저된 자 나중되고 나중된 자 먼저된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던데...

 

 

  총 11.4Km로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5시간 20여분이 걸렸네요. 조금 흐리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서 산행하기에도 아주 좋은 날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