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수첩-근교산행

나우시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6.5.13
2016. 5. 7.
서울의 동쪽에 사는 우리가 서해 연안의 섬에 가자니 상당히 멀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두시간도 안걸리는 거리지요. 수도권에 있는 백대명산 중 안가본 몇몇 산 중의 하나라는 이유도 있고, 학창시절 파견실습갔던 곳이라는 추억도 있어서 겸사겸사 가보았습니다. 강화도 화도면의 국민관광지 주차장이 잘 되어있다고 해서 그곳에 차를 대고 원점회귀산행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역시 성화를 채취하는 곳답게 전국 최고의 생기처라고 합니다. 단군왕검과의 연관을 생각해본다면 태백산이 좀 억울하겠습니다.

안내소에서는 계단로가 가파르니 단군로로 왕복산행할 것을 권했지만 등산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안가본 길을 두루 가보는 즐거움이 더 크기에 계단로로 올라가서 단군로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계곡의 오른쪽이 단군로이고, 계곡의 왼쪽이 계단로이며, 계단로의 초입은 기도원까지 차도로 되어 있는지라 연휴를 맞아 강화도로 놀러온 가족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국민관광지라는 말이 맞네요.


참성단에는 제물을 준비해온 분들이 절을 올리고 있었는데 어느 중소기업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그 날이 마침 초하루라 더 기돗발이 잘 받는 날이라고 하더군요. 제를 올리고 나서 막걸리를 정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잔씩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상 바로 건너편에는 헬기장과 초소가 있었고,

그너머의 암릉길을 따라가면 함허동천이나 정수사 방향으로 가는 것이기에 우리는 반대편 단군로 쪽으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있었던 날이었지만 그래도 산아래 마을과 서해가 아련히 보였고,

우리나라 국적기도 어딘가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산길은 함허동천쪽 암릉길보다는 못했겠으나 그래도 암릉타는 재미가 아기자기하고 조망도 빼어나 작은 도봉산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왜 100대명산에 꼽히는 지도 알것 같은 재미난 산행이었습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의 가벼운 산행지로도, 역사기행지로도 추천할만 합니다. 저에게는 강화도로 실습나왔던 대학생시절이 떠올라 더욱 각별한 산행이었구요. 운동이라고는 생전 안하던 창백한 청년시절보다 차라리 지금이 더 활기찬 중년인 것 같습니다. 참성단 계단에 앉아서 단체사진을 찍었던 그 친구들은 다들 곱게 잘 늙었겠지요?
- 좋아요
- 6
- 댓글
- 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