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수첩-해외산행

나우시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7.11.18
2017. 10. 7.

캐나다 로키의 진주라고 불리는 루이스 호수변에서 빅 비하이브 트레일을 시작했다. 호화스러운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옆에는 캐나다 철도회사에서 산악가이드로 일했던 스위스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한 자그마한 동상이 서있다. 산이라는 공통분모때문일까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일었다.

전날 내린 눈 덕분에 자못 심설산행의 분위기를 풍기는 산길을 따라 루이스 호수를 내려다보며 걸어갔다.

곧 이어 작은 미러 호수가 나타났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려하자 가이드는 조금 만 더 가면 멋진 호수가 나온다며 재촉했다. 나중에 이곳에서 내가 점심을 먹게 될 거라는 사실을 이때는 알지 못했다. 호수뒤로 빅 비하이브가 보였다.

곧 이어 가이드가 말했던 아름다운 아그네스 호수가 나왔고 여기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데 새들이 나타나 과자를 채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새들이 한두번 해본 것이 아니라 상주하는 직원들처럼 능수능란한 솜씨라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곳에 작은 산중 레스토랑과 화장실이 있어서 쉬는 동안 남편이 무릎이 안좋아서 더 이상 산행을 할 수 없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산행을 하고나면 쉬면서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힘든 코스는 아니어도 연속 산행이 무릎에 무리였던 모양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행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지만 아픈 사람을 두고 떠날 수는 없어서 일행은 모두 빅 비하이브로 올라가고 나와 남편은 남아서 핫초코를 마시며 몸을 녹였다.

빅 비하이브와 리틀 비하이브는 우리나라 마이산(http://blog.yes24.com/document/8833927)의 숫마이봉과 암마이봉같은 형태로 모두 루이스 호수를 조망할 수 있다. 오른쪽 아래의 검은 언덕이 빅 비하이브인데 그곳 정자에서 일행들은 점심을 먹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냥 내려가기는 아쉬워 리틀 비하이브로 올라갔다.

왼쪽에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이 보이고 우리는 옆구리에서 루이스 호수를 내려다 보지만 일행들은 빅비하이브에서 호텔을 정면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일행들보다 한참 일찍 내려온터라 호텔 커피숍에서 여유있게 차와 케잌을 먹고 캐나다 로키의 멋진 풍경이 담긴 내년도 달력도 사고 루이스 호수변을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


호수변에서 배를 탈 수 있도록 빌려주었는데 걸어다니면 몸에서 열이 나지만 가만히 앉아서 배를 타기에는 너무 추운 날씨라 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이어 도착한 일행들이 너무나 좋은 산행이었다고 한결같이 말했지만 몸이 따라가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 오르기전 캘거리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며 쫑파티를 했다. 지나고 보니 산행의 경험이나 신체조건이 각각 다른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일정을 짜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단체 산행을 주선한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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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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