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문학 Review

쁘띠쁘띠
- 작성일
- 2015.5.22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 글쓴이
- 서정오 저
현암사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전래동화책들은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창작동화나 외국의 동화들이 점점 더 다양한 형태로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래동화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에 더 큰 흥미를 느낀다.
이 책【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는 전래동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볍게 책장을 훌훌 넘기며 기분 좋게 읽어 나갈 수 있는 책이다. 이미 알고 있던 전래동화는 물론 지금껏 들어보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말 그대로 책 한 권에 백가지의 전래동화가 들어 있으니 웬만한 이야기는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의 첫 번째 특징은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바로 앞에 앉혀 놓고 직접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처럼 편안한 이야기체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옛날 오랜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고 까막까치 말할 적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저자는 이야기 보따리 할아버지가 되어 능청스럽게 옛날 이야기를 풀어 놓고 있다. 그런 편안한 어투 덕분에 이야기에 쉽게 흥미를 가지고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되는 듯 하다.
이 책의 두 번째 특징은 독자의 편의를 위해 성격이 비슷한 이야기들을 6가지 주제(1 모험과 기적, 2 인연과 응보, 3 우연한 행운, 4 세태와 교훈, 5 슬기와 재치, 6 풍자와 해학)로 분류하여 묶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류 덕분에 전래동화를 하나씩 읽을 때마다 그 동화에서 어떤 점을 취할 수 있을지를 판단할 때 방향키와 같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점이 좋다.
주로 권선징악적인 주제를 많이 다루는 전래동화의 특성상 이야기마다 전하려는 메시지와 가르침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메시지들을 파악하는 데 저자의 분류가 유용하다. 처음부터 주제를 분류해서 이야기를 담아놓았기 때문에 아직은 이해가 부족한 아이들이라도 동화를 읽으면서 헤매지 않아도 되고, 더 쉽게 동화 내용을 기억할 수 있을 듯 하다.
예전에는 '배추도사 무도사'나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 등 우리의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TV 만화도 나오곤 했지만, 요즘엔 어린이 만화도 정체 모를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만 가득한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
전래동화는 오랜 시간을 두고 구전되고 글로 다듬어지면서 내려온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정제되고 교훈적이며 해학적인 내용들이 많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부모가 이 책을 매일 먼저 읽고 하루에 하나씩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 정서적으로나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나 많은 전래동화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펴내 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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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