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제한 상품은 성인 인증 후 작성 가능합니다.
인증 하시겠습니까?
공지사항
공지사항
[5회 대회 대상] 헤어짐, 다시 잡은 손
- 작성일
- 2008.10.06
헤어짐, 다시 잡은 손
-하근찬의 ‘수난이대’를 읽고
광주 금당초등학교 6학년 4반
누구나 한번쯤은 다른 사람과 헤어져 있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을 때, 친한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한참을 울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헤어짐은 결국 만남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런 힘을 하근찬의 ‘수난이대’ 을 통해 느꼈다.
지금까지 나는 책과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것 같다. 평소 역사에 관한 책들을 주로 읽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추천하는 도서들은 읽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이 한국단편소설을 추천해 주셨을 때에도 그다지 읽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와 소설이 결코 다른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처음에 나는 소설이라는 것에 편견을 두고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참 급격한 역사를 겪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단편소설들 속에는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왔다. 내가 여러 단편소설들 중에서 하근찬의 ‘수난이대’를 고른 것은 다른 소설들과 달리 6.25전쟁이나, 남과 북,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참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 박만도는 3대독자인 아들 진수가 전쟁터에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몹시 들떠 고등어 한 손을 사 들고 일찌감치 역으로 마중을 나갔다. 나도 예전에 부모님 없이 2주일 동안 중국을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만났을 때 울 정도로 기뻤던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몇 장 책을 넘기지 않았을 때부터 그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전쟁터에서 아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을까?
사실 박만도는 일제 때, 징용으로 끌려가 한쪽 팔을 잃은 슬픔을 겪어야 했기 때문에 아들이 병원에서 나온다는 말을 듣고 더 노심초사 했을 것이다. 그는 설마 아들이 자신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는 일제 때, 징용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은 목숨을 잃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아픔이 소설 속에 그래도 스며있어 책을 읽으면서 참 분하다고 생각했다. 또, 팔을 잃은 후 얼마나 비참하게 생활을 했기에 아들만은 같은 운명을 겪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기차가 도착하고 그는 아들이 한쪽 다리만을 이끌고 내리는 것을 보고는 분노하여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서 가버린다. 솔직히 나는 안타까웠을 테지만 아버지로서의 그의 행동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아버지의 입장이었다면 다른 감정들은 숨기고 가장 먼저 뛰어가 살아 돌아온 아들을 반갑게 끌어안아줬을 것이다. 그래도 박만도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막에 들러 아들에게 국수를 먹인다. 나는 이 부분은 참 좋았다. 내가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순 없지만 왠지 모를 훈훈함이 가슴이 채우는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서 둘은 고등어 한 마리 사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집에 돌아가기 위해 아버지는 혼자서 건넜던 개울을 만난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서로의 팔과 다리가 되어 살아가자고 아들을 업는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가 들고 있던 고등어를 두 손에 꽉 쥔다. 누구나 이 소설을 읽었다면 이 장면에서 가장 큰 울림을 받았을 것 같다. 나도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도우며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장면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머릿속에 그려져 아름다웠다.
예전에 6.25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전쟁의 아픔으로 지금도 우리나라는 “절름발이 국가”와 같다고 생각했었다. 하근찬의 ‘수난이대’ 속 아버지와 아들처럼 말이다. 나는 아버지와 아들을 보면서 하나 되지 못하고 아직도 헤어져 살고 있는 많은 이산가족과 현재 남과 북의 현실을 생각했다. 나는 ‘수난이대’ 속 아버지와 아들이 보여준 모습처럼 우리나라도 다시 손을 마주 잡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어쩌면 우리나라도 한쪽 팔과 다리를 잃고서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는 것을 아닐까?
하근찬의 ‘수난이대’는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서 짧고 간단한 이야기에 속한다. 하지만 나는 그 짧은 이야기 속에서 헤어짐 우리의 현실과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모두 보았다. 나는 믿고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는 꼭 다시 손을 마주 잡을 것이다.
이전글
[5회 대회 고학년 최우수상]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2008.10.06다음글
[발표] 제5회 YES24 어린이 독후감 대회 결과 발표
2008.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