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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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대회 금상 6학년] <꾀주머니 뱃속에 차고 계수나무에 간 달아놓고>를 읽고

작성일
2008.10.06

<꾀주머니 뱃속에 차고 계수나무에 간 달아놓고>를 읽고

 

서울교육대학교부설 6학년 2최서경

 

 

제목이 긴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토끼전>을 읽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토끼전>의 내용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토끼가 자라에게 속아 용궁에 갔다가 간을 빼앗기게 되자 기지를 발휘해서 무사히 도망 나온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그 내용을 뻔히 알고 있기에 굳이 책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고 나니 내가 우리 고전을 정말로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토끼전>에 나오는 각 등장 인물(사실은 용왕을 제외하고는 동물)의 성격을 꼼꼼히 들여다 보게 되었고 우리 조상들이 고전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추측해 보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의 주인공인 토끼에 대한 나의 판단은 여러 번 바뀌었다. <토끼전>의 줄거리를 간단하게만 알고 있을 때는 토끼가 꾀를 써서 용궁에서 탈출한 똑똑한 캐릭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육지로 돌아온 토끼가 도망가는 통에 불쌍한 별주부가 죄책감에 시달려 결국은 자살하게 된다. 이 부분을 읽고 토끼에 대한 나의 생각이 정반대로 바뀌게 되었다. 별주부는 용왕을 위해 기꺼이 육지로 올라와 토끼를 잡아 온 충신인데 자살까지 하게 되니 별주부가 불쌍했고 그를 그렇게 만든 토끼의 꾀가 사악하고 야비하게 생각되었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자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그래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별주부가 충성을 바친 용왕은 어떤 사람인가? 자신의 몸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하는 사람이다. 토끼의 간이라고 하니까 순대를 먹을 때 함께 주는 간처럼 우리가 먹어도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동물을 등장시켜 인간의 이야기를 풍자한 우화이므로 토끼도 인간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용왕이야말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목숨 정도는 우습게 보는 사악한 지도자이다. 그리고 말도 안 되는 토끼의 말에 속을 정도로 무능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별주부는 국민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런 왕에게 무조건 충성을 바치는 신하일 뿐이다. 별주부뿐만 아니라 다른 신하들도 용왕의 말이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고 역시 토끼에게 속을 정도로 무능하다.

나는 이런 점들 때문에 비록 자살한 별주부가 불쌍하기는 하지만, 토끼의 거짓말은 현명한 행동이었다고 다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토끼전>과 같은 고전은 조선 시대에 민중들 사이에 널리 퍼진 이야기를 소설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때의 민중들이 바라던 것이 소설에 스며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아마 조선 시대의 민중들은 자신들을 잔혹하게 괴롭히는 왕이나 탐관오리들에게 조롱하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만든 것 같다. 토끼가 무사히 육지에 도착해 도망갈 때는 통쾌해 했을 것이다. 그런데 왕의 신하 중에서 혹시 착하긴 하지만 왕의 말이라면 무조건 잘 듣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불쌍하게 여겨서 이 책의 별주부는 죄책감을 느껴 자살하게 만든 것 같다.

나는 <토끼전>뿐만 아니라 다른 고전들도 제대로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마 <토끼전>처럼 새로운 것을 많이 깨닫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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