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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대회 금상 5학년] 해룡아! 내 마음 알지?
- 작성일
- 2008.10.06
해룡아! 내 마음 알지?
- <전교모범생>을 읽고
서울마포초등학교 5학년 3반 박나윤
책 제목에 나오는 모범생이라는 말! 그것도 전교모범생이라는 말을 생각해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모범생은 우선 공부를 잘 하고, 옷을 단정하게 입고, 욕을 하지 않는 학생이다. 그런데 해룡이는 내가 생각하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다. 공부도 별로고 겉모습도 꼬질꼬질하고, 거기다가 욕을 엄청 잘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해룡이는 문제아이다. 문제아인 해룡이를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내가 떠오른다. 나도 해룡이만큼 사고뭉치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고뭉치다. 이건 내 생각이지 사람들이 나에게 하는 말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누구보다도 해룡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해룡이가 체육시간에 장난을 쳐서 독사선생님한테 심하게 혼난 일, 준비물 안 챙겨 와서 얻어맞던 일을 보면서 엄마한테는 다 말하지 않았지만 나도 몇 번 그래봤다. 수업 시간에 장난을 쳐서 선생님께 이름 불린 적도 있고, 준비물 안 챙겨 와서 일주일간 청소당번을 한 적도 있었다. 해룡이는 아마 마음 속으로는 자신을 많이 원망했을 것이다. 나도 내가 준비물을 안 가져 와 놓고선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조금만 더 신경쓸 걸 그랬어......”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우리 선생님도 가끔 알림장에 준비물을 적으라고 하실 때 빠뜨려놓고 우리들한테 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해룡이도 나도 가끔씩 실수로 그럴 수 있다는 걸 왜 아무도 몰라주는 걸까?
해룡이와 관련 된 사건 중 가장 골치 아팠던 사건이 있었다. 그것은 전교모범생 상장 사건이었는데 사람들은 반장인 영훈이가 원래 그 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썽꾸러기 해룡이가 그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그 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심하게 반대를 했고 해룡이와 해룡이 엄마에게 상처를 주었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것은 교장선생님이 해룡이한테 주겠다고 한 상인데 학부모들은 교장선생님한테 따질것이지 해룡이에게 화를 내며 따지는 것이다. 해룡이도 해룡이 엄마에게는 금쪽같은 아들인데 자기 아들이 학교에서 나쁜 아이로 오해받고 있으니 얼마나 속상할까? 사실 그 상장을 해룡이도 받기 싫어했다. 해룡이도 자기가 전교모범생이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받은 상장이고 엄마한테 기쁨을 안겨주기 위해서 받은 상장인데 이런 문제가 생기고 말았던 것이다. 하필이면 해룡이가 짝사랑하는 지민이한테서도
“해룡이 너한테 실망했어!”
라는 소리를 들었다. 해룡이가 참 불쌍한 순간이었다.
나는 5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잘 보기 위해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다. 그리고 드디어 기말고사를 보는 날이 되었다. 국어 수학이 끝나고 사회시험을 보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내 책상에 있던 미니사회전과를 집으시더니
“박나윤! 이게 왜 책상 위에 있니? 지금은 사회 시간이야”
라고 하셨다. 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나도 내 책상 위에 놓여있는 미니사회전과를 못 보았으니까. 잘 생각해보니 수학시험이 끝나고 사회공부를 10분이라도 더 하기 위해 친구와 문제를 서로 내주고 있었다. 친구가 사회시험 보기 전에 내 책상 위에 턱! 하고 던져 놓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부정행위를 한 사람으로 인정되었었다. 억울한 마음 때문에 울기도 했는데 다행히 아무 죄가 없다는 게 확인되었다. 물론 그 전과를 못 보고 내려놓지 않은 건 잘 못한거지만 내가 2분 안에 사회전과를 펼쳐 볼 수 있냐는 것이다. 그 사건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사회점수가 0점으로 날아가 버릴 뻔했다. 날 믿어준 고마우신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0점 처리는 안 되고 일주일간 청소당번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 그때 나에 대한 나쁜 소문들이 학교 전체에 쫙 깔렸었다. 나는 그 당시 5학년 전교어린이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그래서 모범생 보다 훨씬 모범생처럼 보여야 되는 전교어린이부회장이었던 거다. 전교어린이부회장이 부정행위를 해서 어쩌구저쩌구하면서 사람들은 사실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었다. 그땐 정말 마음에 상처가 심해서 학교 가는 것도 싫었다. 지금은 평범한 학생으로 별문제 없이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다.
해룡이와 나는 닮은 점이 참 많은 것 같다. 우선 밝고 명랑한 성격이 닮았다.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장난을 심하게 치는 것도 닮았다. 가끔 억울한 처지가 되어 속상한 일을 겪는 것도 비슷하다. 그렇다고 나와 해룡이가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와 해룡이도 보통 아이들처럼 똑같은 사람이다. 언젠가 해룡이도 나도 누구든지 다 인정하는 전교모범생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해룡아, 나윤이야. 해룡이 네가 이 책의 주인공이라서 이 책을 정말 인상 깊게 읽었단다.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어서 참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가 불쌍하기도 하단다. 그래도 너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만. 뭐 어쩌다 사고 칠수도 있는 거지. 그치?
내가 진짜 장담하는데 해룡이 너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올 해 안에 반드시 전교모범생이 될 수 있을 거야. 지민이한테도 사랑받을 수 있어. 하지만 너무 안타깝다. 지민이가 전학을 갔으니까 슬퍼서 어쩌니? 그래도 너의 그 밝은 미소는 잃지 마. 알았지? 그럼 다음에 또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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