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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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은상] 요술 연필과 함께 한 책읽기

작성일
2009.10.08

요술 연필과 함께 한 책읽기.          

 

서울 서울가원 4학년 반 홍세림

 

이럴 수가....! 연필이 요술연필 이라고? 난 이 책 제목이 너무 신기해서 당장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연필이 요술을 부려서 쓰기 싫은 숙제도 다 해주고 연필과 함께 환상적인 요술 세계로 여행가는 것을 상상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연필의 주인이 문제를 풀다가 틀리게 되면 이 요술연필이 지우개가루를 밟아서 더 이상 못 쓰도록 한 다음 눈치를 챌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 정말 멋진 일이었다. 시험볼 때 이 요술연필만 있다면 시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았다.

이 이야기의 사건은 학교 앞 어느 문방구에서 시작되었다. 이 요술연필의 이름은 ‘페니’ 인데. ‘페니’가 팔려가던 날은 바로 개학전날이여서 문방구의 특별 세일이 있던 중이였다. 그래서 덕분에 페니는 더더욱 쉽게 팔려 갈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잘 팔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페니가 영어백과사전과 함께 사은품으로 붙어 있었던 때문이었다.

난 이때 만약 페니가 영어백과사전과 함께 붙어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사람들이 수 천 명이 왔어도 팔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예쁜 연필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전과 함께 붙어 있는 덕분에 팔려 가는 동안의 울렁증과 큰소리, 흔들림, 등을 태연스럽게 잘 이겨낼 수 있었다.

페니가 팔려간 집에는 ‘랄프’란 이름의 남자아이가 있었다. 랄프는 공부하는 걸 싫어하는 좀 한심한 아이였다. 랄프의 필통에 들어가게 된 페니는 랄프가 수학시험에서 1등하도록 도와주게 된다. 그러나 심술궂은 매직펜 때문에 매일 구박만 받다가 결국은 매직펜에게 혼이 나고 필통에서 ?겨나 소파 위로 떨어지게 된다. 근데 하필 그 날이 랄프의 집에서 소파를 바꾸는 날이어서 페니는 집을 떠나게 되었다. 페니는 순식간에 버림받고 외로운 처지가 돼버렸다.

난 이런 페니에 마음을 이해했다. 왜냐하면 나도 언젠가 학원 버스에서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아 외로워서 학원을 끊으려고 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정말 마음이 아프고 서러웠다. 페니도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운좋게도 랄프와 단짝 친구인 ‘지니’ 집에 소파가 배달되었다. 지니는 똑같은 연필이 1000개가 넘어도 랄프 것만 콕 찍을 수 있을 만큼 평소에 랄프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 덕분에 지니는 쇼파에 깔려있던 연필을 발견하고 그 연필이 바로 랄프 꺼라는걸 확실히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페니는 운이 좋은 연필이었다. 그 많은 집중에서 바로 랄프 친구인 지니 집에 가게 되다니..... 하지만 이 보다 더 좋은 운을 만들기 위해 도와준 학용품이 있다. 바로 그 학용품은 페니의 유일한 친구이자 같은 필통에 있던 ‘수정액’ 이었다. 페니가 짜릿한 모험을 하고 집에 돌아오고 있을 동안에 페니가 매직펜에게 당해서 쫓겨났다는 것을 알게 된 수정액은, 화가 나서 매직펜의 뚜껑을 밖으로 날려버리고, 페니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매직펜을 소파로 던져 버렸다. 이 때 마침 돌아온 페니는 자기가 겪었던 모험을 수정액에게 이야기 해주고, 수정액이 매직펜에게 복수해 준 이야기를 나누며 매직펜이 없는 평화로운 삶을 살게 되는 이야기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짜릿하고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이야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꽤 많은 학용품을 가지고 있다. 엄마는 그런 나를 “욕심쟁이!”라며 혼을 내지만 나는 새로운 학용품을 보면 갖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다. 그런데 만약 진짜 이렇게 말하는 학용품들이 있다면, 그 학용품들과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상상을 해 봤다.

형제가 없는 나는 가끔 혼자있는 게 심심하고 외로울 때가 있는데 학용품들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험을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술펜을 갖게 되는 건 더욱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가진 많은 연필들을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페니>같은 연필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좀 섭섭했지만 문득 내가 안 보고 있을 때 저희들끼리 말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학용품이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 소중히 다루고 때로는 나 혼자라도 학용품놀이를 하며 이야기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은 뒤부터 내 필통 속의 학용품들이 예전과 달리 보이는 것 같았다. 비록 요술을 부리진 못하지만 나와 함께 지내는 내 학용품아! 앞으론 너희들을 더욱 소중히 다룰게. 우리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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