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을 읽고
 
경기 수원신성4학년 반 김예원
 
엄마께서 처음‘샬롯의 거미줄’ 이라는 책을 보여주시며“여기서 샬롯이 누굴 것 같니?” 라고 물어봤을 때 난 책 표지에 나오는 예쁜 여자 아이를 가리키며“이 여자애요!” 라고 대답을 했다.
‘샬롯’이라는 예쁜 이름을 처음 접하는 순간 난 당연히‘여주인공의 이름이겠지?’ 하고 짐작하면서 첫 페이지를 펼쳤다. 그런데‘샬롯’이라는 예쁜 이름의 정체를 알고 나서 좀 의아했다. 예쁜 소녀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 징그럽게 생각하고 거부감을 느끼던 거미의 이름이 샬롯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나의 호기심을 확 끌었다. 작고 약하게 태어났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게 되는 새끼 돼지가 나오는데 다행히 농장 주인의 딸 펀의 애절한 설득으로 새끼 돼지 윌버는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 펀과 헤어져‘펀’의 삼촌 주커만 농장에 팔려가게 된다. 윌버는 그곳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외로움에 지쳐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나는 문득 이사를 해서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못했던 몇 개월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전에 있던 학교와 친구들이 그리워 학교가기 싫다고 울던 내 모습이 꼭 윌버와 닮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슬픔에 빠져있던 윌버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니. 윌버? 내가 친구가 되어 줄게." 하고 윌버에게 다가와준 것이 거미‘샬롯’ 이었다. 거미줄에 걸려든 벌레들을 잡아먹고 벌레의 피를 아주 좋아한다는 샬롯의 첫 이미지는 지독하고 잔인하고 교활한 느낌이었다. 꼬마돼지 윌버도 샬롯을 보고 놀랐지만 나도 샬롯을 보고 너무 징그럽게 느꼈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윌버가 베이컨이 될 운명이라는 얘기를 듣고 실의에 빠지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샬롯은 윌버를 구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다.
‘도대체 작은 거미가 자기보다 큰 돼지를 어떻게 구한다는거지?’ 너무 궁금했는데 돼지 윌버를 살리기 위해 헛간 위에 거미줄로‘대단한 돼지’, ‘훌륭한’, ‘눈부신’ 등의 글자를 새겨 윌버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특별한 돼지로 만들어 주었다.
사람들은 돼지 위에 새겨진 거미줄 글자를 보기 위해 농장으로 몰려오고, 주커만씨는 돼지를 더욱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윌버에게 정성을 쏟으며 키우게 되었다. 유명해진 윌버가 박람회장에서 특별상을 받게 됨으로써, 윌버를 살려내겠다는 샬롯의 약속이 결국 지켜졌다. 친구를 구하려는 진정한 의리를 보고 좋지 않았던 샬롯의 첫 이미지가 사라지고 따뜻한 진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하찮고 징그럽게만 여겨왔던 거미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는 정말 행복한 결말을 기대했지만 끝내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품평회에 구경 온 수백 명의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회색거미 한마리가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는 걸 모르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나는 친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조용히 죽어간 샬롯 때문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하찮은 거미 한 마리의 죽음이 아니라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과 같은 슬픔이 느껴지고 마음이 울렁거렸다. 처음엔 돼지와 거미가 친구가 된다는 건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샬롯의 거미줄을 읽고 나서 순진하고 귀여운 꼬마 돼지‘윌버’와 현명하고 헌신적인 거미‘샬롯’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단짝 친구로 느껴졌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와서 적응을 못해 힘들었던 시절 내게‘샬롯처럼 좋은 친구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말이다. 비록 샬롯과 윌버의 대단한 우정만큼은 아니지만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고 친절하게 되해주는 친구가 너무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친구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주기를 바라기보다 샬롯처럼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서 도움이 되는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