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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5학년] 아이들이 학원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
- 작성일
- 2013.10.18
아이들이 학원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
서울 서울반원초등학교 5학년 반 이현*
<수일이와 수일이>를 읽고
.
덕실이는 참 친절하다. 그리고 책임감이 있다.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라고 할 때 책임을 필요로 하는 일들에 대한 거면 한편으론 잘 리드하고 싶어 하면서도 막상 자기가 책임져야 할 단계가 오면 책임이고 뭐고 나 몰라라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다. 그런 사람이 있어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다. 뭐 어쨌든, 나중에 하도록 하고 덕실이는 끝까지 나 몰라라 하지 않고 수일이를 도와줬다. 덕실이는 비록 개이지만 대인배 같다. 내 생각에 수일이가 덕실이의 주인이라고 해서 이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덕실이의 책임감 때문이다. 처음부터 손톱얘긴 덕실이가 꺼낸 거다. 그렇다고 덕실이가 자기 좋다고 이런 얘기 꺼내고 이런 사태를 벌인 것도 아니다. 처음에 수일이가 자기의 분신을 갖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덕실이가 수일이를 도와서 손톱 아이디어를 꺼낸 거였다. 친절한 덕실이는 책임감을 가지고 수일이를 열심히 도왔고 계속해서 같이 다녔다. 배신이라는 비인간적인 일은 하지 않았다. 인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반면 수일이는 아직 책임이라는 막중한 무게를 들만큼 강인한 어깨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뭐 그 부분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덕실이에게 어떻게 하냐고 물었고 여느 사람들과 다를 건 없었다. 덕실이는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짜 냈지만 수일이는 어떻게 할지 몰라 방방 거렸다. 그러다가 수일이는 덕실이에게 왜 손톱 아이디어를 냈냐고 짜증을 부렸다. 나는 이 부분에서 수일이의 어깨는 아직 약하다는 걸 느꼈다. 여기서 교훈하나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자기가 한 일을 자기가 끝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손톱으로 가짜를 만들어낸 것부터 들고양이를 데려오는 것 까지. 이 모든 건 수일이가 짠 계획이다. 자기가 시작을 해서 끝을 맺어야 하는데 수일이는 그러질 못했다. 덕실이에게 짜증낸 이유도 있지만 이렇게 끝을 잘 맺지 못한 것에서도 수일이는 책임감이 없다는 걸 느껴야 한다.
만약 아빠가 수일이를 믿었다면 어땠을까? 아빠나 엄마가 일단 가정 쪽으로, 자기 아들을 더 신경 썼다면 어떻게 됐을까? 엄마가 한 번 이라도 수일이가 학원가기 싫다고 말하는 걸 제대로 들어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랬다면 수일이는 이 사건에서 나오지도 않을 텐데. 그럼 수일이는 행복했을 텐데. 왜 다들 자기 딸, 아들을 사랑한다면서 자꾸만 학원을 보내고 칭찬 한번 안 해주는 거지? 내 주변 친구들도 다 그렇다. 집에 오면 8시, 9시……. 물론 난 정말정말 행복하다만 그렇다고 그 애들이 빛을 잃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거보면 친구들도 대단한 것 같다. 어떻게 그 빡빡한 시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 물론 학습준비나 개인적으로 복습예습 하는 건 좋은 거다. 하지만 너무 한 건 아니냐는 거다. 주말마저도 학원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숙제는 어쩔 건가? 건강은? 그러면서 또 혼나게 된다. 이런 식이면 아이들은 잠도 자지 말라는 건가? 학교가기도 바빠지겠네, 이젠. 학교대신 학원이 중점적으로 자리잡혀버렸으니까. 이런데도 아이들이 살아남는 이유라면……. 어린이 고유의 ‘희망’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열심히 하면 칭찬을 해주겠지 같은 것들. 칭찬, 별거 아니지만 별거 아닌 만큼 하기 힘들다. 이런 희망정신은 학원 때문에 갇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조금만이라도 쉬게 해주면 아이들은 그 희망을 계속 키워나가게 되고 그러면 아이들은 창의력을 키워나가서 나중에 세계의 훌륭한 일꾼이 될 것이다. 창의력, 사고력 하면서 학원만 늘리지 말고,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어떨까. 그 속에서 아주 작은 원석이 나오지는 않을까.
수일이와 수일이라는 이야기는 뭔가 공감이 간다. 어른들은 정확히 가운데를 맞춰주지 못한다. 어린이는 아직 어리다고 무시하는 경향, 다 컸다면서 일을 잔뜩 시키는 경향……. 이 책에서는 첫 번째 경향이 나온다. 애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게 사실인건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런 선입견은 커져갔고 결국 어른들은 자신이 생각해야 하는 선입견의 한도를 넘어선다. 그래서 편견이 생기고 고정관념이 생긴다. 그래서 어른들은 언제나 자기가 맞는다고, 애들은 공상만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자기가 아주 대장인 줄 안다. 왜일까? 우린 공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이 갑갑한 세상을 잠시 떠나 내 세계에 가보는 것, 이게 그렇게나 문제되는 일인가? 공상 때문에 문제 되는 건 우리가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이었다. 마약, 술, 담배 이런 걸 하는 이유를 묻는 다면 사람들은 아이스크림 같은 거라고 한다. 끌리는 것. 그렇다면 왜 끌리는 걸까? 내 생각에 이건 공상이다. 그 쾌감을 맛보고 싶은 것 아닐까? 애들한텐 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정작 자기는 몸에 나쁜 걸 먹어가면서까지 자기의 세계로 빠져들어 간다. 이상한 건 도리어 어른이다. 공상은 모든 게 내 맘대로의 세상이다. 비록 사람들이 그게 뭐냐며 깔보고 무시할지라도 내 세상인 것이다.
그런데 수일이의 이 사실은 공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빤 믿지 않았다. 공상 같은 사실이 존재하겠냐는 어른. 소수겠지만 정말 0%도 존재하지 않는 걸까? 글쎄, 그건 두고 봐야 될 텐데 뭣도 모르면서 자기 멋대로 지어버리고 얼버무리고. 공상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애부터 어른까지 공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지라도 자신만의 세계에 가보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세계는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고 내 생각이 곧 법이 되니까. 어른들이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무슨 이상한 외계인이라도 되는 걸까. 공상만 하고, 자기에겐 이익이 안 되는. 정말 나쁘다. 게다가 공상은 쉽게 말하면 상상이다. 상상. 공상이 아니더라도 공상 같은 사실, 이상한 얘기, 애니까 한다는 생각은 안했으면 싶다. 만약 한다면, 나도 이렇게 생각하겠다. “어른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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