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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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묘약을 만드는 의사 선생님

작성일
2014.10.20


묘약을 만드는 의사 선생님

-‘이어위그와 마녀’를 읽고


대구인지초등학교 3학년 3반 김민*



“민승아! 민승아! 이제 일어나!”

엄마가 거실 소파위에서 자고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우시면서 말씀하셨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겼니? 자면서 그렇게 웃게.”

“엄마, 세희 누나는? 세희 누나랑같이 동아리 공원에 갔었는데...”

엄마는 뜬금없는 내 말에 가만히 나를 쳐다보셨다.

“세희 누나는 방안에서 아이패드로 친구랑 카톡하고 있지. 누나가 네 꿈속에서처럼 걸어 다녔으면 얼마나 좋겠니?”

“어! 정말?”

“어서 정신 차리고 일어나. 저녁이나 먹자.”

엄마는 한숨을 쉬시고는 고개를 흔드시며 주방으로 들어 가셨다. 그제야 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파 위에 ‘이어위그와 마녀’라는 동화책이 널브러져 있었다. 책을 읽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아! 참 재미있었는데...’ 아쉬웠다.

나에게는 누나가 2명이 있다. 세희 누나는 태어나자마자 아기 때 머리를 다쳐서 장애인이 되었다. 혼자서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집에서 누워서만 지낸다. 그런 누나와 레고 놀이를 하면서 놀기도 하고 아이패드로 동영상도 같이 본다. 때로는 서로 아이패드를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기도 한다. 누나랑 같이 집 앞 동아리 공원으로 나가서 놀고도 싶지만 집밖으로 나가서 같이 놀 수는 없어 속상한 적이 많았다.

책속에는 이어위그와 고양이가 온갖 재료를 섞어 마법의 묘약을 만드는 내용이 나왔다. 나도 꿈속에서 신비한 묘약을 만들었다. 베란다에 놓인 화분들의 온갖 화초 잎사귀를 뜯어 모으고 냉장고 속에 있는 마늘, 후추 등을 꺼내어 함께 믹서기에 넣고 갈아 묘약을 만들었다. 그 묘약을 세희 누나의 팔에도 바르고 다리에도 발랐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누나에게 파워~ 파워를... 얍!”

하고 주문을 외우자 세희 누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걸었다. 냉장고로 걸어가 주스를 꺼내 나눠 마시고는 손을 잡고 동아리 공원으로 놀러나갔다. 시소와 그네를 함께 타면서 너무 좋아 입을 크게 벌리고 막 웃었다. 그때 엄마가 나를 흔들어 깨우셨다. 꿈속이었지만 작은 누나와 함께 놀이터에 나가 놀아서 기분이 참 좋았는데 정말 아쉬웠다.

이어위그는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성질이 고약한 마녀 엄마와 악마처럼 보이는 아빠의 집에 입양이 되었다. 더럽고 죽은 뱀과 동물 뼈다귀가 널려있는 집에서 온갖 심부름을 하면서 힘겹게 지냈다. 하지만 씩씩하고 용감한 이어위그는 결코 절망하지 않았다. 고양이와 함께 잠도 자지 않고 마법의 묘약을 만들어 마녀와 악마를 친절하게 변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마녀와 악마를 이겨낸 이어위그의 용감하고 당당한 성격이 참 대단하고 부러웠다. 나는 겁도 많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하기 싫어하는 편이다. 이제부터는 이어위그를 본받아 어렵고 힘든 일도 잘 참아내고 도망가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서 꼭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꿈은 의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꿈속에서는 마법의 묘약을 만들어 누나를 걸을 수 있게 했지만 진짜로는 의사 선생님이 되어 누나를 치료해주고 고쳐 주고 싶다. 누나처럼 장애를 입은 사람들을 고쳐주고 싶다. 꿈속에서 함께 시소를 타며 활짝 웃고 있던 누나의 얼굴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세희 누나! 누나가 벌떡 일어날 수 있도록 내가 꼭 고쳐줄게.’

“누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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