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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말하지 않으면 보이는 것'
- 작성일
- 2019.12.20
'말하지 않으면 보이는 것'
말 안 하기 게임 / 비룡소
경기 성남정자초등학교 5학년 5반 박효*
이 책은 데이브 패커라는 남자 아이의 특별한 실험으로 시작된다. 데이브는 레이크턴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소년이다. 이 소년은 특이하게도 ‘말 안하기 실험’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학교 숙제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인도의 ‘간디’ 때문이었다. 인도를 독립시키는데 힘쓴 위대한 간디가 매주에 하루씩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실천했는데 그러면 마음의 질서가 생긴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마음의 질서가 생긴다’는 것은 정말 어떤 것일까? 데이브가 궁금했던 것처럼 나도 정말이지 궁금했다. 그리고 ‘말을 하지 않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도 무척 궁금했다. 그래서 방학을 맞아 나도 데이브처럼 부모님의 질문에만 세 마디로 대답하기로 규칙을 정하고 그 외에는 말을 하지 않는 침묵 실험을 직접 해 보았다. 하지만 이 실험은 오빠 때문에 억울한 일이 생겨서 화가 너무 나는 바람에 9시간 만에 실패하고 말았다. 데이브가 린지 때문에 참지 못하고 말을 해버린 것처럼 말이다.
이 실험을 하는 동안 표정, 몸짓, 손짓, 쪽지 쓰기 등을 모두 사용해 보았는데 말을 하지 않고 이것만으로 나의 생각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이 무척 힘들고 답답했다. 그래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직접 깨닫게 되었고 말 대신 다른 수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말을 하지 않으니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마음의 질서가 생긴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말을 할 때는 뒤죽박죽 엉망일 때가 많은데 침묵하는 동안에는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브와 린지의 말다툼으로 인해 시작된 남학생 대 여학생의 ’말 안하기 게임‘이라는 이 특별한 시합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도 너무 재미있었다. 몇몇 선생님들은 게임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선생님들은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며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었다. 사실 골치 아팠던 수다쟁이들에게 다시 수다쟁이로 돌아가라고 요구하는 장면에서는 어쩐지 너무 웃기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교장선생님이 강한 명령으로 게임을 중단시키려고 데이브에게 화를 내며 말했을 때는 나역시 화가 났고 한편으로는 너무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데이브는 침묵게임 중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렇게 말했다. “말하고 싶지 않을 때는 말하지 않아도 돼요! 지금은 우리가 점심을 먹는 시간이에요. 누구도 억지로 말할 필요는 없어요! 아무도 우리에게 말하라고 강요할 수 없어요!” 나는 이 장면에서 너무 팽팽한 긴장감을 느꼈던 나머지 가슴이 벌렁거렸다. 그러면서도 데이브의 용기있는 말과 행동에 크게 감동했다. 그리고 남학생, 여학생 간의 거리감을 뜻하는 '쿠티'를 뛰어넘게 된 데이브와 린지의 멋진 화해와 무승부의 결과로 나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말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데 무척이나 필요하고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은 마음속에서 질서를 세우고 많은 생각과 배려를 해야만 더 잘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이 책과 침묵 실험에 대해 내 친구들에게도 소개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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