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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달팽이가 입혀준 사자의 파란 옷
- 작성일
- 2019.12.20
달팽이가 입혀준 사자의 파란 옷
파랑이 싫어! / 길벗어린이
경남 마산상일초등학교 2학년 3반 남채*
사자가 무서웠을 텐데 달팽이는 왜 사자를 좋아할까? 책을 읽을수록 궁금했다. ‘파랑이 싫어!’에 나오는 사자는 파랑을 싫어한다. 파란 호수에서 물이 튈 때마다 사자는 깜짝 깜짝 놀란다. 달팽이, 개구리, 아기 오리 등 친구들이 호수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데 사자만 혼자 파란 물을 피해 다닌다. 친구들이 “사자야, 같이 놀자”라고 말을 하지만 사자는 자기 몸에 파란 물이 묻을까봐 도망만 다닌다. 엄마가 사준 새 원피스에 흙탕물이 튈까봐 도망 다니는 것보다 사자는 파랑을 더 싫어한다. 무서워서 두려운 마음을 가진 것 같기도 하다. 표지에 나오는 사자 얼굴은 이빨을 날카롭게 드러내고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이 무서운 표정은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기 위해 위협하는 무서움이 아니라 자신의 두려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 아닐까? 그래서 표지에 나오는 파란 호수도 삼각형처럼 뽀족하게 그려놓았나 보다.
이런 사자의 두려운 마음을 달팽이가 가장 잘 이해해준 것 같다. 달팽이는 조금씩 느리게 사자에게 다가간다. 사자가 도망을 가도 천천히 사자에게 파란 물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영을 하기 전 준비운동을 하면서 가슴에 물을 먼저 묻히는 것처럼 달팽이가 사자에게 놀라지 않게 준비운동을 시켜 주는 것 같다. 한 방울, 두 방울 달팽이가 천천히 적셔주는 파란 색 덕분에 사자의 표정은 두려움에서 점점 편안한 표정으로 변하다가 결국엔 웃는 얼굴이 된다. 예전에 내가 물이 무서워서 수영을 전혀 못할 때 아빠가 안고 물에 들어가 주셨다. 바다에 들어가면 파도 때문에 죽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빠와 아빠가 수영을 해도 나는 항상 모래밭에 앉아서 구경만 했다. 지루하고 덥고 심심했지만 무서운 것 보다는 혼자 앉아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빠는 나를 꼭 안고 발도 담궈 주고, 엉덩이도 적셔주고, 천천히 가슴까지 적셔주셨다. 무섭기는 했지만 아빠가 안고 있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알았다. 혼자 모래밭에 앉아 있는 것보다 시원한 물이 훨씬 기분 좋은 놀이라는 것을. 모두 아빠 덕분이다. 나의 손이 아빠의 목을 너무 꽉 끌어안아서 아빠 목에 멍까지 들었지만 아빠의 노력 덕분에 나는 이제 혼자서도 파도 올 때를 기다렸다가 파도타기까지 하며 신나게 놀 수 있다. 아빠가 나의 몸에 물을 적셔주고 물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없게 해주고 오히려 즐겁게 놀 수 있는 재미까지 알려주었다. 아빠가 나에게 용기의 수영복을 입혀준 것과 같다. 사자와 달팽이를 보니까 아빠가 나를 위해 노력해준 고마운 일이 생각났다.
사자도 달팽이 덕분에 두려움을 극복했다. 나중에는 사자가 먼저 달팽이에게 놀자고 말한다. 그리고 사자의 옷은 달팽이와 놀수록 흰색 옷에서 파란 옷으로 변해간다. 아빠가 나에게 입혀준 용기의 옷처럼 달팽이도 사자에게 용기의 파란 옷을 입혀준 것 같다. 편안한 마음으로 채워준 것 같다. 달팽이처럼, 나의 아빠처럼 나도 혼자 있어서 힘든 친구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냥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가서 편안한 마음의 옷을 입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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