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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새의 시선으로 봐 주세요
- 작성일
- 2020.11.19
새의 시선으로 봐 주세요
하늘이 딱딱했대? / 천개의바람
인천 검암초등학교 3학년 2반 이주*
새의 시선으로 봐 주세요. -책 ‘하늘이 딱딱했대?’를 읽고
“으악! 죽은 새다!”
동네에
있는 구립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있어 반납하러 가는 길이었다. 도서관 주차장 골목에 검은 비닐봉지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죽은 비둘기였다. 비둘기
몸 속은 다 터져서 내장이 밖으로 나와 있었다. 나도 모르게 놀라서 마구마구 뛰어갔다. 다시 돌아와 침착하게 새 부리를 보게 되었다. 까만 열매를 입에
물고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그 비둘기는 아기 새가 먹을 음식을 배달하려던 것 같아 마음이 무척 아팠다. 우울한
마음으로 도서관에 들어가보니 1층 복도 끝 유리창 바깥에 그 비둘기가 부딪힌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
책에서 황조롱이 아저씨도 ‘하늘’에 부딪혀서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다. 그래서 독수리 시장이 숲속 새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열어 그 ‘하늘’은 바로 사람들이 만든 유리집이라고 설명했다. 독수리 시장은 새들이 볼 수 없는 유리집에 돌멩이를 떨어뜨려 깨뜨리려고 했다.
하지만, 작은 새들이 돌멩이를 잡고 날아 떨어뜨려봐도 깨지지 않았다. 숲속 새들은 이대로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회의를 하면서 하늘을 천천히 날아보자고도 하고, 아침 이슬로 나뭇잎을 유리집에 붙여도 보았지만
실패는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굴굴이가 똥이 마려워서
찍 쌌는데, 그걸 보던 박새 아줌마와 독수리 시장은 새롭고도 완벽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유리집에 똥을 싸는 것’이었다. 결국 이번 아이디어는 대성공이었다. 숲속 잔치를 열어서 새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고, 신나게 논 다음, 통쾌하게 유리집 위에다 똥을 싼 것이다. 똥을 싸니 유리집은 여러
음식을 먹고 난 똥 색으로 알록달록했다. 그곳에 놀러 온 아이들도 유리집을 ‘알록달록 똥 카페’라고 부르게 된다.
사람들은
저어새나 수리부엉이 같이 멸종위기에 있는 새들에만 신경을 쓰지, 비둘기나 까치 같이 흔한 새들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왜 사람들은 흔한 동물들을 위할 줄 모르는 것일까? 예전에 미국에서는 나그네비둘기가 많이 서식했는데, 미국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이 그 비둘기를 모두 잡아 먹어서 지금은 멸종된 새가 되었다. 나그네비둘기가 멸종된 이유는 인간의
식탐 때문이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소중한 목숨인데 말이다. 다행히
책 속 황조롱이 아저씨는 부상만 당했지 죽진 않았지만, 이 세상에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죽은 새들이
무척 많다.
“죽은 비둘기도 누군가의 어미였을 거예요.”
그 도서관 유리창에 새가 부딪힌 흔적을 보고 나서 도서관 안내데스크에 계시는 아저씨께 말씀드렸다. 아저씨는 비둘기가 또 죽었냐며 툴툴거리면서 집게를 들고 밖으로 나가셨다. 사람들이
비둘기와 같은 동물들의 시선으로 보고 보호해주면 어떨까? 그 비둘기가 입에 물고 있던 열매가 떠오른다. 죽은 비둘기도 어느 아기 새의 어미였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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