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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한중록을 읽고
- 작성일
- 2020.11.19
한중록을 읽고
한중록 / 청솔출판사
인천 용현남초등학교
4학년 1반 호인*
" 역사를 안다는 건 너를 들여다보는 거울과
같은거야. 그리고 네가 앞으로를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알려주는 지혜와 같은 것이지."
엄마는 4학년쯤 되면 다른 공부보다 역사
공부를 우선 해야한다고 하셨다. 역사는 배운다는
것보다는 지난 시간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하셨다. 솔직히 나는 그 시간이
아주 늦게 오기를 바랬다. 하지만 벌써 나는 4학년이 되었다.
역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내가 경험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엄마께서는 정말 멋진 곳을 함께
가자고 하셨다. 설레는 마음으로 따라 간 곳은 바로 화성 융건릉이었다.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 설레는 마음이 완전 사라져 버렸다.
융건릉은 조선시대 사도세자와 왕비, 정조대왕과
왕비가 모셔진 곳으로 멋진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엄마께서 설명해주시는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슬프기는 했지만 귀를 쫑긋하고 들을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엄마는 나에게
책 한권을 주셨다. 그 책은 바로 혜경궁 홍씨(사도세자의 부인)가 지은 한중록이라는 책이었다.
왕의 자리는 대단한 힘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살아
남기 위해 많은 시간 노력을 하면서 버티어내는 자리 같았다. 영조대왕은 늦게 아들을 얻었는데, 그 아들이 바로 사도세자였다.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의 왕비로 어린 나이에 궁궐로 들어와 임금이었던 영조와 왕실
어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사도세자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영조)는 사도세자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간섭이고 부담이었다. 사도세자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사랑은 주지 않고 항상 기대만 했다. 그리고 아들(사도세자)을 믿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의 이간질을 믿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조와 사도세자의 관계는 멀어졌고 결국 왕이었던 영조는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하였다.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가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해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슴 아팠던
많은 날을 보내야 했다. 그런 아버지(사도세자)를 지켜보면서 가슴 아파해야 했던 정조를 지켜내야 했던 시간도 많이 힘들었다.
오랜 시간을 상처로만 살아야 했던 그 시간에 혜경궁 홍씨는 아내와 어머니의 자리를 잘 지켜내었다. 그
시간이 한참이 지나고 손자인 순조왕 때 지난날을 되돌려보면서 글을 적게 되었다. 그 것이 바로 한중록이다.
모든 역사가 아프지는 않겠지?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사랑하지만 사랑을 지켜내기에는 너무나 힘든 자리가 왕의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금이 되고, 임금의 아들이
되는 것만큼 세상에서 최고는 없을것 같다는 내 생각은 옳지 않았다. 혜경궁 홍씨가 기록한 이야기는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잘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다녀왔던 융건릉은 그런 역사가 고스란히
함께 잠든 의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아들을 죽게 한 아버지 영조의 마음,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는 사도세자의 마음, 사도세자를 떠나보내야 했던 정조의 마음은 얼마나 슬펐을까? 이 모든
마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혜경궁 홍씨의 경험과 기억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런
역사를 통해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벅찬 마음이 들었다.
역사는 정말 나를 들여다 보는 거울 같은거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사도세자와 그의 아들 정조가 묻힌 융건릉을 꼭 다녀와 보고
싶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걸었던 그 길을 다시 한번 꼭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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