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책인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근 2년만에 재독했다. "현존"이란 개념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전혀 익숙하지 않기에 톨레는 이를 간파하고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질문자로서 묻고 그에 대해 답변해주는 답변자 식의 구성을 띄고 있다. 그래서 읽다가 궁금했던 혹은 의문을 가졌던 내용이 있다면 어김없이 뒤에 답변으로 나오기에 천천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는 개념을 배워나갈 수 있다. 현존에 대한 가장 좋은 예시 두개 정도가 책에서 소개되는데 1. 쥐구멍 앞에서 쥐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고양이의 마음 2. 제자가 눈을 감고 생각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스승이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 몽둥이로 등을 때렸을 때 피하지 못하고 깜짝 놀라는 상태 (미리 알고 피하면 그 시간에 집중하고 있지 않음을 뜻함) 즉 온전히 지금 당장의 일에만 몰두, 몰입하는 것이 현존이라 볼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는 보통 이런 현존의 상태를 핸드폰을 사용할 때 느끼는 것이 문제지만. 톨레가 제안하는 현존하기 위해 알아 둘 중요한 몇가지 개념이 있는데, 그 중 세가지를 꼽자면 마음, 거짓자아, 심리시간이다.

마음:

톨레는 마음을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는 강력한 도구로 보지만, 동시에 고통과 불행의 근원으로도 본다. 우리의 생각이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 현재를 평가하고, 과거를 후회하며, 미래를 걱정하는 것 때문에 마음은 종종 고요함과 평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톨레는 마음의 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명상과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제안한다.

거짓자아 (에고):

거짓자아 또는 에고는 우리의 진정한 자아와 분리된, 외부의 조건과 평가에 의존하는 자아를 의미한다. 수양과 훈련이 되지 않은 나는 사실 내 진짜 자아가 아닌 거짓으로 꾸며진, 내 마음을 독식하고 조종하고 있는 에고일 가능성이 높다. 에고는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강화하려 하며, 이는 불안과 두려움, 갈등을 초래하기에 톨레는 에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함으로써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심리시간:

심리시간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집착이다. 톨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를 살지 않고,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 매여 있다고 지적한다. '했어야했는데,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걸 나중에 하면 행복해질거야' 등등 우리가 과거에 집착하는 바람에 후회와 미련 등의 고통속에서 살며, 미래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여 괜한 불안감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하여 톨레는 우리의 이러한 심리시간이 우리의 고통을 연장시키며,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방해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현재 순간에 완전히 집중하고 살아감으로써 우리는 심리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톨레의 핵심 메시지는 현재 순간에 완전히 존재함으로써 마음의 소음과 에고, 심리시간 등을 "알아차리"고 판단하지 말며, 객관적으로 관찰자의 입장으로서 나 스스로를 보아,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찾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예민했던 기질이 많이 누그러지고 과거에 집착하던 모습, 미래를 위해 세운 목표를 다 이뤄야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게 되었으며 감정적이지 않고 조금 더 내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만큼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을 덜어놓은 것만으로도 나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 이직을 하고 늘 부정적인 동료 때문에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톨레의 교훈을 적극 활용해볼 생각이다.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쓸데없는 걱정을 할 필요도 없으니. 그러면서 현존에 대한 적용으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려고 한다. 요새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감사일기, 소확행도 그런 개념일 것이다. 그래서 독서모임을 하면서 우리는 이 책을 읽고 달라질 나의 1년 후를 기대하며 각자의 생각을 공유했고, 약 일주일 정도 매일 어떤 것에 감사함을 느꼈는지 간단하게 공유하기로 했다. 지금 한 3일 했는데 각자 느끼는 일상에 대한 감사를 통해 긍정적인 기운을 얻고 이런 것에도 감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도 얻고 내 주위를 조금 더 관찰하기 시작하며 나 역시 더욱 매일의 내 삶에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행복을 선물하고 있다. 곁에 힘이 되는 긍정적인 사람들을 두는게 참 감사한 일이며 모든 것에서 우리는 충분히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야할 나의 인생책 끝판왕인 이유가 있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