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로운 대국, 중국이 궐기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급격한 변동을 겪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초강대국 미국의 위상이 급격히 약화되고 BRICs를 필두로 한 개도국이 약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더니 이젠 세계 최강 미국까지 따라잡을 기세이다. 사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가정에 따라 그 시기가 결정되겠지만 구매력평가기준에 의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9년이면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2019년이면 중국이 미국이 된다는 말이다.

중국의 꿈, 금융대국의 완성
세계 금융위기의 직접원인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택시장의 버블이 터진 것이지만 역사적, 경제적 측면에서 본다면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반영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1500년 이후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은 것은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었다. 그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모두 하나같이 ‘제조대국’으로 일어나 군사력을 겸비한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다음, 종국에는 ‘금융대국’이 되면서 세계의 패권을 장악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미국상황은 이미 제조대국과 무역대국의 위상을 지나 금융대국의 후반에 있다고 평가한다. 사실 미국은 오랬동안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겪고 있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위상과 금융산업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고 하는데 현재 미국이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반면 중국은 지난 30년간 값싼 노동력과 외자를 기반으로 산업대국을 이루었고 무역을 통해 세계 1위의 교역국이 되었다. 엄청난 무역흑자로 2.4조불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다. 13억의 인구를 가진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최고의 경제성장율로 경쟁국들을 하나씩 추월하고 있다. 이제 중국이 추구해 나갈 길은 명백하다. 금융대국이 되는 것이며 미국달러의 기축통화의 위상을 빼았는 것이며, 아시아에 '위안화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지금은 다만 이를 위한 충분한 힘이 축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은연자중, 조용히 실력을 키우고 있을 뿐이다.

중국의 부상, 한국에는 큰 위기다.
중국의 부상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과거 2000년간 한중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나라가 중국을 앞지른 건 최근 50년간이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잠자던 중국이1978년 이후 급속히 추격함으로써 최근 50년간의 한국의 우위가 조만간 다시 뒤집어질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우린 향후 10년 내 중국과 승부를 보지 못하면 한국은 다시 중국에 조공(이자와 배당)을 바쳐야 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럼 우리는 중국과 어떻게 승부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야 한다는 말인가? 저자는 금융업에서 승부를 내라고 조언한다. 지금 중국은 경제대국이지만 아직 경제강국은 아니며, 금융강국은 더더욱 아니다. 파생상품, 레버리지 투자의 개념조차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곳이 바로 중국이다. 한국이 중국보다 앞선 것은 반도체를 필두로 한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업이고, 결국 중국에 따라잡히지 않고 지금의 우위를 계속 이어가려면 제조업이 아닌 금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중국시장에 돈 묻어두기
애널리스트이자 금융전문가인 저자의 조언은 결국 중국의 금융자본에 투자하라는 이야기이다. 앞으로 세계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경제가 중국경제이기 때문에 중국시장에 돈 묻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자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장기적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상승국면에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개인으로서뿐 아니라 국가로서도 올바른 투자전략이라는 것이 이 책이 가져다 주는 핵심적 교훈이다.

차이나 빅뱅,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책은 달러화와 위안화가 벌이는 신화폐전쟁의 원인과 영향, 전망등의 종합적으로 분석하면서 결국 중국 위안화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아직까지는 금융산업이 낙후되어 있고, 빈부격차와 투명하지 못한 각종 제도, 고령화의 위험, 정치적 민주화, 부동산 투기와 같은 불안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을 치밀하게 끌어앉는 모습이나 조용히 금융전문가를 키우며 힘을 기르는 중국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중국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 전망보다는 긍정적 전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지 않은 측면 하나를 지적하고자 한다. 금융부분에서는우리가 중국을 앞설 수 있고 산업부문에서는 중국에 따라잡히게 된다는 논거는 수긍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는 중국이 산업이나 금융부분 모두 세계시장에서 지배적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지만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를 특화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사례가 주는 교훈도 결국 실물부문의 뒷받침이 없는 금융산업만의 발전이 가지는 한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