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步
  1. 사회/정치

이미지

도서명 표기
대한민국 독서사
글쓴이
정종현 외 1명
서해문집
평균
별점9.4 (28)
初步



   책의 역사와 독서의 역사는 다르다고 한다. 책의 역사가 저자로부터 출발하여 독자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와 과정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고 사회의
시스템과 어떤 상관성을 가졌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라면
, 독서의 역사는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읽는가 라는 독서양상과 관행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 따라서 독서의 역사는 한 개인, 개인의 독서행위가
사회속에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 추적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우리는 한 개인으로써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지만 사회전체적으로 볼 때는 일정한 흐름이 있는 셈이다
. 쉽게
말해 베스트셀러가 탄생한다는 것은 개인의 독서가 사회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예인 것이다
.



 



  이 책 [대한민국 독서사]는 해방이후 70년간의
한국 현대사를 책 읽기 문화를 통해 되돌아보고 있다
.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의 독서문화는 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 그는 한국 독서문화의 특징을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관변 독서운동, 국가의 검열, 독서를 통한 저항,
그리고 엘리트와 민중간의 지적격차를 둘러싼 투쟁으로 보고 있다. 해방이후 70년간의 한국의 독서문화는 일종의 정치, 즉 문화정치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해방이후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독서문화를 크게 1940-50년대의
재구성기
, 1960-70년대의 성장기, 1980-90년대의
성숙기
, 2000년대 이후의 전환기로 구분하고, 각 시기마다
책읽기의 인상깊은 흐름이나
, 시대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책을 통해 그 시대의 독서문화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 그것이 반드시 개인의 독서사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저자의 구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한 순간은 일정부분 개인의 독서사와 맥이 닿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관변 독서운동이나 저항으로서의 책읽기 등이 그랬다.



 



  독서와 관련하여 아직도 기억의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초등학교시절 우리의 역사책을 읽고서 시험을 쳤던 자유교양대회이다
. 삼국사기 4- 아마 고구려편, 백제편, 신라편, 통일신라편이었던 것 같다 -과 삼국유사를 읽고 시험을 본 후 성적이 좋으면 도경시대회에 나갔고, 거기서도
상위권이면 서울에 와서 전국에서 모인 아이들과 실력을 겨뤘다
. 독후감을 쓰는 것도 아니고 사지선다형
문제지를 받아 들고 시험을 보기 위해 독서를 한다는 것
, 그것도 독서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독서마저도 관여하던 시기였으나, 나로서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오는 것 같다
. 저항으로서의 책읽기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
. 최인훈의 [광장], 조세희의 [난쏘공]으로부터
시작하여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당시 가장 무시무시한 말이었던 의식화서적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지금의 책읽기와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



 



  물론 저자가 말하는 독서사의 흐름이 나
하고는 전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 199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자기계발, 성공담론이 그것이다. 위기나 불안을 자극하고 뻔한 말로 성공에 대한
희망을 주입하는 자기계발서류를 워낙 싫어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흐름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



 



  이처럼 저자의 독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현대사의 흐름과 책 읽기가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 정권에 따라 금서가 나타나고
해금되기를 반복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 그래서 저자는 독서가 정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 그러나 현재의 독서는 경제와 더 관련이 깊지 싶다. 책이라는
것이 경제논리에 따라 출판되면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가 많아진다는 것은 개인의 독서사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독서사 자체를 왜곡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



 



  이러한 독서사와는 별개는 저자는 최근
들어 책 안 읽는 현상에 대해서도 조명하고 있다
. 19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종이 책 독자가 줄고, 스마트문화로 인해 독자들의 책 읽는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런데
사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되었다
. 종이 책이 줄어들지는 모르겠으나 우리사회의 독서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저자들이 말하는 한국의 독서사를 따라가면서
난 나의 독서사를 생각해 보았다
.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책을 읽어오면서 나의 독서취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다
. 요즘 들어 딱딱하고 건조한 책보다 말랑한
책을 선호하는 것은 아마 취향이 변했다기 보다는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좋아요
댓글
8
작성일
2023.04.26

댓글 8

  1. 대표사진

    初步

    작성일
    2018. 11. 21.

    @쉼

  2. 대표사진

    지나고

    작성일
    2018. 11. 20.

  3. 대표사진

    初步

    작성일
    2018. 11. 21.

    @지나고

  4. 대표사진

    아자아자

    작성일
    2018. 11. 29.

  5. 대표사진

    初步

    작성일
    2018. 11. 29.

    @아자아자

初步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4.5.27

    좋아요
    댓글
    9
    작성일
    2024.5.27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4.5.27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5.27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4.5.5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5.5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