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아그네스
  1. 문학

이미지

도서명 표기
기탄잘리
글쓴이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8.9 (11)
아그네스

<기탄잘리>는 '신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으로 1913년 타고르에게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서문에는 시인 예이츠가 타고르의 시를 접하고 얼마나 열광했는지 다소 장황하게 설명하며 소개하고 있다. 시집 뒤편에는 타고르가 직접 번역한 영문 시들이 함께 실려있다.



 



 첫번째 시를 읽으며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을 떠올렸다. 그만큼 유사한 데가 있는 느낌의 시들이다. 아마도 '님'으로 칭하는 대상에게 시인의 관심과 화제가 향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님'은 애인, 주인, 하느님, 또는 보편적인 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 전체가 '님'을 향한 마음으로 다채롭게 물들어 아름답고 맑으며 울림이 있다. 시 한 편 한 편이 우리의 생명과 영혼을 주관하는 절대자에 대한 기도처럼 다가온다.



 



 




4



 



  내 생명의 생명이여, 님이 베푸는 생명의 손길이 내 온몸에 미칠 것을 알기에, 나는 언제나 나의 몸을 정갈히 하려 애쓸 것입니다.



  님이야말로 내 정신 안에 이성(理性)의 불꽃을 지필 진실임을 알기에, 나는 언제나 그 모든 거짓을 내 생각 밖으로 쫓아내려 애쓸 것입니다.



  님이 내 마음속 더할 수 없이 깊은 성소(聖所)에 머물러 계심을 알기에, 나는 언제나 내 마음에서 사악함을 쫓아내려 애쓸 것이고, 내 사랑의 꽃을 피우려 애쓸 것입니다.



  또한 님이야말로 나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임을 알기에, 나는 움직일 때마다 이를 통해 님의 존재가 드러나도록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26p)



 




 



 




  81



 



  한가한 시간을 보내면서 시간이 헛되이 가버린다는 생각에 슬퍼하던 날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주인이여, 이는 결코 헛되이 가버린 시간이 아닙니다. 님이 내 생명의 모든 순간을 손에 쥐고 계셨기 때문이지요.



  님은 모든 사물의 깊은 곳에 숨어서, 씨앗을 싹트게 하고, 꽃봉오리를 활짝 피게 하며, 또 꽃을 열매로 무르익게 하십니다.



  피로에 지친 나는 나른한 잠의 나락에 빠져, 온 세상이 정지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나는 나의 정원이 경이로운 꽃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112p)



 




 



 옮긴이는 타고르의 '님'에 대한 이해를 형이상학적인 것으로만 이해하려는 태도를 경계한다. 예이츠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여러 세대를 걸쳐 세월이 흐르는 동안, 길을 따라 여행하는 나그네들과 강을 따라 배를 저어 가는 사람들이 낮은 가락으로 노래할 그런 시편들'이고, '서로를 기다리는 연인들이 나지막하게 읊조릴 그런 시편들'이라는 거다. 여기에 실린 시들을 감상하는 독자의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어느 때는 하느님으로, 어느 때는 연인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처럼.



 



 


좋아요
댓글
2
작성일
2023.04.26

댓글 2

  1. 대표사진

    初步

    작성일
    2020. 1. 6.

  2. 대표사진

    아그네스

    작성일
    2020. 1. 13.

    @初步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7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7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27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