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서평

alstudskfk
- 작성일
- 2020.5.16
별을 잇는 손
- 글쓴이
- 무라야마 사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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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하기 전에
무라야마 사키의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후속작.
긴가도 서점을 그만두고 오후도 서점에 정착한 잇세이는 본격적으로 오후도 서점 운영을 시작하지만, 도시의 서점에 비해서 한적한 마을의 작은 서점 오후도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인기작 배본을 받지 못하거나, 출판사 영업사원은 상대도 해주지 않는 등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문고본을 전문으로 했던 긴가도 서점 시절과는 달리 다양한 도서를 다뤄야하는 것도 문제. 특히 인기 시리즈 소설 '검푸른 바람'의 신간이 곧 출간되지만 오후도 서점은 단 한 권도 배본받지 못해 고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긴가도 서점의 사장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고 '검푸른 바람'의 신간이 오후도 서점으로 배달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리고 음력 12월 25일, 오후도 서점이 있는 사쿠라노마치 마을에서 별 축제가 열리는 날에 오후도 서점은 마을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큰 결심을 한다.
■ 읽고나서
전편 <오후도 서점 이야기>의 후속작인 <별을 잇는 손>을 읽었다. 전작의 감동이 너무 진했기 때문에 이번 책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특히 분량이 전작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전작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갈등 아닌 갈등들도 모두 깔끔하게 끝을 맺었고, 감정선도 조금 두터워졌다. 아마 이후에 이렇게 되었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달까. 다만 더 이상 후속이 안 나올 것 같은데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이 많고 그들의 이야기가 반정도 밖에 풀리지 않은 것 같아서 외전으로 한 권만 더 나와주면 소원이 없겠다. 단, 더 이상 추가 등장인물은 없었으면 좋겠다. <별을 잇는 손>에 등장인물이, 그것도 잇세이와 얽히는 인물들이 증가하면서 이야기가 조금은 붕뜬 기분도 들었다. 전체적인 몽글한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은 조금 아쉬워졌다.
각설하고 <별을 잇는 손>은 작은 서점을 온전히 운영하게 된 잇세이가 서점 운영에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 시작한다. 사실 대형 서점의 하나의 서가를 관리하던(문고본 서가) 잇세이가 당연히 겪어야 할 문제였다. 서점의 운영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책을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고객에게 소개하는가. 전자도 후자도 다 허투루 할 수 없기에 잇세이는 고민한다. 물론 소설의 전개상 잇세이의 고민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않는다. 오래 전 긴가도 서점에 있을 때부터 이어져온 인연들과 새롭게 사쿠라노마치 마을에서 맺은 인연들로 하나, 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다. 확실히 전작도 그렇지만 판타지 스러운 요소가 있다. 등장인물의 과거도 분명 힘들고, 사건도 조금은 현실적이고 무겁게 다가오지만 그 문제의 해결은 진짜 신이 도와준 것처럼 술술 풀리니까. 잇세이의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의 문제도 해결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완만하다.
그러나 그런 과정 속에서 작은 마을의 서점이 주는 추억을 명확히 보여준다. 오후도 서점의 의미는 물론 등장인물이 갖고 있던 과거의 작은 서점들이 주었던 추억들이 몽글몽글 피어나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것이다.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던 사람들이 서점이 주던 추억 하나로 모이다니, 가슴이 따스해지는 힐링 소설다웠다. 나에게는 마을 서점이 주는 추억이 별로 없는데 이런 추억이 하나 쯤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더라. 오후도 서점과 긴가도 서점도 부디 오래오래 그 자리에 있어주기를. 우리 곁에 있는 작은 서점들이 단단히 일어서서 유지될 수 있기를. 변화에 발맞추어 가면서 조금씩 변해가기를, 기다리고 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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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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