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소설서평

cOcOgOOn
- 작성일
- 2020.8.31
방과 후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소미미디어
# "히가시노 게이고" 전설의 시작
1985년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과 후"가 선정되었다. 이때만 해도 추리소설을 잘 쓰는 작가의 데뷔작인 줄 만 알았지 이후의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의 대가로 성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 명성에 비해 "에도가와 란포상"과는 인연이 더 이상 없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본인에게는 '방과 후"의 성공적 데뷔로 전업작가로의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준 기념비적인 책이 되었을 것이다. 일본에서 점점 그의 작가적 입지를 넓혔지만 한국에 소개된 것은 이후로 한참 후의 일이다. 물론 1998년 일본문화개방 이후에나 일본 영화, 음악, 소설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이 있기는 하다.
여하튼, 일본 추리소설 작가 하면 이제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떠오를 만큼 대한민국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작가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서 '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니지만, 추리소설 작가로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어느 정도 마음에 들어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의 데뷔작을 읽는다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데뷔작도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 이런 소설을 낼 수 있었다니! 내가 고작 3살 때...

# 방과 후
앞서 말했 듯,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처음 본건 [방과 후]가 아닌 [플래티나 데이터]였다. 관련 리뷰를 남기겠지만 처음 책을 읽었을 때의 충격은 상당했다! 마치 내가 처음으로 책에 빠지게 된 [퇴마록]이나 [개미]를 읽었을 때의 충격적 재미와 동급이었다. 아니 어쩌면 더 충격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책을 상당히 많이 읽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재미가 나에게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였으니까...
1985년 데뷔 후 매년 1권 이상의 책을 출간하며 입지를 다녀온 작가가 고마웠다. 늦게나마 히가시노 게이고를 알게 되었지만 그만큼 그의 책을 읽어볼 기회가 많다는 뜻으니까!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용의자 X헌신]으로 이미 제목은 한번쯤 들어본 영화의 원작자였다니!!!!! 그의 책 중 상당수가 일본에서는 이미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고 있었고 한국에서는 그걸 리메이크한다는 사실! 내가 진짜 좋아했던 영화 [비밀]도 알고보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작가 정말 대단한 작가네!!!
여하튼, 나에게는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세계를 열어주는 작가였다. 지금도 그의 책이라면 일단 읽기 시작한다. 믿고 보는 작가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 그의 데뷔작을 보지 않았다니.. 하긴 그런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냥 일단 그의 책이라면 우선 읽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이번에 읽게 된 거는 사실 데뷔작이어서 먼저 읽어볼 생각이 아니라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여 읽어보니 데뷔작이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소설 [방과 후]는여고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여고생들에 대한 심리적 표현이나 생활에 대한 묘사가 얼마나 세심하고 탁월하던지 작가는 여성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물론 이런 여고생들에 대한 표현력만 우수했던 건 아니다 이야기에 대한 구성력 또한 감탄할만했다.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복선과 밀실추리 등 추리소설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해야 할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와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이 정말 데뷔작이 맞아?라고 싶을 정도로 꼼꼼하고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은 누구라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에 빠질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되었다.
[방과 후]는 여고생들만이 가질 수 있는 '수치심'을 소재로 한 살인사건의 이야기이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별것 아닌 것에도 목숨을 걸 수 있는 것이 여고생이기에 이야기가 더 흥미롭고 현실성 있어 보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데뷔작을 꼭 먼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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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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