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 속의 무지개

분홍쟁이
- 작성일
- 2021.5.18
나쁜아이들
- 글쓴이
- 쯔진천 저
리플레이
아내의 불륜으로 분노한 장둥성은, 이혼 후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잔혹한 살인계획을 세운다. 먼저 장인장모를 꾀어 싼밍산 등반에 오른 장둥성. 기념촬영을 빌미로 성벽 위에 앉도록 유도한 뒤 다리를 들어올려 밀어버린다. 그 후 죄책감으로 몸부림치는 사위를 연기. 여기까지 완벽하다고 여겼지만 그가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을 포착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중학교 2학년생인 주차오양과 그의 친구 푸푸, 딩하오였다. 딩하오와 주차오양은 어린 시절 친구였으나 딩하오의 부모가 사람을 죽이고 사형당하자 베이징의 고아원으로 보내졌던 것. 그 곳에서 만난 푸푸와 딩하오는 열악한 처우를 견디다 못해 고아원을 탈출했고, 우연히 주차오양과 만나게 된다. 하늘에 계신 아빠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는 푸푸의 청에 함께 싼밍산에 가 촬영하던 중, 장둥성의 범행현장을 동영상으로 찍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으나 돈이 없어 살 길이 막막하던 푸푸는 동영상을 빌미로 장둥성을 협박하자고 제안한다.
사건 초반부터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 아이들을 어찌하면 좋을까나.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오명을 쓰고 고아원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던 푸푸와 딩하오. 주차오양의 사정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바람을 피워 다른 가정을 꾸렸고, 남겨진 주차오양과 주차오양의 엄마보다 새로 맞이한 부인과 새로 얻은 딸만 애지중지하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양육비는 커녕 길에서 아들을 만나도 행여나 새 부인의 눈에 띌까 안절부절 못하는 얼간이였던 것이다. 밝은 미래를 꿈꾸기는 커녕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힘에 겨운 아이들 앞에 나타난 일확천금의 기회. 그 기회를 과감히 물리치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하는 안타까움이 가시지 않았다.
소년범죄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면 마음이 복잡하다. 복잡할 뿐인가. 매우 좋지 않다. 본래 타고난 천성이 남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아이가, 과연 있을까. '본래'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딩하오와 푸푸는 하루아침에 살인자의 자식이 되어 고아원으로 보내졌지만 환경도 좋지 않았고, 푸푸는 성폭행마저 당했으며 주차오양은 친아버지에게 늘 외면당하면서 가난 속에서 늘 움츠려 지내야했다. 그런 아이들이 저지른 잘못된 선택. 과연 이 아이들에게만 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그렇게 몰아간 어른들은, 정말 죄가 없는 걸까.
따지고보면 어른들이 선택한 잘못으로 아이들 또한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애정의 부족이든, 과보호든.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주차오양은 정말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을까. 뒷맛이 씁쓸한, 안타까운 작품이다.
** 출판사 <리플레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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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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