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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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글쓴이
이민진 저
인플루엔셜
평균
별점8.8 (425)
백지답안

더 편한 삶을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



앞세대의 노력으로 더 나은 선택의 길이 열린 후대들.



 



선자의 아버지는 언청이다. 이것은 유전이며 원래 좋은 혼처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부모가 노력해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되는 여건을 갖췄다. 그래서 그는 그런대로 괜찮은 혼처와 결혼할 수 있었다. 그는 그 시대의 보통 아버지들하고 다르게 자식한테 손찌검 한 번 하지 않고 아내와 딸을 존중해주는 아버지였다.



일제강점기 보통 집에서 태어난 여자아이에게 선택의 길이라는게 거의 없었을 거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먹고 살려고 애를 쓰는 삶이 있을 뿐이었을거다. 그러나 선자는 자기를 존중해주는 부모밑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기 인생에 있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가질 수 있었을 것 같다. 비록 그게 한수란 유부남한테 속아서 성관계를 갖게 된거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것은 선자가 선택한 일이었고, 어쩌면 그것이 생존하기도 버거운 선자의 삶에서 스스로 결정한 유일한 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그래서 선자는 극도로 한수의 도움을 거부한건지도 모른다. 아들 노아를 자기 힘으로 키우려고 한 것은 선자의 인생에서 지키고자 했던 자기의 정체성이었던 것 같다.



그걸 자식욕심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냉정히 보면 그렇다. 노아에게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노아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게 이성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뺏기고 싶지 않았을 거다. 환경에 휘둘리며 살아야만 하는 자신의 삶에서 유일한 자기의 자부심이 노아였을 테니 말이다.



 



 



이 집안은 대를 내려갈수록 자식에게 조금씩 더 선택의 기회가 있는 삶을 주려고 앞세대가 노력을 해왔던 것이다.



 



1 한수의 도움을 받는 것.



선자가 한수의 도움을 거부하는 이유라면 첫째, 이삭에 대한 미안함. 둘째, 유부남인 것을 속였던 것에 대한 반감. 셋째,자식에 대한 애정 집착.의무감. 등이 큰 만큼,, 노아를 뺏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서..



가장 이성적이라면 노아에게 한수가 친부라는 것을 말하고, 노아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던게 맞다고 봄. 양육을 책임졌던 모라고 할지라도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를 갈라놓을 권리는 없음.



 



2. 경희와 창수.



남편을 놔두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은 경희의 본질이 부정되는 거라는 점에 동의함. 그렇다고 요셉이 죽기만을 창수가 계속 기다리고 있는 것도 할 짓이 못됨. 따라서 창수는 요셉과 경희를 떠나서 자기 인생을 사는게 맞고, 만일 요셉이 죽는다면 그때 과부가 된 경희한테 구애해 볼 수 있을 것 같음.



 



3.한수가 아버지라는 것을 안 노아.



 



자기가 지키려고 했던 자기의 정체성이 환경에 의해 부정되는 데서 오는 무력감을 노아는 아마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음. 자기 삶이 부정당함. 아키코와 헤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됨. 가족과 인연을 끊고 일본인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파친코 실장으로 산 인생이 노아에게 의미가 있었을까. 파친코 실장이지만, 거의 건실한 기독교인의 삶을 산 노아. 점심 후 갖는 삼십분 남짓한 독서시간이 자기가 꿈꾸었던 자기 삶의 시간이었을 같기도 함. 어머니의 방문 후 자살. 그렇게 부정하려고 했던 자기의 출신을 더는 부정할 수 없게 됐겠지. 45살에 또다시 새 인생을 살 수도 없는거고.



책의 뒷부분에서 솔로몬은 자기 삼촌인 노아에 대해 일본인이 못돼서 자살한 사람이라고 폄하하던데, 나는 일본인이 되고 안되고가 노아한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노력과 의지로 만들려던 자신의 정체성과 삶이 부정당해져 버리는게 견딜 수가 없는거라고 봄. 특히 노아같이 어찌보면 매우 고지식한 사람에게 부모와의 관계는 윤리적인 문제하고 직결되기 때문에 늪이 될 수도 있지.



 



4 선자



선자가 한수의제안을 받아들여 한수의 첩으로 살았다면 어땠을까. 경희의 경우에는 결과적으로 창수를 따라가지 않은 게 나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창수는 아마 북에서 총살당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니까. 하지만 선자의 경우라면 편하게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음. 그러나 결과적으로도 좋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됨. 한수는 극도로 이기적인 인간임. 자기 마음에 안드는 짓을 했다고 대뜸 어린 접대부를 폭행해 인생을 부숴버리는 짓을 했듯이, 만일 선자가 첩질이나 하는 그저그런 여자짓을 했다면 선자도 폭행으로 몸이 망가져버렸을지도 모르고, 아들 이삭도 한수에게 뺐겼을 가능성이 높았겠지. 선자가 자기 삶을 살았기 때문에 한수가 끝까지 존중하게 된거지.



선자의 삶에서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 노아의 죽음에 대해 선자가 그다지 괴로워하지 않았던 것임. 물론 괴로워하기야 했겠지만, 자기의 방문 후 노아가 죽었으면, 후회와 죄책감으로 미치거나 자살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음. 그러나 그러지 않았고 여기서 알 수 있었던 게, 선자의 노아에 대한 사랑이 노아를 바라보는 사랑이 아니라는 점임. 기본적으로 선자는 노아에게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역할 놀이. 자식 소유욕 등 이기적인 사랑을 한거임. 자기의 부족한 것을 아들통해 채우려고 한거임. 아들로선 숨막히지. 노아같이 고지식한 인간에게는 특히나.



 



5.모자수



가장 현실적으로 살았다고 볼 수 있을 인물. 자기 출신을 굳이 부정하지도 않고, 세상에 분노하며 자신을 함몰시키지도 않으며, 가장 현실적으로 선을 지키며 자기 삶을 잘 꾸려간 인물임. 이삭과 선자의 아이였기 때문일까. 한수와 선자의 아이가 노아가 아니라, 모자수였다면?



이런 질문은 의미없겠지. 인간이 성인이 된 후의 가치관을 갖고 아이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6. 솔로몬.



 



양진.--선자.--노아와 모자수---솔로몬



 



4대의 마지막 주인공 솔로몬.



경제적으로는 매우 유복한 가정환경..재일조선인이라는 신분상 한계.



미국유학으로 신분의 한계를 벗어난 삶을 살아보려고 하지만, 그 역시 출신에서는 자유롭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파친코를 물려받는 삶을 선택.



 



뿌리에서 자랐지만, 그 뿌리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는데, 결국 그 뿌리에 잡히는....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좀 그런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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