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맘 속의 무지개

분홍쟁이
- 작성일
- 2023.12.3
그림 읽는 법
- 글쓴이
- 김진 저
윌북(willbook)
[예술의 세계는 무한하다!!]
그림 관련 책 읽는 것을 즐겨온만큼 정확한 제목과 화가의 이름을 술술 대답하지는 못하더라도 유명하다고 평가받는 그림은 눈에 익었다-정도는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이 책, [그림 읽는 법]을 읽기 전까지는요. 이 책에는 제가 알고 있는 작품보다 모르는 작품들이 더 많이 실려 있고, 덕분에 예술의 세계는 무한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한껏 높아져있던 콧대가 확 꺾여버렸다고 할까요. 그럼에도 이렇게 다양한 그림과 예술이 존재한다는 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무척 기쁘고 반가운 일입니다. 생각보다 그리 두껍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집중해서 읽은 시간이었어요.
저는 우선 이 책을 통해 '숭고'의 감정이라는 것을 처음 배웠습니다. 저자가 설명한대로 우리는 예술작품이나 자연을 보며 아름답다고 판단하고 편안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때로는 두렵고 무서운 분위기로 우리를 압도하는 작품이나 풍광을 만나게 되기도 하잖아요. 후자의 경우와 같은 작품들을 만나면 그런 감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몰라 그저 '압도적이다', '인상적이다'라는 말로만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곤 했는데, 18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미학자였던 에드먼드 버크는 이것이 바로 '숭고'라는 감정이라고 정의했다고 합니다. 즐거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예술적 즐거움이자 '기분 좋은 공포'라고요. 기분 좋은 공포!! 정말 딱 들어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에게 이 '기분 좋은 공포', 숭고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작품 위주로 들여다보자면 애니시 커푸어의 <림보로의 하강>을 먼저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작품을 보자마자 그 진한 어둠에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는데요, 깊이 2.5 미터에 달하는 수직 통로로, 안쪽에 특수 물질 페인트를 발라 인간의 눈으로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해요. 끝없이 무한한 깊이라고 인식되는 착시를 이용한 작품으로,'빈타블랙'이라는 신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애니시 커푸어가 예술적 용도로는 전 세계에서 자신만 쓸 수 있는 독점 사용권을 구매했다고 밝힌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검은색'에 비밀이 담겨 있는데요, 이 작품 때문에 관람객이 사고까지 당했다고 하니 한 번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도 충격적이었습니다. '기분 좋은 공포' 정도가 아니라 공포만을 느끼게 한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체와 새의 먹이>, <십자가형에 관한 세 가지 연구> 와 같은 작품을 보면 '왜 이런 이미지들을 그림으로 남겼을까' 의문이 듭니다. 추상적인 표현이라고 해도 살덩이들이 뭉개진 듯한 이미지에, 전 보자마자 눈길을 돌렸을 정도예요. 동성애 성향을 들켜 집에서 쫓겨나고 자해와 알코올 의존증으로 고통받았으며 세계대전을 겪으며 목도한 인간의 잔혹함 등에 충격을 받았던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인간의 심리적인 측면과 예술적 측면을 깊게 연관지어 생각해 볼만한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현대미술 측면에 좀 더 무게 중심을 둔 것 같다는 점입니다. 저만의 견해지만 다른 미술 책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현대미술가들과 작품들을 엿볼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접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에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이번에 한발짝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내 삶에 진짜 미술을 들이는 첫 번째 시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두 번째 시간, 세 번째 시간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윌북>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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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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