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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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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사회심리학
글쓴이
미타니 하루요 저
또다른우주
평균
별점10 (14)
쫑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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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샘에 따르면 '트라우마'는 정신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격렬한 감정적 충격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정신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끔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은가. 언제였는지 기억하기도 어려운 아주 오래 예전의 기억이 순식간에 나를 엄습하여 내가 하려고 하는 행동을 멈칫하게 만들거나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그런 것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물을 아주 무서워 한다. 그릇이 담긴 물이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무서운 것은 아니다. 내가 두려워 하는 것은 푸른 빛이 돌만큼 깊은 물 그러니까 강이나 호수, 바다이다. 교사이셨던 아빠를 따라 나와 언니는 가끔 아빠의 학생들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았다. 그날도 아빠는 우리 자매를 데리고 학생들과 함께 해수욕장에 갔고 우리는 해수욕을 즐겼다. 키가 아빠의 허리에도 닿지 않는 우리는 아빠의 양쪽 어깨에 앉아서 바다를 향해 들어가곤 했다. 지금의 아빠 모습을 보면 가당치도 않을 이야기이지만 그때 우리 아빠는 내 눈에 수퍼맨이었다. 그렇게 놀다보니 바다가 무섭지 않았다. 아빠가 학생들을 보시는 사이 나는 살곰살곰 바다로 들어갔고 그때 파도가 나를 집어 삼켰다. 그대로 곤두박질치며 머리를 바닥에 박은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내가 정신이 들었을 때는 나는 입에 미역 줄기같은 것 하나를 물고 물 바깥에 나와 있었다. 그 후로 물이 무서워졌다. 수영장의 물도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하면 절대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얼어붙어 옴짝달싹 못할 때도 많다. 다 큰 어른이 참.. :)


트라우마는 그렇게 무섭다. 아주 잠깐의 기억이 평생을 좌우한다. 내가 물을 무서워하는 것은 물이 없는 곳에서 산다면 기억 속 충격을 떠올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어떤 물질이나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사람에게서 왔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한 두번이 아닌 반복적으로 가해진 충격이라면 말해 무엇하겠는가. 


내가 최근에 읽은 「트라우마 사회심리학」은 그런 종류의 충격을 받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엄밀히 말해, 보통 어떤 종류의 트라우마가 있으며 그러한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들의 수, 그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고립되며 또 그들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철저하게 분석한 책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보기 전에 거시적인 시점에서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이 아이들을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적응시키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들이 필요한지도 알려주는 이 책은 우리가 지금 어느 곳에 서있는지 확실히 돌아보게 해준다.


어린 시절 언젠가 우연히 보았던 뉴스가 생각난다. 서로 책임을 미루던 부모가 며칠이고 집을 비운 사이 방치된 아이 하나가 있었다. 그 아이는 집에서 홀로 있었고 동네 주민들에 의해 신고가 되었는데 경찰이 집을 들어갔더니 온 집안이 먼지와 오물 투성이었다. 씽크대 안에는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와 지저분한 그릇들이 쌓여있었고 거기에는 파리와 벌레들이 바글바글했다. 그 뉴스를 보며 속이 울렁거리며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뉴스 앵커분이 하는 이야기가 내 귀에 들렸다. 아이를 방임한 것 역시 아동학대의 한 형태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전까지 아이를 집에 홀로 두는 것이 아동학대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한 분은 아이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아이를 방 안에 혼자 두고 잘못했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그대로 둔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분은 시간이 한참 지나 나에게 자신이 얼마나 잘못한 일인지를 시인했는데 바로 아이가 말을 하면서 자신에게 한 말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엄마! 엄마 잘못하면 내가 저 방에 엄마를 가둘거야. 잘못했다고 말할 때까지 그 방에서 못 나오게 할거야." 


우리나라는 보통 일본의 패턴을 따라간다. 우리의 패턴은 대개 중국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 조사한 결과들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도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일들에 대비를 한다면 어떨까. 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 책 「트라우마 사회심리학」이 널리 널리 읽혀지기를 바란다.



※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써 해주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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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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