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
유정맘
- 작성일
- 2013.7.30
행복한 아빠 학교
- 글쓴이
- 권오진 저/권규리 그림
행복한미래
아빠가 맏이여서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들, 삼촌과 사는 대가족으로 시작한 우리 가족은 동생 둘이 생기면서 분가를 했고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중동건설 붐이 일면서 아버지는 쿠웨이트로 일하러 가셨고 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한국에서 다시 일을 하셨다. 내게 아빠는 엄하고 별로 정이 없는 분이셨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아서 그런 면도 있었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좀 냉정한 성격이라 좀 무섭다는 인상이 강했다. 재미있는 말을 잘 하고 손가락 마술도 보여주며 우리와 친해지려고 했던 게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때는 그런대로 아빠와 잘 지냈는데 커가면서 아빠가 더 어려워졌고 엄마와 주로 이야기를 하고 냉정한 아빠와 결혼한 엄마가 (중매였어도)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니 어느 샌가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거리감이 조금 줄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학교인 아빠학교,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는 누군가가 꼭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평상시보다 훨씬 포스티잇을 많이 붙이고 내가 다 읽고 누군가는 내가 표시한 부분이라도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 읽고 나니 아이에게 양적인 사랑을 줄 수 없는 부모가 죄책감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꼭 아빠가 아니어도 맞벌이 부부 혹은 사랑표현이 서투른 부모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양이 아닌 질적으로 사랑을 주며 충분하게 놀아줄 수 있는지 알려준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사회적인 환경으로 사교육의 범람 (집, 학교, 학원, 집을 다니는 아이들을 시지프스 신화에 나오는 가혹한 형벌에 비유할 때는 나도 참 마음이 아프다) 주택가나 아파트의 유아용 놀이터로 청소년들의 운동장 부재가 나오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차장 혹은 녹지지대를 이용한 작은 운동장 만들기, 텃밭 가꾸기 등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이들을 밖으로 이끌어 자연과 함께 하고 어른들과의 교류도 만들어 자신은 물론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법도 교과서적 교육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아이들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어르신들은 아이들과 함께 하며 경노당이나 탑골 공원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며 나도 일을 할 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고 좀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에 적극 공감한다.
소통의 핵심은 말하기 보다 많이 들어주기, 핵심놀이 4가지 (1분 놀이, 원격 놀이, 취침 놀이, 셀프 놀이) 공부하라는 말보다 곁에서 대화하고, 함께 하며, 격려의 말로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는 저자, 가정의 평화를 보장하는 훌륭한 비법은 아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남편이라고 하는데 반대의 경우도 해당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배려와 양보. 절대 흥분하지 않고 아이의 메시지를 들으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아이 스스로 좋아서 하도록 (연애할 때 밀고 당기기 하듯) 정보를 흘리고 뜸을 들이는 방법도 정말 좋다. 작가의 가족이 함께 하는 매달 꿈을 적게 하는 ‘꿈 점검표’와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간단히 묻는 원격놀이도 마음에 든다. 역지사지 (꼭 잊지 말자)
우연하게 이 책을 받은 날 아버지가 119 응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셨고 난 애들 챙기고 택시 타고 아버지를 만나러 가면서 설마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었다. 심란하여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한동안 이 책을 잡을 수 없었다. 지금은 집에 가면 아빠를 볼 수 없지만 아빠는 영원히 내 마음 속에 살아계시다.
** 책을 읽고 궁금한 점이 있어서 작가님께 메일을 보냈다. 이 책은 특이하게 도서문의는 출판사로 내용문의는 작가에게 메일을 보내게 되어있다. 작가님의 아니 아빠학교 교장선생님의 답장은 정말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교장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려고 열심히 삽니다.
그 방법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아보면 누구나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는 것을 실천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실천한다면 행복이 나에게로, 저절로 다가온다는 것이지요.
교장선생님, '매일 조금씩 실천하기' 역지사지와 더불어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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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