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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한눈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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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아프다 하지 못하면
글쓴이
최기홍 저
사회평론
평균
별점9.8 (9)
초롱한눈망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마음도 그렇다

 

- 나태주시인의 <풀꽃> 인용 -

 

 

상처로 얼룩진 마음들. 접히고 구겨지고, 버려지는 마음투성이. 좋은 마음, 예쁜 감정만을 담길 원하는 우리네 마음과는 달리 현실의 무게는 아프고 힘들게만 다가온다. 그런 감정을 보듬을 세도 없이 우리는 또 오늘을 살아간다. 상처받은 마음들, 고개 숙인 감정들은 그렇게 가슴 한 구석에 숨죽이고 웅크린다. 소외된 감정을 오롯이 바라보고, 마주할 용기가 절실한 요즘이다.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유난히 강조되는 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듯, ‘소확행’, ‘힐링’, ‘욜로등 개인의 소소한 행복을 강조하는 말들이 많이 생겨났다.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환경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를 느끼고, 온전히 들이마시고 내뱉는 편안한 호흡 속에서 자신을 느끼고자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그런 모든 것들 가운데서 가장 빛나는 것은 역시 감정마음이다. 육체적 편안함 또한 행복의 중요한 잣대겠지만, 그보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해지는 법이 아닐까.

 

 

<아파도 아프다 하지 못하면>은 그렇게 모든 감정을 온전히 바라보고 스스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길 권하는 심리학 책이다

 

 

#1. 행복에 관하여

 

얼마 전 김제동님의 헌법독후감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를 의미 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헌법을 통해 행복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 역시 따뜻한 마음의 흐름을 따르고 있었다.

 

헌법 1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며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한다. 행복하다, 혹은 불편하다, 힘들다 등 자신의 감정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하고, 그 안에는 자유와 더불어 책임이라는 역할 또한 분명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해질 권리”, “존재 그 자체만으로 당신은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자유 속에서 불행할 때는 불행하다, 힘들 때는 힘들다 이야기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책임에 온전히 부응하게 된다. 행복의 단초는 결국 마음을 들여다보고 말을 건네는 책임에 있는 것이 아닐까.

 

 

#2. 감정에 관하여

 

당신의 감정에 투표하세요.”

 

우리는 얼마나 감정에 귀 기울이고 있을까? 자신의 감정을 먼저 바라보고 관심 가져 주는 것. 남을 평가하고 누군가를 택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먼저 자신 있게 투표할 수 있는 것. 그 관심을 통해 우리는 감정을 돌볼 줄 아는 나로써 바로 설 수 있게 된다.

 

나쁜 감정은 없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것. 감정의 다양한 얼굴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다채로운 감정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감정은 지금 내 마음이 이래,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줘하는 메시지를 담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메일을 보낼 때 내게 쓰기를 하듯, 스스로의 상태를 매일 매일 쓰고 전송한다. 나에게 쓴, 나에게 전하는 감정의 메시지 함을 들춰보는 것. 어쩌면 그 안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다채로운 마음들이 자리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서 읽어주길 바라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보듬어 주길 바라는 간절한 표정으로 말이다.

 

 

우리 사회는 아픈 사람이 참 많다. 특히 마음이 아픈 사람. 이는 감정적으로 힘든 상태를 겪는 우리 모두를 의미하기도 한다.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인지하지만, 그 감정의 의미를 알지 못하기에 힘듦의 무게는 고통으로 작용한다. 주변에서는 감정에 에너지 소비하지 마라” “감정을 드러내 보이는 것은 하수다라고 말하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저 감추고 통제해야할 것으로 여겨지던 감정이지만 그럴수록 더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할 것이 바로 이 감정이다. 나태주 시인이 풀꽃을 오래도록 바라보길 권했다면, 저자는 우리의 마음을 오래도록 바라보길 권하고 있었다.

 

감정은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만큼 행동과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건강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더불어 이성과도 직결되어 있다. 감정과 이성을 나누는 것 자체는 어찌 보면 각각의 고유한 영역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균형이 잘 잡힌 저울은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한 배는 가라앉지 않는다. 적당한 균형과 긴장감 사이에서 신체를 비롯한 모든 삶의 과정이 순항할 수 있을 터, 감정에 귀 기울이고 집중 할 수 있을 때 이성 또한 구분되고 빛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단순한 예로 화가 치밀어 오를 때, 그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상당부분 화가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감정에 집중함으로써 이해라는 논리로써의 이성이 작동된 것이다.

 

모든 감정과 당당하게 마주하세요. feeling everything."

 

 

숨기고 억누르는 감정일수록 고통스럽게 다가오는 법이다. 고통은 그 감정을 바라보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그 강도가 더 심화된다. 피하고 싶은 대상이나 어떤 사건들이 있다면 중요한 감정으로 다가갈 수 있는 통로라고 인식할 수 있는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감정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바라봄으로써 쌓아두지 않고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켜켜이 쌓인 과제는 해결하기 싫어진다. 풍선에 일정량 이상의 공기를 투입하면 터져버린다. 공기가 들어가야 풍선으로서의 가치가 생겨나지만, 반대로 너무 과도해지면 그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 감정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감정이 있어야 우리가 존재하며, 그 감정을 바라보지 않고 쌓아만 두면 결국 터져버린다는 진리를, 저자는 심리학을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알면서도 바라보지 못하는 것. 책에서는 이를 심리학 용어로써 양가감정이라 표현한다. 이럴 때는 너는 왜 이렇게 네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니, 왜 외면하는 거니?”하며 자책하기보다는 그대로 마주하며 ~ 그래서 네가 감정에 귀 기울이기 어려웠구나.”하며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치료되지 않은 부위는 그 상처가 더 깊어지듯, 감정에 있어서 멀어진 관심은 마음의 상처를 더 깊고 진하게 만든다. 아프면 아프다 말하고, 그 아픔을 보듬어 주는 자세가 필요한 지금이다.

 

 

#3. 슬픔 그리고 화()에 관하여

우리가 주로 느끼는 감정 중에 상처의 대표적인 것들로는 슬픔화남이 있다. 이런 감정들 또한 보듬어 주어야 할 소중한 감정 중 하나다.

 

슬픔은 위안과 도움의 단초로 볼 수 있다. 저자는 인생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슬픔이라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결핍에서 오는 충족에 대한 기대와 그 바람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슬픔의 이유가 아닐까.

 

그대들이여, 기쁠 때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알게 되리라.

그대들에게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그대들에게 슬픔을 주었음을.

그대들이여 슬플 때에도 또다시 마음속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기쁨을 주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이제 울고 있음을 알게 되리라.

 

- p.189 -

 

슬픔은 이해, 공감, 겸손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작용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는 깊게 공감할 수 없는 법이다. 때로는 내가 겪은 슬픔이 타인을 위한 공감의 치유제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한 층 겸손하게 만든다. 슬픔으로 슬픔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슬픔이다.

 

 

슬픔과 더불어 모든 감정은 없애거나 억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느끼고 경험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무언가를, 소중한 무언가를 알려주는 키(key)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왕자의 이야기처럼 마음속에 감춰둔 감정의 문을 열고 외면했던 마음을 돌아보자. 환하게 밝혀진 감정의 신호는 우리 인생의 길을 그린라이트로 밝힐 것이다. 삶에 대한 청사진, 인생항로의 그린라이트는 바로 감정 바라보기에 있었다.

 

는 긍정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불은 양면성을 가진다. 매서운 불길은 세상을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들지만, 어둠 속의 작은 불은 나아가야 할 길을 만든다. 우리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긍정적 화를 표현했듯, 화라는 감정은 이렇듯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되는 것이 중요하다. 화가 왜 났는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시간이나 공간 등을 변화할 수 있는지 등 그 방안을 모색할 때 화()의 해결은 시작 된다. 화를 통해 화해와 화합이 이루어지기를. 더불어 나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 자존감을 밝힐 수 있는 따뜻한 불씨로 피어나길 바라본다.

 

 

#4. 감정 속에서 피는 예쁜 꽃에 관하여

 

심리학을 통해 감정을 오롯이 바라보도록 안내하는 <아파도 아프다 하지 못하면>은 그렇게 우리에게 아픔과 마주할 용기를 건네고 있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스스로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것에서 작은 행복 또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꽃말을 가진 식물들이 많이 존재한다. 더불어 우리 마음에는 다채로운 감정을 지닌 마음의 꽃들도 존재한다. 조금씩 자라나는 줄기의 끝에서 행복이라는 꽃이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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